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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2월호 | 특집 ]

특집1)외국 연구자의 한국미술·공예·도예 연구
  • 편집부
  • 등록 2021-03-02 15:09:36
  • 수정 2021-03-03 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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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시대의 미의식을 아카이빙한 자료집의 재발견

일제강점기, 공예에 대한 연구와 기록을 모아놓은 인쇄물은 공예계 역사를 그 이전으로 끌어올리는 사료가 된다. 그동안 한국 공예미술의 편린을 모아 거대한 조각보를 기워낸 자료집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가 될 수 있다. 당시 기록한 내용의 시각자료를 구성하고 조합해나가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특집은 시대의 미의식을 아카이빙한 자료집을 희귀도서와 단행본으로 분류하고, 전문가의 설명을 더했다. 그 흐름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직접 보기 힘든 자료를 끌어낸 기사를 흥미롭게 훑어가기를 바란다.

 

SPECIAL FEATURE I

외국 연구자의 한국미술·공예·도예 연구
글・사진. 김달진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진 때에 우리 미술을 되돌아보는 전시회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외국 연구자의 한국미술 연구>를 4월 24일까지 열며 단행본을 발간했다. 일반적으로, 한국미술사 통사를 한국인이 아닌 1929년 독일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가 쓴 『Geschichte der koreanischen Kunst 독문판』과 『History of Korean Art 영문판』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또한, 이 책이 74년이 지난 2003년 권영필 박사가 완역본을 펴냈다는 것과 우리나라 서화가들을 기록한 1928년 오세창의 『근역서화징』 보다 13년 앞서 1915년에 요일본인 시다 에이자부로가 『조선서화가열전』 펴냈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필자는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라는 말에 동감하였다. 한국미술의 위치를 국제적 시각에서 가늠하고 ‘안에서 밖으로’의 외적 확장에 치우쳐있던 과거에서 나아가 ‘밖에서 안으로’의 관점을 더해 한국사회의 내적 확장을 유도하려 했다. 조선시대 말부터 현대 단색화까지 한국미술을 연구하고 저술한 외국연구자(큐레이터 포함)의 인명정보와 연구결과가 이번 자료의 중심이다.
한국미술을 다룬 외국 연구자들의 단행본 및 번역본, 전시 팸플릿, 잡지기사, 사진 등 아카이브 100여 점과 원로 미술사가 4명의 인터뷰 영상이 나온다. 단행본은 외국연구자 16명의 성과 및 인터뷰 아카이브, 단행본 20권, 연속간행물에 수록된 내용을 발췌해서 26건, 외국연구자 목록 등 245쪽으로 구성했다.
한국미술사를 통사通史로 최초로 기술한 성 베네딕도회 신부이자 한국학자 안드레아스 에카르트Andreas Eckardt1884~1974의 『조선미술사Geschichte der koreanischen Kunst』1929, 민예운동가이자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의 조선미술에 대한 주요 개념을 피력한 초기원고 『조선의 미술朝鮮の美術』1922, 미국 조지아대학 교수 엘렌 프세티 코넌트Ellen P. Conant의 기획으로 해방이후 최초로 해외에서 개최된 <한국현대미술전Contemporary Korean Paintings>1958.2.25~3.22의 팸플릿 등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동시대에 활동 중인 영국박물관 아시아부 큐레이터 제인 포탈Jane Portal, 런던대학 SOAS 교수 샬롯 홀릭Charlotte horlyck, 미국 前 UCLA 교수 부르글린트 융만Burglind Jungmann, 미시건대학 교수 조앤 기Joan Kee, 일본 오타니대학 한국미술전공 준교수 키다 에미코喜多恵美子, 그리고 한국민중미술연구자 후루카와 미카古川美佳의 책도 한자리에 전시했다.

“동아시아 미술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빈 박람회에 있었던 일본 공예품 전시를 통해서였는데, 당시에는 ‘조선미술은 존재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질 정도로 조선미술에 입문할 수 있는 책이 적었다. 현존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조선미술에 관한 통사를 저술하는 것은 아직까지 아시아 언어나 유럽언어로 결코 시도된 적이 없다. 이를 달성하는 것이 『조선미술사』의 목적이며, 온 세계에 조선미술의 의미를 밝히고 알리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_ 안드레아스 에카르트, 독일 베네딕도회 신부·한국학자 / 『조선미술사Geschichte der koreanischen Kunst』1929중에서

“예술은 언제나 국경을 넘어 우리의 마음을 윤택하게 하여 준다. 예술의 나라에 있어서는 모두가 한 동포가 아닌가. … 선이란 무엇을 의미하고, 또 어떠한 마음을 안으로 표현하는 것인가? 색이 필연적으로 아름다운 색이라는 뜻을 갖는 것처럼, 선이라고 하면 바로 가느다란 선이라는 의미를 앞세운다. 형에 강함이 깃들어 있다면 선에는 적적함이 스며있다고 할 것이다. 이 민족처럼 곡선을 사랑한 민족은 다시 찾아볼 수 없지 않은가. 그 심정에서, 그 자연에서 그 건축에서 그 조각에서 그 음악에서 심지어는 일용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선이 흐르고 있다.”
_야나기 무네요시, 일본 민예운동가·미술평론가 / 「한국의 미술(上)-예술이 존재하는한 민족의 사멸은 없다」, 『신태양』 통권 제69호1958년 6월 중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외국인들이 일찍부터 우리 도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관련 단행본을 살펴보았다. 우리 박물관 소장품에 국한된 것을 먼저 밝힌다.

경질자기
HARD PASTE PORCELAIN: PART FIRST(ORIENTAL) 1910
필라델피아박물관 43쪽

저자인 에드윈 애틀리 바버Edwin Atlee Barber는 미국의 고고학자로, 『The Ancient Pottery of Colorado, Utah, Arizona and New Mexico』1876를 시작으로 총 15권의 도자 연구서를 집필한 20세기 미국 도자 연구 권위자 중 한 명이다. 경질자기는 그가 교장으로 재직했던 펜실베이니아박물관예술학교의 미술 교과서로 작성한 책이다. 2부가 1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책인 1부는 조선을 포함한 중국, 일본, 타이의 자기를, 2부는 미국과 유럽의 자기를 소개하고 있다. 조선 자기를 설명하는 내용에서는 조선 고유 자기인 분청사기의 색채, 중국 자기와의 유사성, 그리고 스테판 우튼 부셸 Stephen Wootton Bushell의 저서 『Oriental Ceramic Art』에서 분청사기를 서술할 때 미시마 자기Mishima Ware로 서술하여 서구에 잘못된 용어로 알려지게 된 유래를 적었다.

르블랑 한국도자기 컬렉션 도록
Catalogue of the Le Blond Collection of corean Pottery 1918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동양 도자기 전시로는 최초로 한국 도자기를 전시하면서 발간되었다. 도록의 서문은 이 박물관 건립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던 세실 스미스Cecil Smith1859~1944 초대 관장이 담당하였으며, 본문에는 중세문화 전문가이자 이태리 마욜리카majolica 도자기 전문가인 버나드 래컴Bernard Rackham1876~1964의 한국도자기 연구 논문이 수록되었다. 이 글에서 그는 고대사 및 일제강점기까지 한국의 역사시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양질의 도자기 유물이 보존될 수 있었던 주요 근거로 부장법副葬法을 들고 있다. 또한 한국 도자기가 중국과의 영향관계에 있으면서도 중국과는 다른 굽이 높은 기형, 전체면에 유약처리를 하면서도 용기 가장자리는 그대로 두는 방식, 식물 문양의 선호 등을 한국도자기만의 특성으로 정리하였다. 총 143점에 이르는 유물을 크게 1. 한국출토 도자기, 2. 출처가 불분명한 도자기, 3. 유입된 중국도자기로 분류하였고, 모든 유물에는 간략 소개를 더했다.

조선의 미술
1922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는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학자로, 한국미술의 특성과 가치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스무 차례에 걸친 조선답사와 조선백자의 수집 등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입장에서 기술하려고 했으며, 공예의 민중적 가치에 대해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선의 미술』은 조선미술에 대한 주요 미학개념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즉, 중국의 형태, 일본의 색에 대한 관심과 비교해서 조선미술을 선적인 요소로 해석했으며, 이에 대한 근거로 경주 성덕대왕신종의 <비천상>, 첨성대 등 고건축의 곡선, 목이 길고 가는 도자기의 모습에서 조선의 선을 읽어내고 있다. 또한,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사회적 상황과 반도라는 지형조건을 조선 미술의 특성요소로 해석함으로써 조선의 미를 ‘비애의 미悲哀美’라는 미학적 개념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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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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