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에 고(故) 권순형 도예가의 작품과 자료 4,471점이 기증됐다. 권순형의 차남 권용태씨로부터 기증된 작품들은 총 약 59억 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권순형은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작가로, 한국 현대 도예의 성립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은관문화훈장, 서울시문화상, 3·1문화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으며, 1992년 공예 분야 최초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에 임명된 후 2009년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도예 전공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하며 많은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이번에 기증된 ‘권순형 컬렉션’은 권순형의 학창 시절인 1940년대부터 2017년 작고하기 전까지의 생애를 망라한 작품과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도예 작품은 권순형이 미국에서 도예 작품을 처음 접한 1960년대부터 기술적 완성을 이룬 1990년대 중반 작품, 2000년대 작품까지 포함된다.
또한, 스케치, 도안, 제작 도구, 노트, 개인 도록, 인터뷰 영상, 사진과 필름 등 아카이브 자료는 1940년대에서 2010년대까지 아우르며, 권순형의 작품 세계는 물론 작가의 생애사, 한국 현대공예사, 당시의 생활사까지 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특히, 이번 기증에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권순형의 1950년대 작품도 포함되어 있어 한국 현대공예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56~1958년 김교만과 함께 운영했던 ‘KK디자인연구소’의 디자인 작품, 1959년 한국공예시범소 직원 시절 포스터, 같은 해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대학 연수 시절 수업 결과물이던 디자인 작품 등도 이번 기증에 포함되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기증받은 작품과 자료에 대한 등록 및 디지털화 작업을 마친 후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며, 기증 특별전도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