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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월호 | 특집 ]

[특집] 가정의 달, 오월을 제안하다/ 특집1) 선물의 의미
  • 편집부
  • 등록 2021-06-30 16:43:30
  • 수정 2024-07-23 17: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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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정의 달,

오월을 제안하다

 

우리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 있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매일 마주하는 가족과 곁에서 힘이 되어준 동료와 지인에게 넓은 의미의 마음의 은혜를
입는다. 소중한 이들에게 아직 보답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면 어버이날, 스승의 날, 어린이
날을 기회로 감사함을 표현해보자. 깊은 정과 사랑을 쌓을 5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선물과 의미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자.

 

특집 I

글.김진아 한향림옹기박물관 전시팀장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축하할 일도 많고, 감사할 일도 많은 달이다. 이렇게 특별한 날은 물론, 생일이나 개인적인 기념일에도 상대방을 생각하며 나름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고받는다. 선물이란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주는 행위나 그 물건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돌아오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발적으로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주는 사람도 즐거운 일이고, 받는 사람도 기쁨의 감정과 함께 경제적 이득도 얻게 되므로, 이 역시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선물은 대부분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하더라도 받는 이의 취향이나 필요여부에 따라 오히려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 애물단지가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엔 현금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받는 사람의 취향이나 필요도를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쉽게 준비할 수 있고, 받는 사람은 필요로 하는 물건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축하의 의미로 주는 축의금은 간편하면서도 유용한 선물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잘 반영되어 있는 한국의 선물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금을 선물하는 문화의 이면에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 현대인들의 모습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선물의 변천
선물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지만 선물의 종류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조선시대 과거를 보는 선비들에게 가장 많이 주던 선물은 연못 속에 두 마리의 오리가 그려진 그림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오리는 암수의 사이가 좋아 부부금슬을 나타내는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연못 속에 오리 두 마리가 그려진 그림은 유독 장원급제를 바라는 뜻으로 선물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오리를 뜻하는 한자인 압鴨자에 장원급제를 뜻하는 갑甲자가 들어있고, 연밥을 뜻하는 연과蓮顆는 과거에 잇달아 합격한다는 연과連科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었다. 두 개의 과거인 향시鄕試와 전시殿試에서 모두 장원급제하라는 뜻으로 주었던 이 그림은 과거에 합격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선비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준비한 희망과 용기를 주는 선물이었을 것이다. 요즘은 과거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고시를 치르기 전 수험생들에게 엿이나 찹쌀떡, 휴지, 볼펜 등 다양한 선물들을 주는 데, 이 역시 같은 의미에서 변형된 현대의 선물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렇게 꼭 물건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회들을 선물로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일상생활 속에서나 또는 여행지에서, 평소 해보고 싶었거나 혹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수강권이나 체험 쿠폰 등을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 선물의 형태가 사물의 범위를 넘어 시간과 기회라는 무형의 형태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처럼 선물의 종류나 형태는 바뀌었지만, 그 선물에 담긴 감사의 표현과 상대방을 향한 배려는 여전히 선물의 핵심이자 변하지 않는 가치일 것이다.

 

나만을 위한 작은 상
소반

소반은 식기를 옮기는 쟁반 또는 밥상, 찻상, 약상, 술상 등 좁은 공간에서 여러 용도로 쓰기에 편리한 작은 상이다. 상판과 다리는 구조 및 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를 사용하여 제작되며, 소반의 생산지나 상판모양, 다리모양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진다. 소반의 상판이나 다리에는 복福, 만卍자와 같이 복이나 길상을 상징하는 글자, 장수를 상징하는 넝쿨문양, 행복을 상징하는 박쥐문양 등 다양한 문양들을 새겨 장식한다, 소반은 크기도 작고 옮기기도 쉬워 공간 내 활용도가 높으며, 가벼워서 벽에 장식용으로 걸어둘 수도 있다.

선물의 핵심, 감사와 배려
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특히 선물 받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서로의 관계가 몇 배는 더 살갑게 느껴지도록 해준다. 그런데 아무리 배려가 담긴 선물이라고 할지라도 상대에게 쓸모없는 물건이 된다면 그 선물은 의미가 있을까?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는 부부가 고심하며 마련한 선물이 쓸모가 없어져버리는 상황이 그려진다. 부부는 각자가 소중히 여기는 시계와 긴 머리카락을 팔아 상대방의 머리빗과 시곗줄을 선물로 준비했지만, 정작 남편은 시곗줄이 필요가 없어졌고, 아내는 더 이상 많은 빗질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그들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준비한 선물이기에 각자에게 더 없이 소중한 것으로 남게 되었고,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아무리 쓸모없는 선물일지라도 서로에 대한 배려의 마음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배려가 담긴 선물은 미국의 소설 말고도 우리의 전통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새해 첫 보름날인 정월 대보름에는 무명실로 옷을 지어 입으면 길한 징조가 나타난다 하여 부인들끼리 무명실을 선물하는 풍속이 있었다. 여기서 무명실은 한 해 동안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만들어진 무명옷을 직접 선물하기보다는 새 옷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출 수 있도록 배려한 선물인 것이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옷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현금과 비슷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많은 종류의 실 가운데에서도 꼭 무명실을 선물한 이유는 새로 짓는 옷과 함께 옷을 입는 사람의 복을 빌어주는 마음이 담겼다는 점에서 현금과 확연히 다른 차이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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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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