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II
도자 수리기술과 사례
글·사진. 박미란 도자옻칠공예가
도자 수리의 재료, 옻칠
옻을 이용한 수리 도자기는 음식을 담는 그릇, 저장 용기, 차례를 올리는 차 도구茶具, 감상하는 도자기 등 기능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옻칠은 생활 기물과 그림, 건칠로 만든 건칠기나 불상 등 여러 분야 에 두루 활용되는데, 주목해야 할 점은 도자기 수리에도 옻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옻칠은 일차적으로 기물을 보호하는 도료나 채색을 하는 안료다. 나아가 목재나 도자 등 파손된 부분을 붙일 수 있는 강력한 접착제이면서 매우 훌륭한 마감재의 역할을 수행한다.
옻칠은 복합물질로써 높은 내구성을 지니고, 수축 팽윤이 자유로워 소지와의 부착력이 뛰어나고, 화학적으로도 극성과 비극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각기 다른 성질의 소지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다양한 기법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옻칠을 이용한 도자기의 수리 기법에는 파손된 형태나 사용재료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 손상 도자기의 단면에 생 옻칠을 발라 접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부터 옻칠과 백자토분을 혼합하는 방법, 삼베를 이용해 도자기의 안쪽을 보강하는 수리기법, 섬유와 금속판을 활용해 실손·파손면을 복원하는 방법, 연질도기에 색이 물들어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일을 보완수리하기까지 많은 실험과 재현을 통해 수리방법을 연구했다. 그중 생옻과 찹쌀풀을 이용한기법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면서 후술할 기법들의 기본이 되는 수리기술이다
옻칠수리 공예기법
도자기를 수리할 때, 일반적으로 화학 본드로 붙인 후 아크릴 물감으로 칠을 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 러한 방법은 수리 후 용도가 감상용이거나 문화재 복원일 때 적절할 수 있으나,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식기용 도자기 등에 사용하게 될 경우 음식물에 그 성분이 녹아 나올 수 있어서 사용이 적합하지 않다. 또한, 일반적으로 아크릴 수지, 에폭시 수지 등의 성분으로 이루어진 본드 등의 접착제는 휘발성이 강하여 고온이나 햇볕에 노출 시 접착력이 저하되어 수리된 부분이 약해지고, 다시 떨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뜨거운 식음료를 담거나, 가열하면 재파손될 우려가 있다. 필자는 천연재료만으로 제조된 접합제를 이용함으로써, 접합 후에도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의 파손부분 접합 방법을 연구하였다. 또한 접합이 완료된 도자기의 부식을 방지하고, 접합부에 강도를 보강함으로써, 손상이 재발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음은 물론, 고온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접합부를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접합 방법을 연구하였다.
도자기 파손형태에 따라 다양한 재료로 수리를 진행한다. 그 중에서도 생옻과 찹쌀풀을 이용한 기법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면서 후술할 기법들의 기본이 되는 수리 기술이다.
1. 생옻과 찹쌀을 이용한 접착제
완전히 파손, 또는 외면이 일부 깨진 상태의 도자기를 생옻칠에 찹쌀풀 및 황토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해 접합함으로써, 접합 후에도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법이다. 이 기법의 가장 기본은 접합제를 생옻을 기반으로 한 천연재료를 사용하는데 있다. 접합제 제조는 생옻과 찹쌀 풀을 섞어서 천연접착제를 만든다. 이것을 전통 옻칠 기법에서는 풀죽, 풀사비 혹은 호칠糊漆이라고 부른다.
접합수리 사례
찹쌀가루를 물에 풀어 중불에 끓이며 저어서 수분을 증발시켜 찹쌀풀의 농도를 맞춘다 식힌 뒤 찹쌀풀을 으깬다. 으깬 찹쌀을 유리판 위에 올려 생옻과 치대어 섞어준다. 이때의 비율은 중량을 기준으로 생 옻칠35~40%, 찹쌀 풀 65~60% 정도로 혼합해야하며 도자편을 붙이기 좋도록 농도 비율을 맞춰준다. 반복할수록 더 좋은 접착력이 생기므로 치대는 과정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제조한 천연 접착제를 가지고 파편접합을 실행한다. 부착한 이음새는 압력을 가해 맞물리면 접합제가 미세하게 나오게 된다. 이를 다시 손으로 위에서 아래로 파편이 어긋나지 않도록 유의하며 눌러주어 접합제가 틈새 없이 발리게 하고, 동시에 위로 밀려나온 접합제들를 제거해준다. 겉으로 나와 묻어나온 부분을 닦아내고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일정시간(기물의 상태나 계절에 따라 4~12시간) 상온에서 건조시킨다.
접합부분을 샌딩과 마무리한 후 옻칠과정을 거쳐 디자인·조형적 요소(색채, 질감 금.은박, 금.은분 등)를 추가 작업한 후 마감하거나 색칠 등으로 상칠한 후 최종 건조해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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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