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예주간 특별전 <흙과 금이 빚은 쉼>에서는 흙에 깃든 온화한 포용성과 금속이 띄는 결기의 속성을 조응시켜 ‘쉼’의 여운을 느껴보길 권했다. 진정욱 작가는 이지러지고, 기운 듯한 달항아리의 양감에 귀얄의 거친 운필로 압도하지 않는 편안함을 안긴다. 휘영청 떠오른 그의 달항아리 사이사이로 노병득 작가의 금속 소나무가 개입한다. 한겨울 서리를 이겨내는 상록성의 상징에 몰입한 작가는 무수한 두드림과 땜으로 섬세한 가지의 선들을 표현한다. 분청 달항아리의 담소한 심상과 솔잎의 녹청이 맞닿으며 이룬 사소한 장관으로 오행의 순리를 은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