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10. ~12. 16. 남천갤러리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때, 하얗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때, 흙을 찾았다. 흙으로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 새가 되고 싶어 새를 만들었고, 그 새와 같이 하늘을 날고 싶었다. 꽃이 되고 싶어 한 잎 한 잎 꽃잎을 피웠다. 흙은 나의 삶이고, 살아가는 힘이다. 흙을 만지고 불을 때는 것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과정이라면, 그 속에서 태어난 작품에서 누군가 편안함을 느끼고 아름다움을 발견해 준다며 더없이 고맙고 행복할 것이다.

흙을 빚으며 마음을 비운다. 한 잎, 또 한 잎
정성을 다해 피워내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일상에서 잊혀져가는 많은 것들을 새로운 선으로 다시 피워내고 싶다. 여리면서도 강한 야생화 같은 혼의 불꽃을 피워내고 싶다.


글⬝사진.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