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1. ~12. 13. 갤러리 소안

도자공예 교수이자 도예가로 꾸준히 활동해 온 그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인간 존재를 탐색해 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 연작 「서 있는 군상」을 중심으로 조각, 도자, 혼합재료를 활용한 사유의 장을 펼친다. 경덕진, 시가라키, 세토 등지에서 체득한 흙과 불의 경험은 그의 작품에 시간의 깊이를 부여하며, 반복을 경계하고 매 전시마다 재료와 기법을 달리해 관찰자로서의 시선을 유지한다. 형상보다 그 형상이 품은 시간성과 축적된 감정에 주목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오랜 성찰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무아의 상태에서 재료와 마주하며 자연스러운 조형 언어를 이어온 그의 작업은 화려함보다 침잠과 관조의 힘을 드러내며, 흙과 불이 만들어내는 변화의 세계를 인간 삶의 비유로 끌어올린다.
사진. 갤러리 소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