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이시평(대한민국) 「일지 日誌 」 나무
2025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시평 작가의 「일지 日誌 」가 주목받고 있다. 나무와 금속의 화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이 작품은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시평 작가는 나무의 타닌 성분과 금속 철염의 자연스러운 화학반응을 창작의 핵심으로 활용했다. “나무는 부식된 금속의 녹물을 먹으면 까맣게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있다”며 “금속을 연필로, 목재를 도화지로 생각해서 그 위로 굴려 흔적을 남긴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깊이 있는 흑색은 단순한 착색이 아닌 두 재료 간의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 로 구현한다.
작품의 특징은 시각을 넘어선 청각적 경험이다. 금속 통 내부에 철가루를 넣어 관람객이 직접 굴릴 수 있도록 했으며, 움직임에 따른 소리를 통해 공감각적 감상이 가능하다.
작가는 “정지된 조형물과 달리 움직일 수 있는 요소와 청각적 요소를 통해 공감각적 감상을 개입시켰다”며 관람객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했다.
작품명 ‘일지’는 핵심 개념을 함축한다. 금속과 나무의 반복적 접촉이 시간의 층위를 쌓아가며 고유한 흔적을 남기는 과정이 일기를 써 내려가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심사위원들은 “전통적 재료의 물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 작업”이라며 “공예가 시간과 기록, 상호작용이라는 철학적 주제까지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은상키미에 이노(브라질·일본) 「Eclipse Moon Jar」 도자
일본 출신의 브라질 도자 작가가 한국의 달항아리 문화와 정서에 매료되어 문화적인 혼종 작품을 만들어냈다. 물레 성형을 통해 달항아리의 모양을 재현했고 끈기 있게 투각방식을 더해 은은하고 깊은 질감을 표현했다. 캄캄한 밤하늘 같은 어두운 캔버스 위에 흩뿌려진 은빛 점들은 일식의 짙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먼 별들을 상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