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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월호 | 해외 ]

2025 중국 랴우후 장작가마 동계 캠프
  • 정동훈 박사
  • 등록 2025-04-02 10: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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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윈난성 취칭시 랴우후는 1,200년 도자공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주로 생활 도자기를 생산하여 중국의 서남부지역에 공급해 온 작은 마을이다. 중국도 자사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마을이지만 1,000여 년 동안 꾸준히 장작가마를사용하여 생활도자기를 생산해왔고 현재에도 30여 개의 장작가마에서 100여 명의 도예가들이 주로 화병이나 화분, 옹기, 그리고 차도구를 생산하고 있고, 주변에 많은 점토와 고령토, 도토들이 산재해있어 적벽돌이나 기와, 고온용 내화벽돌들을 생산하고 있다.


2023년부터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의해 랴우후 도자마을은 국제적인 도예 중심마을로 발전시키기 위한 엄청난 규모의 예산과 행정력이 투여되어 마을 전체가 공사 중에 있다. 커다란 쇼핑몰은 물론이고 도예촌에 입주할 국제적인 도예가들의 작업실을 3층 건물로 10여 동을 건설하고 있고, 거주 중인 도예가들은 130여 동의 콘도를 지어서 이미 새로운 3층 주거지역으로 이주했다. 국제행사 개최를 위한 학술대회 건물과 숙소, 도예가들의 작품 판매를 위한 도예 상가 거리, 인터넷 판매를 위한 멀티미디어센터, 개막식 등의 행사를 위한 행사중심광장, 그리고 국제행사를 위한 장작가마 등요 5칸짜리를 필자가 지난해에 축요하여 이미 2차례 실험가마를 소성하였고, 지난여름에는 미국 L.A. 지역에 있는 Ventura 대학생 및 교수 16명이 20일 동안 함께 작업하며 이 가마를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소성하였다. 그리고 이번 겨울에는 전남북 지역의 도예가 15명이 20일간 함께 작업하고 소성하게 되었다. 


2025 중국 랴우후 장작가마 동계캠프 개최

2025년 1월 2일 밤 10시, 한국 도예가 15명이 윈난성 쿤밍 공항에 도착한 이후 2시간 동안 육로로 이동하여 자정 무렵 랴우후에 도착했다. 쿤밍은 약 600만 명이 거주하는 윈난성의 수도이며, 취징시는 480만 명의 윈난성 제2의 도시로 중국 최고의 피서지 중 하나이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15도 내외로 온화하여 많은 중국인들이 피서를 오며, ‘과일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열대과일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윈난은 보이차의 원산지이며, 중국 담배 생산의 주요 지역이기도 하다. 

밤늦게 랴우후 숙소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한국 라면으로 밤참을 먹고 휴식을 하였다. 3일 아침 10시에 입소식을 간단히 치르고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일정을 소개하고 작업실과 장작가마를 둘러보았다. 모두 여독으로 피곤한 상태였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을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바로 작업실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 경덕진에서 공수해 온 백자토와 필자가 별도로 조합해 놓은 조합토, 그리고 다기를 만들기 적당한 다기용 점토와 랴우후 지역에서 채취하여 실험을 끝내놓은 지역 점토 이렇게 4가지 유형의 점토를 활용하여 작업을 시작하였다. 원래 바다였던 랴우후는 현재 해발 1,900m의 고산지역이고 수억 년 전에 홍수로 인하여 운반된 2차 점토 퇴적층과 화산활동으로 인하여 쌓여진 화산재가 함께 산재되어 있는 지역이다. 


1월 3일 아침부터 10여 일간 작업에 몰두 하였다. 100여 평의 작업실 공간에 물레 15 대, 판상기, 손물레, 작업용 테이블 등이 잘 완비되어 있어 작업에 별지장 없이 참가자 전원이 각자 개성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틈틈이 특강과 워크숍을 하였고, 기본적으로 미국의 도예와 예술치료 그리고 중국 도예의 현실을 시청각 자료를 통하여 견문을 넓히는 역할을 해주었다. 

1일 5일 오후에는 참가자 모두가 중국식 만두 만들기 시간을 통해 중국 음식문화를 경험하였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탕후루를 만들어 보았다. 한국 도예가 이재건과 결혼한 중국 도예가 전요구가 탕후루 제작과정 시범을 보였고 모두 함께 맛있게 먹었다. 항상 여러 명이 참가하는 이러한 캠프에서는 서로 경쟁심이 생겨서 짧은 시간에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평소에 하던 작업과 달리 다양한 변화와 실험적인 작품들이 성형 된다. 겨울철의 랴우후는 한국의 초가을 날씨 같아서 약간 쌀쌀하기도 하고 춥기도 하 지만 창작의 열기는 작업실 안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윤성식 작가


김은수 작가


1월 10일 이곳에서 보기 드문 함박눈이 잠깐 내려 윈난의 겨울 추위를 느끼면서 가마 재임 준비를 하였다. 가마의 구조가 횡염식 가마를 도염식 구조로 축요되어 두 번의 실험가마에서 소성시간이 5박 6일이나 소요되어 내부 구조를 본래의 횡염식 등요로 바꾸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힘든 날 이었다. 캠프에 참여한 남성작가 조시영, 서현민, 윤성식 작가 3명이 엄청난 괴력과 순발력 그리고 헌신적인 협동심으로 하루 만에 5칸의 구조를 변경하였다. 

필자가 평생 축요한 125기의 가마 중 랴우후에 축요한 5칸 등요가 가장 말썽을 부리고 소성이 힘들었는데, 가마내부를 하루 만에 횡염식으로 개조하여 아마도 성공적인 소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 지면을 통하여 작가 세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당연히 캠프참가자 전원이 많은 협조를 해주어서 가마재임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장작가마의 내부 구조 변경


1월 11일 아침부터 가마재임을 하기 위하여 작품을 작업실에서 가마까지 운반하는 수송 작전이 개시되었다. 도자마을 전체가 공사 중이라 당연히 도로도 아직 공사 중이었고 약 500미터 정도의 거리를 각자 작품을 운송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가마재임은 중국 전통 기법인 왕겨를 물에 적셔서 알루미나와 혼합하여 상판 위에 약 1cm 이상 두께로 깔아서 압축한 이후 기물을 왕겨 위에 올려놓는 방법으로 재임을 신속하게 마무리하였다. 

중국의 왕겨기법은 알루미나를 사용하기 전부터 중국의 전통장작가마에서 사용했던 기법이다. 왕겨기법은 1,300℃ 고온에도 견뎌내어 기물과 상판이 붙지 않는 효과를 가져온다. 필자는 한국에서 주로 알루미나와 고령토를 50:50 혼합 하여 개떡을 사용하였다. 개떡을 기물에 접착하는 과정과 재임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재임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기물이 넘어질 확률이 많다. 그러나 왕겨기법은 쉽게 재임을 할 수가 있고 가마 해임시에도 빠르게 해임할 수 있다.


1월 12일 밤 8시, 5칸의 재임이 끝나고 한국식 고사를 지냈다. 돼지머리를 준비하기가 어려워 윤성식 작가가 급히 점토로 돼지머리를 만들어서 정성스럽게 한국식으로 고사를 지냈다. 돼지 머리를 가운데 놓고 양측에 촛불과 중앙에 향을 놓고 술을 따라서 가마신에게 성공적인 소성을 기원한다. 한국의 가마신은 여성이라고 전해 내려왔다. 가마의 형상이 마치 어머니가 임신을 하여 아이를 잉태한 모습같이 가마의 배가 불러있고 작품이 가마 안에 재임되어 있는 형상이 어머니가 아이를 잉태한 모습과 유사하여 그리 전해져 내려온 듯하다. 필자가 도예공부를 시작했던 70년대에는 장작가마 고사를 지내거나 소성 과정에 여학생들은 가마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였던 옛 도공들의 엄한 규정이 있었다. 고사에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여 부엌에서부터 가마까지는 도공들이 직접 운반하여 엄숙하게 고사를 지냈다. 불대장은 추운 겨울에도 냇가에서 찬물로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숙연한 마음으로 가마신에게 성공적인 가마 소성을 기원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가마신은 남성이라고 전해 내려왔다. 중국 도공들은 소성전에 고사를 지내지 않고 소성후에 가마를 해임하기 직전에 좋은 소성결과를 축원하는 의식을 치른다. 주로 술과 향을 준비하고 폭죽을 터트리기도 하고 국제행사 시에는 음악과 무용 등의 축하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런 한국과 중국의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

1월 12일 밤 8시부터 캠프참가자 15명과 행사요원 5명이 4개 조로 나누어 각 조마다 8시간씩 교대로 소성이 시작되었다. 봉통에서 약 40여 시간의 예열을 하는 동안 준비한 장작의 거의 반절 정도가 소요된다. 약 15톤의 장작을 준비하였고, 봉통에서 충분한 예열과 가마전체를 달구어야 하는 과정은 한국의 장작가마 소성기법이다. 필자가 장작가마 소성을 배웠던 불대장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장작가마는 도자기를 구워내는 것이 아니고 가마를 구워내는 것이다.” 라는 말씀의 깊은 뜻을 필자가 이해하기까지는 10여 년이 지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즉 장작가마는 가마가 완전하게 달구어지기 전에는 성공적인 소성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또 다른 가르침의 말씀은 “불은 물과 같이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이 말씀의 뜻은 가마를 축요할때 그리고 가마재임을 할 때에 불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가마의 벽 쪽은 온도가 얕고, 가마의 바닥도 온도가 얕다. 따라서 가마축요 때부터 불의 흐름이 가마벽으로 더 많이 흘러가야 하고 재임과 소성시에도 장작을 넣을 때에 이점을 유의하여 장작을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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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랴우후 장작가마 동계 캠프 참가자 

광주광역시 도예가  김시안, 강혜미, 안정순, 양매자, 정미란, 조시영, 이경유

전주시 도예가 유지은

남원시 도예가 전현인 

부안군 도예가  이종창, 김보정, 윤성식, 김은수, 유한비, 서현인


중국 랴우후 작은 곰마을

 Ⓔ chungpot@naver.com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3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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