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24. ~9. 29. 갤러리 인사1010 

나는 물질 간의 만남을 포착하여 물질, 형태, 공간 사이를 유영하는 조형 언어를 모색한다. 물질은 단순히 형태를 구성하는 재료를 넘어 조형적 확장을 추동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캐스팅용 자기 슬립에 다양한 부유성 물질을 첨가하여 새로운 시각적,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흙물 속에 부유하는 물질들은 유동성과 중력 사이를 오가며 긴밀하게 연결되고, 그렇게 쌓인 부유 물질들은 기물의 표면에 독특한 질감과 색채를 그려낸다. 물질이 부유하고, 응집하며, 고결되는 과정을 통해 형상이 기물로 완성된다. 기물의 형태는 이장 주입성형으로 구현한 이중 기벽 단위체를 건축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단위체의 반복과 조합으로 점차 확장되는 형상은 새로운 공간적 의미를 생성한다. 또한 내부에 빈 공간을 품은 이중 기벽의 구조는 내부와 외부라는 상이한 공간 질서를 동시에 구축한다. 때로는 기형vessel form으로, 때로는 조형물로 발현되는 사물은 도자라는 공예 장르가 물질과 공간을 새롭게 조직하는 하나의 매체로 작동함을 잘 보여준다. 

글∙사진.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