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분청문화박물관이 주최한 분청사기 학술대회가 지난 2024년 8월 30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조선 전기 관요 성립에 따른 흥양현 요업 변화를 주제로, 운대리 지역에서 발견된 전면 덤벙분장 분청사기의 역사적 성격을 밝혀내는 중요한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운대리는 고려시대 청자 가마와 조선시대 분청사기 가마가 밀집된 대규모 요장으로, 사적 제519호 및 전남기념물 제80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지역이다. 특히 운대리에서 생산된 전면 덤벙분장 분청사기는 자기의 표면 전체를 백토로 덮는 독특한 기술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도자기 양식을 보여준다.
학술대회에서는 박경자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감정위원의 기조 발표를 시작으로, 김경중(경기도자박물관), 안세진(고려대학교), 김윤희(국가유산청) 등 여러 연구자들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조선시대 초기 도자기의 변천 과정을 다루며, 분청사기에서 백자로의 이행을 분석하고, 특히 경기도 광주와 광주광역시 충효동의 가마터와 고흥 운대리 요장의 제작 양상을 비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목할 점은 고흥 운대리 요장의 전면 덤벙분장 분청사기가 백자로의 변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백자가 분청사기를 대체했지만, 운대리에서는 백자의 조형적 요소가 가미된 독특한 분청사기가 제작되었다. 이는 운대리 분청사기가 백자 생산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작품으로, 마지막 변천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고흥군은 이번 학술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 자료를 보완하여 학술총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고흥 운대리 지역의 도자기 역사에 대한 학문적 가치와 문화적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발굴 조사와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