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로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그룹의 산업도자 디자인과 예술유리(11)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과 디자이너들 - 디자이너 그레테 메예르(2)
글/김정아 스웨덴리포터 사진/로얄 코펜하겐 제공
그레테 메예르의 ‘사계절´(4 All Seasons)
2000년부터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 판매를 시작한 ‘사계절’제품은 건축가이며 산업도자디자이너인 그레테 메예르의 디자인이다. 이 제품은 그녀가 1965년 로얄 코펜하겐을 위해 디자인한 ‘블루 라인(Blue Line)’ 화이앙스 테이블웨어 제품라인에 색상을 추가한 것으로, 신기능주의풍의 디자인이다. ‘블루라인’ 디너서비스는 국제디자인 무대에서 대표적인 덴마크 디자인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으며, 덴마크 국내에서는 덴마크 디자인 역사상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식기류로 최고의 판매율을 보여 주면서, 디자이너 그레테 메예르를 산업 도자 디자이너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히게 한 제품이다. 기존의 ‘블루 라인’ 형태에 감각적인 파스텔 톤의 색상을 추가한 사계절 제품은, 봄의 새로움을 전달하는 녹색 조와 강렬한 태양 빛을 보여주는 붉은 색조, 선명한 하늘빛의 파란 색조, 따뜻한 벽난로와 촛불의 노란 색조 등 자연과 색상을 사계절로 대비시켜 표현한 디자인이다. 사계절 서비스는 계절에 따른 서로 다른 색상이외에도 네 가지의 대표적인 제품구성으로 구별되어지는데, 공기 (Bowl set)세트, 접시 (Plate) 세트, 다양한 종류의 컵 세트, 운두가 깊은 접시 (Dish) 세트 등으로 디자인된 사계절 제품을 사용자 각자의 용도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구성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노랑, 녹색, 파랑, 빨강의 네 가지 색조는 또다시 두 가지의 채도로 분리되어 밝거나 어두운 색조를 선택할 수 있다. 색상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제품은 투명 광택유를 시유하여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하여 사계절의 네 가지 색상 전체를 함께 조화시킬 수 있는 어두운 올리브 그린 색의 제품 세트가 생산되고 있다. 모든 사계절 제품은 따뜻한 아이보리색을 기본 색으로 개발되었으며, 기존의 블루라인 제품라인은 차가운 청회색을 기본 색으로 생산하여 두 제품라인은 색상으로 쉽게 구별되어진다.
‘사계절’과 화이앙스 서비스 시리즈(Faience service series)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들은 크게 유럽식 자기질 제품 (Porcelain)과 화이앙스 라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태리에서 개발되어 유럽식 토기질 제품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 화이앙스는 눈부신 러스터 (Luster) 광택유와 함께 다양한 색상의 개발이 자유로와 색상이 중요시되는 제품에 많이 도입되고 있다. 초기에 개발된 화이앙스 제품은 유약의 원료에 인체에 해가 되는 납, 바륨, 프리트 등의 사용으로 식기 제품의 사용이 금지되었으나 최근 다양한 무해 저온 유약 원료의 개발이 이루어져 화이앙스의 개발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형적인 토기질 소지의 특성상 화이앙스의 소성온도가 낮고 소지에 기공이 많아 흡수율이 높으며, 밀도와 경도가 떨어져 장기간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요즘 개발되고 있는 고밀도 고화도 토기질 소지의 장점이 이러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해 주고 있어, 앞으로 토기질 식기류의 개발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화이앙스의 대표적인 장점은, 부드럽고도 다양한 색상의 선택 폭이 넓어 제품 디자인의 자유성이 커지고, 낮은 소성온도와 작업성이 높은 소지의 장점으로 제품의 생산가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개발되어 지금은 흔히 요업재료상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토기질 소지들은 소성 후 소지색상이 백색, 아이보리색, 크림색, 분홍, 밤색, 회색 등 색상이 다양하고, 소성온도의 폭도 섭씨 700도부터 1320도 까지 넓어졌으며, 소성 후 흡수율도 2% 미만이 되는 소지가 개발되어 사용되어지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되어지는 화이앙스 제품은, 사계절, 올레 (Ole) 시리즈의 일부, 우르술라 (Ursula)시리즈의 일부, 황금 여름 (Golden summer), 푸른 꿩 (Blue Pheasant) 등이다.
사계절의 모 형태(母 形態) ‘블루 라인’ 디자인
그레테 메예르의 블루 라인 (Blue Line 또는, Blue Lip 이라고도 한다.)은 밝은 회색의 화이앙스 소지에 밝은 푸른빛의 광택 투명유, 진한 푸른빛의 테두리 선 장식으로 붙여진 제품이름 이다. 많은 상을 수상한 이 제품은 현대식 고전미를 추구하는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라인의 하나이며, 1965년 이 제품이 등장한 시기는 북유럽 기능주의의 물결이 한창인 때였다. 이 제품은 화이앙스 토기질 소지와 저온 유약을 사용하여 생산되었지만, 전자 레인지와 오븐, 자동 세척기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블루 라인 디자인의 시대 배경
(1) 북유럽 복지사회의 실현과 여성해방
물질 문명 보다는 인간본연을 우선시하고 존중하며 인간다운 세상을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사회 조건을 설립하자는 1930년의 좌익 지식인 계층의 복지사회 이상주의가 북유럽에 실현된 것은 1950년 초반이었다. 계급사회가 무너지고 노동자와 중산층이 사회의 주축이 되었으며, 산업사회의 출발은 대부분의 북유럽 여성들을 노동 시장으로 내보냈다. 경제능력을 갖게된 여성은 이제 더 이상 남성의 경제적 구속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고, 가사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가사도구들과 많은 가시 시간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주방 식기류들도 빠른 속도로 간편한 기능주의 디자인으로 자리바꿈을 하게되었다.
(2) 새로운 디자인 양식의 등장,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계급 사회를 배격하고 인간 본연을 존중하는 북유럽의 복지 경제사회와 사회 민주주의 정치의 실현은, 문화와 예술 분야에도 혁명의 바람을 불어왔다. 중산층과 그들의 보다 현실적인 생활 양식을 목표(target)로 등장한 디자인 양식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Scandinavian design)은 세계 1, 2차 대전과 함께 피크를 이룬 기능주의의 영향을 확실히 보여주는 ‘신 기능주의(Neo functionalism)’ 디자인이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특성은 획일적인 기능주의와 달리, 유희적이며 감성적인 표현이 선과 자유롭고 유기적인 형태에 뚜렷이 살아 있다는 것으로 성격 지어 줄 수 있다. 유기적인 형태가 덴마크의 산업 도자에 등장한 것은 1950년대부터이다. 게르트루드 바세가르드가 디자인하고 빙 앤 그뢴달 (Bing & Grondal)에서 생산한 차 세트 (Tea service), 1956년에 악셀 살토 (Axel Salto)가 디자인하고 로얄 코펜하겐에서 생산한 백색의 디너서비스 (Porcelain service 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는 이 회사의 첫 무장식(undecorated) 기능적 제품으로 생산되었다. 유기적인 형태와 장식을 배제한 중산층을 위한 기능적인 제품의 디자인은, 1961년 헨닝 코펠 (Henning Koppel) 이 디자인하고 빙 앤 그뢴달에서 생산한 60년대를 위한 디너 서비스를 기점으로 보다 가속화되었다. 코펠 시리즈(White Koppel과 Blue Koppel)로 불리기도 하는 이 디자인은, 1965년 그레테 메예르가 디자인한 블루 라인 디자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제품이다. 후에 코펠 디자인의 새 붐이라고 불린 블루 라인과 코펠 디자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디자인하여 최고급 자기질 재질로 생산된 코펠 디자인과는 달리 블루 라인은 저소득 중산층을 위해 디자인되고 낮은 생산가로 저가 판매되었다는 점이다. (다음 호에 계속)
필자약력 이화여대 및 동 대학원 도예과 졸업 스웨덴 국립 욧데보리대학교 대학원 석사(MFA) 핀란드 헬싱키산업미술대학교 대학원 박사(Doctor of Art) 개인전 2회(스웨덴) 국제학술대회 논문발표 3회 핀란드 UIAH 도자연구소 전임연구원 및 도예과 전임강사 역임 현재, 스웨덴 욧데보리대학교 전임강사(공예학부) 및 전임 연구원(디자인학부) 1. 4계절-녹색(4all seasons-Green) 2. 4계절 빨강(4all seasons-Red) 3. 4계절 흑백톤, 녹색톤 (4all seasons-Black, White and 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