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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월호 | 칼럼/학술 ]

[소소담화44] SNS의 시대, 그릇을 어떻게 만들고 보여 주고 팔까 ?
  • 홍지수 공예평론, 미술학박사, 크래프트믹스 대표
  • 등록 2025-09-01 16:48:29
  • 수정 2025-09-01 16: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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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뉴욕타임스(NYT) 21일 자(현지시간) A섹션 23면에는 ‘오늘 점심 비빔밥 어때요?(How about Bibimbap for lunch today?)’라는 제목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2022년 10월, 미국 뉴욕 타임스 광고에는 비빔밥에 대한 소개 문구와 함께 뉴욕 32번가 한인타운 내 한국식당 17개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실렸다. 무한도전과 같은 인기 TV 예능 프로그램은 멕시코, 케냐, 북극까지 한식과 함께 출연자들을 보냈고 대한민국 배우 윤여정과 이서진이 출연한 <뜻밖의 여정>은 이국땅에 한국 분식집을 차렸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한식 세계화의 붐은 비빔밥·전통주 그리고 떡볶이를 내세워 만 5년간 140억을 투자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던 정부의 공은 아니다. 지금 세계는 치킨·라면·김밥·핫도그 등 비 ‘분식’에 홀릭 중이다.1) 여기에 칼국수, 닭볶음탕, 감자탕 등 서양인 기준 다소 맵고 자 극적인 음식을 비롯해 떡, 약과를 비롯한 할매니얼 디저트가 단짝맵짝 입맛 유행을 주도한다. 2024년 3월 미국 NBC는 미국 내 K-푸드 열풍을 보도했다. 김밥, 떡볶이, K- 라면은 미국의 대형마트에서 기성품으로 팔리고 있고 인터넷으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마저도 금방 품절되어 오래 입고를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 정국 등이 서울의 식당에서 떡볶이를 즐기고 팬덤에게 야식으로 라면을 먹는 모습을 SNS에 노출한 것이 확산에 일조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지금 입을 모아 K-푸드의 새로운 서막이 열렸다는데 동의한다.

분식류는 테이블 데코레이터, 식문화 코디네이터의 입장에서 예쁘게 상차림을 연출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대부분 가공식품의 형태로 간편하게, 빠르게 먹고 치우는 패스트푸드들이다. 단무지, 잘게 썬 깍두기나 김치 등으로 곁들임 찬 역시 간편하다. 컨셉추얼한 예쁜 연출을 시도하려면 여러 가지 동원 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아야 변형의 여지가 많은데, 원-푸드 음식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SNS에는 유리하다.

2010년대 중반 잡지, 광고 등의 부흥으로 푸드테이너 활동 영역이 확장되면서, 국내 테이블데코가 유행했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 요리와 푸드 스타일링을 공부한 전문가들이 대거 들어온 것도 이때다. 『쿠켄』, 『행복이 가득한 집』 그리고 방송에서 간단한 노하우로 손쉽게 테이블을 꾸밀 수 있는 방법(식기를 놓는 방법, 센터피스 활용법 등)을 소개했다. 테이블 위에 은은한 컬러의 테이블보를 덮고 싱그러운 꽃과 장식물을 포인트로 놓고서 자리마다 그릇을 크기별로 여럿 포개고, 냅킨, 참석자의 이름표 등으로 멋을 낸 상차림을 계절, 시즌별로 제안했다. 일본 테이블 데코 페어를 벤치마킹하여 한국도자재단에서는 <토야테이블웨어공모전> 을, <홈테이블데코페어>, <리빙디자인페어 > 등에서 식문화연출가, 디자이너들이 연출한 전시를 열었다. 이 전시가 소비자들에게 견본, 광고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전시, 메거진에 소개된 식기, 센터피스로 사용한 화병, 장신구, 조 명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미지가 만들어낸 쓰임의 제안, 교육효과가 국내 테이블웨어 제작과 판도 그리고 웰빙을 내세운 식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식문화는 시대와 사회적 변화에 따라 꾸준히 진화하기 마련이다. 한국의 식문화는 과거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감을 상징했던 식사 방식이었다. 특히 한 상을 차려놓고 주요리를 각자 덜고 반찬은 공유하는 방식이다. 점차 위생과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화되면서 1인용 위주로, 단품 요리 중심으로 다시 간편식(분식) 위주로 식문화가 바뀌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개인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국이나 찌개를 떠먹는 문화가 줄어들었다. 외식업계에서도 한 명씩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찌개와 국밥 형태의 메뉴가 늘어났고, 따로 덜어 먹는 문화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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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120억 달러(약 15조 원)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출처:중앙일보] https:// www.joongang.co.kr/article/25149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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