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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월호 | 해외 ]

인도-한국도자학회 국제교류전
  • 편집부
  • 등록 2009-06-13 14:01:56
  • 수정 2009-06-13 14: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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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ARTH SYNERGTY

21세기 도예 분야에서는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떠오르고 있다. 도예가의 겸손함과 변명자적인 태도는, 흙의 기능적인 면과, 그림 및 조각의 귀족적이고 고전적인 미술의 대비, 또한 모더니스트적인 개념과 장식이 많고 화려한 것의 당혹감이 대비되어지며, 그릇은 여전히 도자기공예의 시금석이며 포스트모던적인 표현에서 모든 기호학적 의미를 인용할 수 있는 표현 매체라고 인식되어진다. 오늘날의 도예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감상하는 데 있어 낡은 역할과 습관에 대해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과거의 전통에 도전해 왔다. 현대의 도자기 예술에는 다양한 해석 층들이 존재하며, 도예의 영역은 확장되어 왔으며, 이제는 전통에서 출발하여 생태학, 소비주의 그리고 사회적 이슈들, 일상의 도시생활과 역사, 문화 그리고 정치를 다루며, 인간의 신체, 일상사의 세세한 부분들과 같이 개인들의 정체성에 관한 주제들을 표현하는 회화, 조각, 설치미술과 시청각 이미지까지 생성시키고 있다. 도자기의 미묘함과 그 표현양식은 칠천년이 넘는 동안 인간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며, 도자기 예술가의 시대적 배경에 맞게 미래에도 개념과 은유가 계속해서 넘치게 될 것이다.

한국도자학회가 인도 국제 교류전을 기획하고자 한 생각은 이천에서 개최된 제4회 세계도자비엔날레 기간에 시작되었다. 당시 Vineet Kacker, PR Daroz, Ira Chaudhuri, Kristine Michael 등 4명의 인도 도예가들이 ´아시아의 피부´ 전시회에 초대되었다. 필자는 한국도자학회의 회장인 김명란 수원대 교수와 Kristine Michael과 만나서 인도와 한국의 국제 교류전에 대해 논의와 전시기획을 준비했다. 이 전시회는 양국가에 잠재되어 있는 주제들을 관통하고 있는 현대 도자기의 예술적 배경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는 개념을 가지고 구상되었으며, 강력한 유산인 전통적인 그릇과 현대적인 작품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첫 번째 주제 는 조각 형태를 지닌 추상적인 그릇에 대한 탐구이다. 고유형식의 계승과 옛 것에 깃들어져 있는 깊이 있는 정신을 가지고, 전통과 문화를 띄어 넘는 고유도자를 제작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 주제 은 주제에 따라 양 국가 도자기의 기능을 탐색해보고자 하는 것이며, 도자의 무한한 가능성을 토대로 현대의 시점에서 제작되어지는 조형적 도자예술을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세 번째 주제는 이다. 인간의 심리와 신체에 대한 다양한 은유적인 접근으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서 주제로 표현했다.

국제 전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의 도전이란 도자기가 만들어 내는 느낌들과 상호작용을 나란히 놓아보는 것이었다. 민족성이 강하면서도 세계적인 동질성은 결, 표면, 재료와 방법에 대한 황홀함을 되살려 줄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 전시가 열린 예술의 도시 첸나이
<인도, 한국도자학회 국제교류전- EARTH SYNERGY>에는 한국작가 61명과 인도작가 8명이 참여하였다. 국제전시를 개최하는 여러 과정 중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의 운송 및 포장이었다. 한국과 인도는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운송비 부담이 적지 않아서 전시 참가자들이 전시작품 2점을 직접 포장한 후에 각자 우체국 우편으로 인도 측 전시 후원기관인 INKO 센터로 보냈다. INKO센터는 인도 첸나이Chennai에 위치한 한국-인도 문화공보센타The Indo- korean Cultural and Information Center이며 인도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기관이다. 주요 업무는 한국어 강좌 및 한국영화 상영과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여러 이벤트를 주관한다. 최근에는 임권택 감독 회고전과 Forest 음악회가 열렸으며 도예 전시 후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INKO 센터의 디렉터 Rathi Jafer는 전시장 대관 2곳, 팜플렛 및 홍보물 제작, 인도 내 작품 운반, 인도 작가와 한국 작가 8명의 숙박 등을 지원해주었다.

국제 전시기획이 처음인 필자와 INKO 센터는 작품운송과정에서 인도세관통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한국작가 작품 총122점이 인도세관에 묶여있어 통관세를 지불해야만 작품을 받을 수가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예상치 못한 통관세를 지출하고 나서 작품설치를 할 수 있었다.
첸나이는 인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이 일대 최고의 사상가, 예술가, 장인들을 불러들여 교육하고 양성한 오랜 전통을 지닌 도시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교육기관이 많고, 전통적이며 원래 도시였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아직도 카스트계급에 따라 나뉘어 살고 있다고 한다. 첸나이는 우리나라 현대자동차가 100% 투자하여 설립한 현지 공장이 있어서 한국에도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첫 번째 전시가 열린 Gallery Forum은 총 4층의 아름다운 핑크빛 건물로 너무나 이국적이며 화사한 전시장이었다. 1층에서는 추상적인 작업 위주로‘국내적인 것에 대한 시적 표출’의 주제로 작품들을 설치했으며, 2층은 ‘역사, 전통 그리고 문화를 넘어’와‘신체에 대한 은유’의 주제의 작품들을 설치하였다. 오프닝은 성대했으며 인도 정통의상을 입은 첸나이 지역의 유지들과 한국 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폰티첼리의 도예가들
다음날 첸나이에서 3시간 정도 버스로 이동하여 나지막한 유럽풍의 건물과 벵갈만의 푸른 바다 등이 인상적인 폰티첼리Pondicherry라는 250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작은 도시를 방문하였다. 인도의 많은 도예가들이 살고 있는 이곳은 완벽한 도예스튜디오와 시설을 갖춰진 작가들의 집과 작업실을 방문하여 그들의 삶을 엿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도예작업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인건비가 싸고 흙과 재료가 풍부하여 마치 공장 같은 생산라인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 다양한 생활 도자상품을 유럽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었다. 또한 예술성과 조형성 있는 작업도 꾸준히 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이 두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었다. 유럽과 미국의 작가들도 이곳에 체류하며 스튜디오를 빌려서 개인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많았다. 땅이 넓은 나라라서 그런지 작업실의 규모도 컸으며 흙도 바로 뒤뜰에서 퍼오고 인도인들의 섬세하고 장식적인 수작업도 뛰어났으며 동원인력도 많고 참으로 도자기 작업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진보된 공동체 마을인 오로빌Auroville이란 곳에 위치한 골든브릿지Golden bridge Pottery 스튜디오는 Ray Meeker와 부인 Devora meeker가 1971년부터 일구었다고 한다. 미국출신인 이 부부는 이곳에서 많은 인도도예 작가도 양성하는 도예교육에도 힘썼으며 흙벽돌로 집을 짓고 바로 번조해 건축물을 만드는 놀라운 일도 하였다. 이번 전시에도 참여한 Ray Meeker는 흙의 물성을 잘 나타내는 대형작업을 하며 뉴델리의 아트센터, 폰티첼리의 호텔 등의 입구에 설치된 대형도자조형 설치작업 등을 주로 하였다. 이번 전시의 인도 측 큐레이터 겸 작가인  Kristine Michael과 인도북부 뉴델리에서 온 건축을 전공했던 Vineet Kacker 작가도 15년 전에 Ray Meeker의 스튜디오에서 도예를 배웠다고 한다.

 

한국-인도 도자워크샵
전시 기간 중인 12월 21일, 골든브릿지 스튜디오에서 한국, 인도 작가들의 워크샵을 하였다. 한국 작가는 이재준의 독특한 코일링 기법으로 사람 만들기, 변규리의 물레성형으로 찻주전자 만들기, 여경란의 도자표면 장식인 핸드페인팅 민화그리기를 하였다.
인도 작가의 워크샵을 소개하자면 Vineet Kacker는 건축을 전공한 후 도자를 배운 작가이며 그래서 흙으로 부피감이 있는 탑 같은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고 인도의 전통적인 신들이 새겨진 석고 도장을 찍어서 문양을 만들고 섬세한 장식을 덧붙여서 현대적이면서 또한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업을 보여줬다. Ira Chaudhuri는 현재 나이가 80세이며 인도 도예의 1세대작가이다. 그녀는 인도의 전통도자 작업을 하였으며 물레성형을 한 후 붉은색 안료를 바른 후 창칼로 붉은색 안료를 음각하여 흙의 소지를 보여주는 기법을 주로 이용하며, 표면의 문양은 인도의 전통 문양을 그리고 있다. Angad Vora는 안료를 튜브에 넣고 짜서 접시에 문양을 그리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왠지 그의 작품에서 한국적인 느낌을 받았다. 화병이나 접시의 형태에 학을 음각으로 새기고 청자유를 바른 것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Trupti Patel은 자아에 대한 정체성과 사회적인 이념에 관심이 많은 작가이다. 워크샵에서는 흙 판에 여러 사람의 형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새겨 넣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의미가 있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이번 참여 인도 작가 중에 가장 젊은 작가 Zaida Jacob는 35세이며 재밌는 동물의 형상을 의인화 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양국의 도예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알리며 폰티첼리와 오로빌에 거주하는 도예가들에게 한국의 현대도자를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세미나
Adishakti Theatre Art Research에서 열린 세미나 ´Researching the Ceramic Cultures of Korea and India´에서는 김명란 한국도자학회 회장의 <한국도자식기문화>에 대한 강연에 이어 필자는 20명의 한국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한국 현대도자의 흐름>을 주제 발표하였다. 이밖에 이재준, 변규리, 정구임, 여경란 작가 등은 본인의 작품세계를 발표하였다. 인도작가 Ira Chaudhuri의 ‘인도의 전통도자Ceramic Trditional of India’에 관해서 발표하였고, Kristine Michael의 ‘Contextuality & Contem porary Ceramic art’로 인도 현대 도예에 대한 소개가 있었으며, Ray Meeker는 미국에서 인도로 와서 오로빌에 정착하여 현재까지 이루어낸 작업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또한 Vineet Kacker,  Angad Vora, Trupti Patel, Zaida Jacob 작가들 역시 본인의 작품의 세계를 심도있게 설명하여 주었다. 이번 전시 기간 중에 세미나는 총 3번(12/20 Adishakti Theatre Art Research (Pondicherry), 12/22 Gallery Forum(Chennai), 1/10 Gallery Nvya(Delhi))을 했다.

두 번째 전시가 열린 인도 수도 뉴델리
<인도, 한국도자학회 국제교류전- EARTH SYNERGY>의 두 번째 전시는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New Delhi에 있는 Gallerie Nvya에서 열렸다. 첸나이의 전시가 끝나고 130여점의 작품은 7일 동안 인도의 남부에서 북부로 횡단하여 마침내 델리에 도착하여 작품을 설치하였다. Gallerie Nvya의 관장 Tripat Kalra은 이번 전시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하여 각종 신문, 잡지사에서 취재를 하였으며, TV 인터뷰 등 큰 관심을 받는 전시가 되었다. 한국대사관의 대사관부부와 홍보실장 등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방문하였으며 오프닝 당일은 발 디딜 틈이 없을만큼 사람들이 붐볐다. 빈부의 격차가 큰 인도는 작가들의 작품 판매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미 뉴델리 지역에서 유명한 Ray Meeker의 작품은 2만 달러(추정가)로 판매가 되었고, 델리 거주 작가 Vineet Kacker는 첸나이, 델리 두 곳에서 작품 4점 모두 판매가 되었으며, 다른 인도 작가들도 델리에서 모두 판매가 되었다. 한국작가들은 첸나이에서 약3500$ (판매가, 10명), 델리에서는 약7000$(판매가, 15명)의 판매성과를 올렸다. 낯선 해외에서 작품 판매를 했다는 것은 한국의 도예의 효용성을 인정받고 소장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을 의미하며 무척 자랑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동양의 예술은 21세기를 지나며 서구의 모방을 벗어나려는 노력과 긴 전통을 토대로 발전하였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관습과 종교,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도예의 다른 의미, 기능과 주제를 보여주었다. 인더스 문명을 배경으로 발전해 온 인도의 오랜 조형적 예술과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의 정신이 깃든 한국의 도자예술의 만남은 동양문화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크리스틴 마이클과 만나서 뜻 깊은 도자전시를 기획하게 되어 매우 기쁘며 한국과 인도의 도자문화교류를 시작으로 아시아의 도자문화의 활성화와 발전을 진심으로 도모해본다.

 

글 김진경 도예가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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