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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월호 | 작가 리뷰 ]

연호경의 컨트롤+티
  • 편집부
  • 등록 2020-07-29 11:48:55
  • 수정 2020-08-15 17: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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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RTISTS

2020월간도예가 주목한 도예가 ⑥
연호경의 컨트롤+티
글. 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  편집부

지난 6월, 북촌의 크래프트온더힐에서 도예가 연호경의 개인전 ‘컨트롤+티ctrl+T’가 열렸다. 작가는 이 전시가 ‘지금까지의 컨트롤+티’라고 설명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알고 보면 많은 의미를 함축한 말이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 담은 ‘지금까지의 컨트롤+티’에 대해 좀더 듣기 위해 경기도 이천 도자마을, 예스파크 안에 있는 작업실을 찾아갔다.
ctrl+T는 포토숍에서 선택한 이미지의 변형을 시도할 때 사용하는 단축키로 Free Transform을 나타낸다. 크기, 비율, 회전 등을 조절하며 눈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하나의 이미지에서 출발하지만 확대하고 뒤집고 하다 보면 전혀 달라 보이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어제 작업하지 않았으면 오늘 작업은 없었다. 내 작업들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고 그것들은 예측할 수 없는 변형의 길목에 있으므로 지금까지의 컨트롤+티라고 할 수 있다._전시 설명 중에서

연호경 작가의 작업을 처음 본 건 2016년 공예트렌드페어 전시장에서였다. 무심하게 빚은듯한 제각각의 모양과 그 위에 바른 화장토의 질감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의 작업은 이후에 특유의 톤을 유지하면서 좀더 자유롭게 넓어지고 깊어졌다. “첫 작업과 비슷하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다른 모습으로 변화(ctrl+T)하는 거죠. 오늘도 저는 컨트롤+티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내일은, 혹은 일년 뒤 에는 어떤 작업을 할까, 궁금해지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이번 전시 제목에 그런 생각을 담았습니다.”
연호경 작가는 대학에서 도자를 전공했지만 2016년 공예트렌드페어에 참여하면서 비로소 도예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고 말한다. 기혼인 대부분의 여성 도예가와 마찬가지로 육아를 하면서 작업을 쉬었다가 그 전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개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작업은 분청인데 분청으로 강하게 인식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느낌과 거리가 멀고 요즘 시대의, 지극히 ‘연호경다운’ 스타일로 작업하기 때문인 것 같다.
“원래에는 백자로만 작업을 했어요. 남편 민승기 작가가 분청을 하는데 한 작업장에서 서로 다른 흙을 사용하기가 여건에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분청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백자처럼 하얀 화장토에 이전에 하던 상감을 응용해 그림을 그려 넣습 니다. 하면 할수록 분청의 매력에 대해 알아가고 있어요. 이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분청을 현대적으로 풀어가는 작가로 불리는 것이 좋습니다.”

핀칭 기법이 내는 굴곡진 손맛과 하얀 물감을 덧바른 것 같은 화장토의 농담, 그리고 펜으로 드로잉한 듯한 파란 그림이 삼위일체를 이루면서 ‘연호경 도자기’ 특유의 톤을 만들어낸다. “분청 작업을 하면서 나만의 특징을 만들 고 싶었어요. 대학 때부터 정말 온갖 색을 다 썼는데 절제하고 하나만 찾아서 써보자 생각했어요. 여러 색 중에서 내가 쓰는 화장토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파란색이었고, 파란색 중에서도 내 작업과 가장 잘 맞는 파란색을 찾 아냈습니다. 지금은 여러 색을 다시 쓰지만 ‘연호경’하면 파란색이라는 인식이 생겨서 감사해요.”
핀칭 기법으로 작업하면서 형태는 즉흥적으로 빠르게 완성한다. 아이디어 스케치도 거의 하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흙을 빚다가 중간에 바꾸기도 한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릴 때에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초벌한 형태를 보고 떠오르는 그림을 스케치 없이 붓으로 바로 그린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하고 싶은 작업을 한번에 해서 결과물을 빨리 보고 싶은데 도자 작업에서는 불가능하죠. 특히 분청에 서는 건조가 중요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요. 그런 데 작업하면서 늘 느끼는 점은 도자기도 자기 성향에 맞게 만들어야 결과물이 좋고 오래 작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맞는 방법을 어느 정도는 찾았고 앞으로도 즐겁게 작업하기 위해 여전히 맞춰가는 중이에요.”

“튀는 건 싫지만 평범한 건 더 싫어”
그는 연OO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름을 뭐 라고 할까 비워 두었던 연OO이 그대로 활동명이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란인 동시에 무엇이든 써넣을 수 있는 기호 같기도 한 OO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담겨 있다. 익명성을 위해 선택한 이 이름은 그가 기물에 자주 그리는 물방울 무늬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물방울 무늬 때문에 이름을 OO이라고 지은 건 아닌데 의미는 일맥상통 해요. 처음에 물방울 무늬를 그리기 시작한 것도 뭘 그려야할 지 몰라서였거든요. 처음에는 완전히 동그란, 정형화된 물방울을 그리다가 점점 형태가 자유로워졌고 이제는 내가 원하는 속도감과 두께, 농도를 실어 그릴 수 있게 되었어요. 물방울 무늬가 성장을 한 거죠. 앞으로 내가 어떤 물방울을 그릴 지가 관건이에요. 그래서 저의 대표 적인 ‘컨트롤+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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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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