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5.10월호 | 칼럼/학술 ]

[에세이 ESSAY 10] 그릇이 된 생각들_ 에스프레소잔「 엄 지 」
  • 이현배 옹기장이
  • 등록 2025-10-31 11:02:59
기사수정

20세기(1901, 01, 01 ~ 1999, 12, 31)를 보내면서, 

21세기(2000, 01, 01 ~ )를 맞이하면서 커피가 득세하는 세상이 올 줄은 알았지만  ‘이/ 렇/ 게/ 까/ 지’ 될 줄은 몰랐다. 아무튼 IMF 국제금융시기(1997, 11, 22 ~ 2001, 08, 23)에 옹기로 양식기를 만들면서 덧붙인 것이 에스프레소잔이었다. 그래 별도로 이름하고자 하였다. 몸선을 가마에서 주저 앉은 항아리의 선을 세워서 잡았다. 일단 몸이 작아 깔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얕잡히지 않아야겠기에 비록 손잡이를 잡지만 다른 한 손이 받쳐 들어야만 하게 손잡이가 아슬아슬해야 했다. 그래 엄지손가락을 옮겼다. 그러면서도 미끄러지않도록 모양을 내준 오른손 엄지의 손톱으로 빗살을 새겼다. 그리고 ‘에스프레손잔 「손톱」’이라고 하였다가, 주위에서 야하다고 해싸서 「엄지」가 되었다. 마침 뉴욕에서 활동하는 화가께서 왔기에 영어로, ‘The’를 많이 넣어달라고 하여 ‘The espreso of the Thumb 「엄지」’ 다. 

이 에스프레소잔 「엄지」를 가지고 대구로 옹기전을 갔다. 




“초대합니다.            

엄지 The espreso of the Thumb                                  

우리의 수천 년 도자기 역사를 이어온 옹기, 그 전통옹기 중에 커피잔은 없었습니다. 다만 역한 기운을 밖으로 밀어내며 스스로 맛을 고를 줄 아는 옹기에 사는 삶과 커피까지 담아보자는 것입니다. 그래 이 시대의 사는 삶과 함께 호흡하고자 만들어진 게 이 에스프레소 커피잔입니다. 옹기장이는 엄지손가락의 손톱을 길게 한답니다. 그릇을 빚을 때 전(씨욱)을 잡기 위한 것이지요. 그래 그릇이 입술에 닿을 때 부드럽게 해준답니다. 그 엄지를 손잡이에 옮겼습니다. 손잡이의 빗살무늬는 손톱을 옮긴 것입니다. 왕림하시어 에스프레소 커피잔 「엄지」를 잡아 주신다면 이 옹기장이의 손을 잡아 주신 겁니다. 고맙습니다.


2001 년 3월 2 8 일  손내옹기공 이현배 드림



대구를 통해 지역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말하자면 이렇게 살기로 하면서 옹기일을 붙든 거, 그것을 지역적 삶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게 참 어려웠다. 옹기장이들이 ‘10리 안에서 흙과 나무를 찾아 옹기점을 꾸렸다’고 하는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차로 ‘1시간 거리면 되겠지’ 했다. 하여 전주까지를 시장으로 두고 1995년 3월 첫 옹기전에서 ‘10년을 보고 합니다’ 했다. 10년 동안 관계를 맺어가면 일을 안정적으로 꾸리겠지 했다. 그런데 그 10년이 되어가는데 서울이 아니면 옹기점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조바심이 났다. 그래 같은 전통문화도시로의 대구를 학습하여 지역문화의 가능성을 찾고 싶었다. 


사진. 필자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10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p>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세라55_사이드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전시더보기
월간세라믹스
도예마당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