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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월호 | 특집 ]

[특집] 차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_Ⅱ.주인장의 취향을 보여주는 티하우스, 산수화
  • 편집부
  • 등록 2022-09-02 12:07:17
  • 수정 2022-09-05 13: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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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SPECIAL FEATURE]

차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

.주인장의 취향을 보여주는 티하우스, 산수화


산수화 티하우스
서울 용산수 한남대로 20길 21-14 T.02.749.3138
H.www.sansuhwa.com

“나는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집중하는 데 주력한다”

한남동의 한 주택가. 이곳에 차와 차도구, 차 관련 전시를 독특한 방식으로 선보이며 눈길을 끄는 공간이 있다. 정혜주 대표가 지난 2014년도에 문을 연 티하우스이다. 티하우스 운영자, 전시기획자의 역할을 다방면으로 소화하며 차와 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산수화 정혜주 대표를 만났다.



산수화 전경

— 최근 서울 한남동, 연희동, 성수동의 차 전문점을 가보면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페 못지 않은 찻집이 동시대의 핵심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 전문가와 애호가 사이의 가교역할을 행하는 티하우스 운영자로써 차문화 시대를 어떻게 공감하십니까? 
3, 4년여 전부터 젊은 사람들의 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기 시작했어요. 오가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확실히 낮아졌고 티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2014년 산수화를 오픈할 때엔, 중국에 차가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았으니까요. 친한 손님들이 실제로 찻집을 오픈하기도 하고 찻집을 열기 위해 문의 주시는 분들도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매니아적이고 진입장벽이 높았다고 한다면 지금은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찻집도 다양해지고 사람들의 ‘차’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졌어요. 더 이상 ‘차’가 어른들의 놀이, 옛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현재 전시, 클래스, 차공간 중 ‘산수화’의 활약과 역량은 어느 정도 인지 궁금합니다.
어느 덧 8년 차입니다. 10월이 되면 9년차에 접어듭니다. 주인장과 독대하여 차를 시음하고 구입하는 다장의 형식이 아닌, 카페 형식의 찻집은 산수화가 거의 1세대입니다. 처음 찻집으로 해야하나, 카페로 해야하나 어떤 형식으로 불러야 할까 여러 고민 끝에 ‘티하우스’라는 단어를 붙일 정도로 방향을 제시해주는 찻집은 없었습니다.
손님들의 요청으로 티클래스를 시작했지만, 산수화의 프로그램들 대부분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이뤄집니다. 킨츠기 워크숍, 내추럴와인 워크숍, 바느질 워크숍, 요리수업과 티푸드 수업등 차와 관련이 있고 취향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예요.
2020년부터는 ‘밪 ; 낮과 밤을 합쳐 밪이라고 부릅니다’
이라는 전시공간을 오픈해, 찻자리를 가운데 둔 전시들을 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란 건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일도 불가능하구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취향이 비슷한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차를 즐길 수 있는 여러 공간들이 각자 자기의 이야기들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 비슷하고 뻔하다면 사람들의 애정은 금방 식어버리고 말 거 같아요.

— 처음 ‘산수화’가 만들어진 배경과 의도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차를 마셨습니다. 주변에 차를 즐기는 친구는 거의 없었어요. 그 나이에 무슨 차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죠. 왜 그럴까 보면, 차를 편안하게 마시고 차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차를 한다는 것은 곧 다도‘道’이고 ‘어렵다’는 생각부터 하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주인장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편하게 들어와 차를 마시며 차에 집중하기도 하고 혹은 차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은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차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면 차를 제대로 느낄 수 있고 그러면 차를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겁 없이 오픈하게 되었죠.

— 전시공간을 오픈해 동시대의 차도구 작가들을 소개해왔습니다. 공간의 인지도와 기획전시의 질적 명성이 높아지면서 공간을 매개로 지속적인 소통과 대외확장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차문화를 기반으로 기획된 곳이 더 많은 대중의 호응을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무언가를 엄청 계획하고 기획하기 보다 정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그것들을 소개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지금은 멋진 공간들도 많이 생기고 전문 큐레이터들와 차문화를 기반으로 기획된 곳도 많고 멋진 전시도 너무나 많이 생겼습니다. 오히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너무 잘하지만 조금씩 비슷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로가 지치지 않고, 대중들도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조금 고민이 필요한 때이긴 한 것 같습니다.  모두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타켓으로 하는 것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문화기획과 차 전문가로서 현시점에서 차문화 관련 분야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요.
좋은 부분들도 보이고 아쉬운 부분들도 보이지만 분명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만 옳다’ 고 이야기하는 폐쇄적인 차공간들이 차의 대중화를 막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차문화가 시대의 큰 관심사로 떠오른 지금, 저희는 각자의 분별력을 갖게 되었죠.

— 이 시대 차문화 속에서 차도구가 주요 컨텐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또한 차도구를 개발하는 도예가들은 어떤 노력이 있으면 좋을지 제언해주시기 바랍니다.
산수화에서는 다양한 작가의 다구들을 직접 사용해 차를 우려볼 수 있습니다. 손님들의 ‘경험치’가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죠. 그리고 이번에 재미있는 전시를 열었는데, 차문화의 주요 컨텐츠인 차도구를 확장한 전시입니다. 차를 우리는 데 필요한 다도구들이 아닌 차시, 받침, 차판, 다도구함 등 도구들을 도와주는 도구들의 전시입니다. 앞으로 매 년 하고 싶은 소재인데, 기능이 중요한 차호와 개완, 잔에 비해 그 외 도구들은 재료와 형태에 크게 제한받지 않는 것들이 있어 재미난 시도를 해볼 수 있어요. 우리는 차를 마시기 위해 다양한 직간접적인 도구들을 사용합니다. 차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쉼의 방식이고 유희의 놀이가 되기 때문이죠. 차도구를 개발하는 도예가님들께 제안드리고 싶은 건 사실 별로 없습니다. 차를 즐기시라! 정도입니다.

— 소장하고 있는 최애 차도구는 무엇입니까.
지금의 최애 차도구는 조장현 작가의 공도배입니다. 형태가 조금 특이한데요, 차호에서 우러난 차탕을 공도배로 옮길 때에, 꽃처럼 펼쳐진 상부로 원을 그리며 차탕을 붓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청자빛 위로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공기 중에 퍼지는 순간의 차향을 느끼는 것도 좋아합니다. 동그랗게 생긴 공도배의 하부는 따로 작은 찻잎이나 차 가루들을 모아 거름망의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 눈여겨보고 있는 차문화 트렌드가 있을까요.
티와 음식을 같이 페어링하는 차회 형식을 띤 곳들이나 행사들이 많아졌습니다. 요즘 차문화에서 가장 강력한 트렌드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차와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차회’라는 이름의 많은 이벤트들이 차보다 다른 곳에 중심이 가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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