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클래식 악보, 실크스크린으로 찍어 낸 앨범, 은은한 색면이 혼재된 그릇들은 모두 장지원 작가의 경험의 산물이다. 그의 작품은 경험으로서의 예술에 근간을 이루며 순간의 감각에 의지한 채 즉흥적인 움직임으로 조직되기도, 때로는 치밀한 설계에 의해 짜임새를 갖추기도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무령왕릉의 벽돌 문양을 모티프로 삼아 연꽃, 엽전의 정형적 기형을 파스텔톤으로 구성하고, 각 모듈을 아크릴판으로 조립한 신작을 선보였다. 구성을 더한 건축의 체계를 적극적으로 차용해 각 층은 시지각적 호환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