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아트 런던(Ceramic Art London, CAL)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손꼽히는 도예 행사로, 매해 여러 작가와 관객을 이어주는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자리했던 센트럴세인트마틴을 떠나 켄싱턴 올림피아로 둥지를 옮기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작가와 관객이 직접 만나는 자리
세라믹 아트 런던은 영국도예가협회Craft Potters Association of Great Britain 주최로, 갤러리 등의 개입 없이 오롯이 작가 개인이 독립적으로 참여하는 행사이다. 작가별 작품 전시는 물론, 세라믹을 주제로 한 토크 세션, 핸드빌딩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만나볼 수 있다. CPA 소속의 행사 담당자 토비 브룬딘Toby Brundin은 작가에 의해 구성되고 작가를 위한 행사임을 강조한다. “영국도예가협회는 비영리 기관으로, 우리의 주된 목표는 도자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만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라믹 아트 런던은 이를 위한 주요 행사로, 작품 소개와 수익 창출의 장을 제공한다. 동일한 규모의 다른 아트 페어 행사에 비해 저렴한 참가비용을 받고 있으며, VIP 전용 공간, 케이터링 등 화려한 치장에 집중하기보다는 작가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관람객 증가, 판매 실적은 아쉬워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세라믹 아트 런던 방문객은 6,500명으로 지난해 5,500명에 비 1,000여 명이 증가했다. 또한 컨벤션 전문 공간인 올림피아 이벤트Olympia events에서 개최되어 이전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규모와 달리 작품 판매 실적은 기대와 달랐다는 것이 참여 작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주최 측은 영국 경제 침체의 장기화, 선거를 앞둔 대중의 소비심리 위축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관람객 아델하이드 페초바Adelheide Pechova는 “작품과 작가를 동시에 만날 수 있어 그들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기뻤다”며, “전시 부스 외 전반적인 공간에 대한 디자인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고도 말했다. 또한 소피 제프포드Sophie Jefford는 “기존 관념을 깨는 도자 작품의 흥미로운 형태와 자연적인 색조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의 발판 CAL: 다수의 한국 작가 참여
이번 세라믹 아트 런던에는 영국은 물론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자리했으며, 그중에서도 다수의 한국인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런던과 카디프 등 영국에서 활동 중인 김선, 김진의, 김재은, 유신혜, 이수빈 작가를 비롯해 일본을 기점으로 활동 중인 김덕희 작가, 한국에서 참여한 김소연, 송인호 작가 등이 작품을 선보였다.첫 해외 페어 참여였다는 김소연 작가는 이번 경험을 통해 두 가지 감상을 느꼈다고 말했다. “첫째로는 작가 스스로를 브랜드로 운영하는 법을 배웠다. 예를 들자면 홍보물 제작, SNS 콘텐츠 준비, 관세와 보험 처리 등 작업 이후의 업무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두 번째로는 관객의 태도가 한국과는 많이 달랐고, 그 안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관객 분들이 수줍어서인지 ‘예뻐요, 멋져요’ 같은 단편적이고 짧은 감상만을 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페어에서는 제 작품에 대한 감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줄뿐만 아니라, 작업 과정에의 고충에 공감해주기까지 했다”라며 “제작자, 향유자 모두 ‘사물’을 아끼는 마음을 공유한다는 사실에 큰 행복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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