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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월호 | 작가 리뷰 ]

이달의 작가 │ 생의 찬미 구세나
  • 편집부
  • 등록 2021-11-08 14:31:02
  • 수정 2021-11-09 10: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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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 생의 찬미 구세나

 

글.조은영 라흰갤러리 큐레이터 사진.라흰갤러리 제공

 

 

이번 개인전 에서 작가는 창작자로서 그가 지닌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특별한 공명을 일으키고자 한다. 구세나 작가가 ‘인생 만세’라는 이토록 담대한 기치를 내걸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팬데믹이 초래한 결핍된 상황이 존재에 대한 욕망을 배태했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그보다 작가는 실존적 인간이자 창작자로서 그가 쌓아온 작업의 의미를 냉정하게 찾고자 하였다.

구세나 作 「Black bird」2021

 

만물이 내게 묵시한 것
반신반인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거인 안타이오스를 제압한 일화는 그리스 신화가 전하 는 희대의 대결로 손꼽히곤 한다. 안타이오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아들로, 그가 어 머니인 대지에 발을 딛고 있는 한 지상에서는 그를 당해 낼 자가 없었다. 이 사실을 간 파한 헤라클레스는 안타이오스를 공중으로 번쩍 들어 올려 숨통을 끊어 놓았다고 한 다. 땅에 몸을 의지하고 흙내음을 맡을 때에야 힘을 얻는 안타이오스, 그는 곧 자연에 의탁함으로써 회복하는 인간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이 설화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즉 우리의 영육이 자연과 끊임없이 접촉해야만 되살아날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 준다.
인간 존재의 원천인 자연은 더욱이 모든 아름다움의 근원이자 예술적 영감의 초대자인 바, 하물며 예술가에게 있어 자연을 연구하는 것은 얼마나 긴요한 과업이랴. 이렇듯 자 연이 묵시한 것을 재현하는 일이 예술가의 몫이라면, 구세나 작가의 작업은 작은 것들 의 가치를 느릿한 호흡으로, 그러나 노련하게 통찰함으로써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도예를 전공한 그는 그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지를 활동 기반으 로 삼아, 자연물의 형태와 색상, 질감 등을 포착하여 왕성한 자연의 윤곽을 표현해왔다. 구 작가의 대표작인 레몬 형태의 스퀴저, 콜리플라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단지jug, 나 무 밑동의 모양을 살린 화병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해부의 정신으로 자연의 세부를 수집하고 분석해낸다.
이처럼 삼라만상에 대한 관찰을 착실하게 누적해온 작가이기에, 인간의 상상력이 다다 를 수 있는 한도는 그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자연 전체가 예술가의 것이라 는 열정은, 구 작가로 하여금 도예의 카테고리를 초월하여 하나의 독립체이자 창작자 로 서게 하였다. 그가 온기와 생명력을 가진 흙을 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재료에도 한계는 없다. 국내에서는 상업적인 영역으로 치부되기 마 련인 캐스팅casting을 자주 선택했던 까닭 역시, 경계선 이 불분명한 캐스팅 작업의 분야에서 하나의 장르를 구 축하기 위함이었다.

 

 

제 2막으로의 초대
지리멸렬한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구세나 작가가 생명 력을 전달하는 창작자로서 작업의 새 기틀을 닦고자 결 심했다면, 전은 그의 작업 세계에서 주 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남미의 축제를 연상시키듯 화 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작업의 이면에는, 시간을 초월하 여 기억되고자 하는, ‘불후의 울림’을 향한 욕구가 자리하 기 때문이다. 환언하자면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그는 단 하 나의 작품을 선보일지라도 커다란 공명을 일으키는 작 가, 작업과 함께 연륜과 관록을 쌓아가는 작가로 자리매 김하고자 한다.

 

_____이해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2021년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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