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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월호 | 특집 ]

[특집I]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_ 강재영 예술감독 인터뷰
  • 차윤하 기자
  • 등록 2025-10-31 17: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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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 청주는 다시 세계 공예의 무대가 되었다. 《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짓는다’는 가장 근원적인 행위에서 출발해, 오늘의 공예가 어떻게 세상과 관계 맺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본지는 이번 특집에서 네 갈래의 길을 따라간다. 먼저 강재영 예술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주제 기획의 의도와 비전을 살펴보고, 본전시에서 공예가 어떻게 각 부의 주제를 구체화하고 확장했는지를 조망한다. 이어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작품 「일지」를 통해, 공예의 실험성과 동시대적 성취를 짚는다. 마지막으로 초대국가전부터 특별전, 학술포럼 등 비엔날레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대행사들을 통해, 공예가 일상과 만나고 세계와 연결되는 현장을 담았다.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이번 주제는《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 일상 속 행위에서 출발해, 공예가 세상과 어떻게 이어지고 변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화려한 명품과 값싼 일회용품이 뒤섞인 시대, 공예는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지난 2023년에 이어 예술감독을 연임한 강재영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공예의 본질을 다시 짚고자 한다. 그가 말하는 키워드는 세 가지다. ‘경물respect craft’, ‘시적 탐미my soul craft’, 그리고 ‘공동체적 윤리craft for all’. 강재영 감독은 이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우리가 다시 함께 짓는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강재영 예술감독 인터뷰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이어 다시 예술감독을 맡으셨죠. 첫 연임의 사례가 되셨습니다. 이번 2025 비엔날레 기획에서 전작과의 연속성 혹은 차별성을 어디에 두셨나요?

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연속해서 맡으면서 부담감도 컸지만, 공예라는 방대한 세계를 더 심도있게 연구해서 펼쳐 보여줄 수 있는 기회에 감사 하고 있습니다. 

지난 비엔날레는 ‘사물의 지도’라는 테마 아래 동시대 공예의 지형도를 그리는 작업으로 전통과 현대를 잇고, 수공예 뿐만 아니라 도구, 기계, 컴퓨터까지 하이브리드 기술의 융합을 통해 만드는 현대 공예의 단면을 소개하는 이론적인 측면이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세상 짓기’라는 테마 아래 기술과 제작 방식을 중시하는 공예의 오브제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예가 내면의 사유와 탐미, 그리고 미적 극치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주고, 플라스틱 세대에게는 잊힌 자연의 귀환을 이야기하는 회복성이라든지, 공예 활동가craftivisits를 중심으로 지구의 미래를 위한 대안들과 지역 공동체와 환경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와 실천들을 펼쳐보았습니다. 



메인 주제 ‘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를 선정한 핵심 배경은 무엇이며, 공예가 미래를 다시 짜는 행위라는 점을 어떻게 드러내고자 하셨나요?

디지털 이미지가 과잉 생산되고 감각이 시각 중심으로 편향된 오늘날, 공예는 오히려 촉각의 부활을 가능케 하는 장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잉된 속도와 표면적 이미지가 감각의 깊이를 마모시키는 이 시대에, 공예는 우리의 몸과 직접적으로 교신합니다. 손의 감각, 몸의 운동, 마음과 몸, 사유와 노동을 모두 포함하는 통각統覺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공예는 인간과 도구, 자연과 문명, 전통과 현재 사이의 관계를 부단히 재조직re- crafting함과 동시에, 인간과 AI가 함께 할 새로운 문명의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다는 의식주 전체의 창작 행위 뿐만 아니라, 개인과 집단 공동체의 삶의 방식과 태도, 문화의 혼성성과 상호연결성을 탐색합니다. 인류의 삶과 관계 맺으며 미술-디자인-건축을 아우르는 보편문명으로서의 공예, 내면과 명상, 탐미로서의 공예, 인간-자연-사물을 아우르는 모든 존재자들을 위한 공예, 집단의 무의식과 문화를 표현하는 공동체와 함께 하는 공예를 조망합니다. 


이번 비엔날레는 4가지 소주제(메타컬처, 미학, 모든 존재를 위한 공예, 공동체와 함께하는 공예)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각의 소주제가 오늘날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비엔날레는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다는 의식주 전체의 창작 행위뿐만 아니라, 개인과 집단 공동체의 삶의 방식과 태도, 문화의 혼성성과 상호연결성을 탐색합니다. 인류의 삶과 관계 맺 으며 미술-디자인-건축을 아우르는 보편문명으로서의 공예, 내면과 명상, 탐미로서의 공예, 인간-자연-사물을 아우르는 모든 존재자들을 위한 공예, 집단의 무의식과 문화를 표현하는 공동체와 함께 하는 공예, 4가지 소주제로 전개됩니다. 

첫 번째, 공예는 그 자체로 문화적 오브제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담론을 생성하는 메타문화의 원천입니다. 형태와 기법, 패턴, 이야기, 재료 등은 반복되고 변형되며 새로운 맥락에서 재탄생합니다. 공예는 단순한 전통 계승이나 물질 생산이 아니라, 자기 반영적이고 메타문화적이며 동시대적인 문화 실천입니다. 

두 번째, 속도를 미덕으로 삼는 사회에서 ‘느림’은 하나의 저항이자 회복의 전략입니다. 공예는 ‘슬로우 라이프’를 실천하는 감각적 행위이며, 자아와 타자, 인간과 세계를 느린 리듬으로 다시 연결하는 예술입니다. 

세 번째, 도나 해러웨이의 ‘친족 만들기kin-making’ 개념처럼, 공예는 오늘날 우리에게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물으며, 존재자들 간의 새로운 연결을 제안합니다. 흙과 나무, 섬유와 금속 같은 재료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의 친족적 관계를 맺는 감각적 매개체입니다. 인간만을 위한 편의와 소비를 넘어,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공예, 반려동물과의 교감, 비인간 존재와의 연결, 지구 환경에 대한 책임감까지 감싸 안는 확장된 돌봄의 실천입니다. 

마지막으로, 손의 기술이 공동의 리듬으로 확장되고, 하나의 작품이 아닌 하나의 관계망을 엮어가는 과정입니다. 물건을 만들면서 사람과 신뢰를 짓고, 기술을 전수하면서 기억과 정체성을 보존하며, 함께 손을 움직이며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하는 가능성입니다. 손으로 만들고, 함께 움직이며, 감각과 정서를 공유하는 창작 행위 들이야말로 ‘함께 만든다’는 행위가 단순한 생산을 넘어선, 하나의 사회적 실천임을 공감하는 장입니다. 


스페셜 전시로 기획된 현대자동차 Translocal Series나 성파 스님의 설치작품 등은 기존 공예의 범주를 확장하는 시도로 보입니다. 이런 교차적 기획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현대트랜스로컬시리즈의 첫 파트너로 청주공예비엔날레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지역 활성화와 예술의 다양성, 확장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협업은 섬유 공예와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춰 한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8인을 초청하여 신작 커미션과 연구 및 교류 프로그램으로 구성됩니다. 지역의 특수성과 초지역적인 가치를 아우르며 청주-뉴델리-멘체스터의 예술적 유산을 탐색하고 교류한다는 점에서 뜻깊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과 인도, 영국의 섬유 예술가와 큐레이터, 연구자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접하고, 풍부한 공예 유산과 장인 정신을 배우고, 섬유 예술의 동시대적 해석과 비전으로 상호 연결된 서사를 만드는 의미있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또한, 성파선예전 《명명백백》전은 비엔날레 전시 가운데 전혀 다른 차원의 예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3미터 폭에 100미터 한지가 공간 전체를 둘러싸고, 공간 안에 옻칠의 변화하는 색들과 별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한국 전통 공예에 대한 이해는 물론, 한국의 정서와 문화, 예술을 대변하는 웅장한 울림이 있습니다. 한지 한 장에 공과 색, 비움과 채움의 철학 뿐만 아니라 공예, 예술, 과학이 다 들어있습니다. 이런 교차적 기획은 전통과 현대, 동서양 융합 뿐만 아니라, 재료와 기법의 연구, 삶과 공동체, 문화의 근간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로 공예문화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10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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