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서

전통 목공예·칠공예의 정수를 한 권에 담다
박영규의 『조선 목공예·칠공예』, 203점 유물을 1,500여 장면으로 집대성
전통 목가구 연구의 권위자 박영규가 한국 목공예와 칠공예의 아름다움을 집대성한 『조선 목공예·칠공예』를 한문화사에서 출간했다. 1982년 『한국 전통목가구』, 2023년 『조선 목가구 정석』에 이어 40여 년간 이어온 전통 공예 연구의 결실이다.
이번 책은 생활공간에서 사용하는 소형 목공예품 130점과 칠공예품 73점, 총 203점을 엄선해 수록했다. 각 유물마다 6~8매의 상세 장면을 첨부해 총 1,500여 장면으로 구성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물관 진열장 너머로만 볼 수 있었던 유물들을 다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촬영했으며, 측면과 뒷면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저자는 유물의 외형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목재의 두께와 각 부위별 치수를 정확히 실측해 표기했다. 구조, 제작 기법, 문양, 금속 장석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전통 공예의 제작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스트로브 조명 기술을 익혀 촬영하고 포토샵 작업과 편집까지 담당해 유물의 질감과 색조를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 개론에서는 조선 목공예의 특성과 생활문화별 분류(선비·규방·수장·주방·제례·불교문화), 재료와 제작 기법, 금속 장석 등을 다룬다. 칠공예 부분에서는 옻칠의 종류, 건칠기와 목심칠기, 나전칠공예, 화각장공예의 특성과 제작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2부에서는 목공예품을 사랑방·규방·상자·함·주방·등촉· 제례·불교 조각으로, 칠공예품을 흑·주칠공예, 나전칠공예, 화각장공예로 분류해 각 유물을 분석한다. 3부는 목공예품의 실내 배치와 세부 명칭도를 수록했다.
저자는 “박물관 전시에서는 유물의 전면만을 볼 수 있어 형태나 문양의 연결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물의 사방면을 직접 촬영해 수록했다. 전통 장인의 재현품 제작, 현대 공예 작가의 디자인, 미술사학자의 연구 자료, 고미술 감정의 기준을 제공하고,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의 목공예는 인위적인 장식보다 자연 나뭇결을 살린 순수한 조형미가 특징이며, 나전칠공예 역시 사실적 표현보다 성글게 오려내어 단순한 가운데 무늬를 돋보이게 하는 미학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러한 한국 전통 공예의 미학을 현대에 전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규 지음 | 한문화사 | 544쪽 | 6만 6천 원

『영혼의 소리 도자기 연출법』
동양오행과 도자기 예술의 미래적 접목 시도
『영혼의 소리 도자기 연출법』은 도자기를 통해 인류의 운기運氣, 우주 생성 원리, 예술의 본질, 그리고 개인의 영혼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려는 독보적인 시도를 담아냈다. 이 책은 도자기를 연출하는 방식 자체가 사람과 삶과 복덕福德을 바꾸는 에너지적 과정임을 주장하며, 그 근거로 동양 고대 음양오행 철학과 태극설 그리고 ‘삼라만상 유지관리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운기 발현 도자기 연출법’이라는 독창적 이론체계를 완성하고, 이를 실용신안으로 다수 등록하였다. 『영혼의 소리 도자기 연출법』에서 소개하는 ‘운기 발현 도자기’는 ‘철학+회화+운세+소리+질감+소성 조건’의 종합적 응용이다.
이 책은 향후 인류 예술의 공예 전반에 걸쳐 새로운 사유를 던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소리와 빛에 이어 흙과 불을 통한 파동 예술의 세계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자기의 질감과 태도, 소성 온도, 유약의 두께, 그림의 배열 등 모든 요소가 음양의 흐름을 담고 있으며, 이것이 조화를 이룰 때 도자기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에너지를 품은 그릇, 곧 운명의 공진체共振體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오순 지음 | 도서출판 JMG | 280쪽 | 2만 3천 원
* 안효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아키비스트 추천도서

『미술, 마음, 뇌』
우리가 미술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신경과학과 미술을 종합해 들려준다. 뇌과학자인 저자가 빈 1900의 미술과 문화를 중심으로 탐구하며 미술과 과학이 서로를 풍성하게 하는 지점들을 찾아준다. 얼굴 처리 능력이 뛰어난 뇌 덕분에 인간은 오랜 시간 초상화에 주목했고, 예술의 모호함을 뇌가 처리하는 방식에서 ‘관람자의 몫’이나 애호가가 추앙하는 구체적인 모습이 흥미롭다.
에릭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프시케의 숲 | 280쪽 | 2만 2천 원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우리가 세상을 느끼는 데는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와 분자의 움직임이 있다. 이 작은 세상부터 바라보는 눈을 공유하는 저자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재료과학을 가르치는 화학자이다. 그의 관심은 시작점에 있던 이브 클랭의 작품 속 푸른 안료부터 작품 근접을 통제하는 붉은 벨벳 등 예술과 그 언저리까지 오간다. 과학으로 증명하는 감각의 풍요로운 세계는 제목만큼이나 서정적으로 읽힌다.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 미래의 창 | 368쪽 |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