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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월호 | 특집 ]

[특집] 전문가 3인에게 듣는 2020올해의 결산
  • 편집부
  • 등록 2020-12-29 17:24:52
  • 수정 2024-07-23 17: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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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전문가 3인에게 듣는
2020올해의 결산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마지막 달이다.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도예계에 유난히 많은 이슈와 변화가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2020년 한 해 동안 도예계에 일어난 주요 이슈들을 되돌아보 고, 눈앞으로 다가온 2021년 신축년의 새로운 계획을 구상해보기 바란다.

일시 2020년 11월 17일(화) 오후 7시
장소협찬  재단법인 아름지기 사옥
진행·정리 이연주 기자
사진 이수빈 기자
대담 최재일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본부장
       김대용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교수
       홍지수 공예평론가


당신에게 2020년은?
최:
진흥원에 온지 1년여가 되었다. 들어와서 일을 해보 니 행정적인 업무도 많고, 사업구조나 조직관리도 해야 하고, 대응도 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1년을 얘기해보면 공진원이 잘 수행해온 점을 잘 이어가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했다. 공예계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이곳에 왔는데 코로나로 이중삼중으로 대처방안과 준비를 해야 했다. 진행중인 사업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모두가 처음 준비하는 상황이 많았다. 나도, 조직도, 코로나 팬더믹의 상황이 처음이라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김: 학교도 이러한 상황이 처음이었다. 고프로 Gopro 액션카메라를 머리에 달고 수업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실기를 온라인으로 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어찌됐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니깐 대응했다. 근데 아이들은 유튜브와 인터넷을 통해 경험이 많다보니깐 기대하는 수준이 높았고, 선생님들은 어색해서 힘들었다. 1년 정도 하다보니깐 실기수업이라고 해도 이론적인 요소가 있어 적절히 배합하면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상황)이 올 수 있는 거다. 그래서 방법을 적절히 모색하고 조화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다른 선생님은 물레를 수업하는데, 학생들에게 보여지는 손의 각도가 중요하다며 카메라 4대를 달고 촬영을 한다.
홍: 지난 2월에 창궐한 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 그동안 맡은 기획전시 두 개가 취소됐다. 당시 엔 전시를 개최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곧 끝나겠지 했던 상황이 결국 가을까지 와서야 할 수 없는 상태임 을 알았다.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들에게 ‘몇 명이나 왔어요’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1년을 통째로 날린 기분이든다. 곳곳에서 언택트 시대, 코로나 시대가 가져온 변화를 이야기하려는 시대다. 그렇지만 코로나가 끝나도 이것으로 끝날까하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이 4차 혁명 시대로 가면서 녹여낼 변화들이 있다고 하는데, 교육도 미 러링 효과라든지, 전시장도 관객이 와서 표를 끊어야 하 고 그래야 집객이 되는데, 이런 방식이 아니라 유튜브나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갑자기 상황이 닥쳐서 시급히 해야 할 문제들이 되어버렸다. 우왕좌왕하는 각계각층이 보인다.

지난 한 해동안 도예계의 주요 변화는?
김:
그런데 막상 (상황에) 부딪히니깐 움직이게 된다. 전부터 학교는 인터넷 강의 준비를 요구했고, 우리 실기쪽 은 해당되지 않는 거라 생각했는데, 어차피 해야할 일이 였다면 그 시작점을 앞당겨준 것 같다. 학생들한테 정확 하게 전달해주기 위해서 한 시간에 끝낼 작업을 세네시 간에 걸쳐 작업하는 게 적응됐다. 물론 편집하는데 오래 걸렸지만, 과정과 결과 모두 재미있었다. 학생들에게는 집에서 따라할 수 있는 수업키트KIT를 개발해, 재료와 도구를 집으로 보내줬다. 손감각이라는 게 한번 잊어버 리면 회복하기 힘들어 계속 흙을 만지도록 했다. 집에서 화면(영상)을 보면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이 때 만든 작품들이 좋았다. 학교에서 시간에 쫓기며 작업 한 게 아니라 집에서 여유롭게 편하게 작업하다보니 결과물이 흥미롭게 나왔다.
홍: 강의를 하면서 느낀 건 학생들에게 교재가 없다는 점이다. 교재만 없는 게 아니라 텍스트도 없다. 공예분야 아카이빙이 오랫동안 부재한 탓이다.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칠때 보여주는 것과 시연하는 것은 다르다. 이것을 설명하는 텍스트가 없어 곤란함이 늘 있었다. 를 들면 해외공예교육 콘텐츠는 내용도 충실하지만 기획력도 좋다. 유투브의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말만든 콘텐츠들은 교육현장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들보다 학생들의 교육 에 유의할 수 있다는 자괴감도 든다. 정기적인 메일링을서비스하고, 학생뿐만 아니라 문화저변을 위해 콘텐츠를 확대운영한다. 학생들은 이미 이걸 접촉했다. 우리는 아직 이러한 콘텐츠를 개발할 경험도 없고, 인프라도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학교, 기관간의 협업으로 이러한 콘텐츠 운영개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최근 대학교육은 작가육성, 창작자를 위한 과정에만 집중되어 있다. 중간매개인력의 역할과 존재에 관한 관심, 육성이 뒷받침되었으면 좋겠다.
최: 제대로 된 콘텐츠와 아카이빙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공진원에서는 지난 3년간 공예매개인력 교육 을 통해 말씀하신 인력들을 배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도자재단,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청주공예비엔날 레, 새로생기는 공예박물관 등 지역과 여러 기관에 공예 팀이 있다. 중복되는 부분도 있고 실효성이 아쉬운 점도 있지만, DB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데이터 베이스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5개년 설계로 시작이 라도 한다면 성과가 있다고 본다. 공진원도 DB를 중요하 게 생각하고 있다. 이 부분은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서 기본적인 부분부터 제대로 설계하려고 한다.


홍: 각 기관이 공예데이터 베이스 확충 중요성을 느끼고 의지가 있다는 건 알고있다. 문제는 각 기관별 데이터 베이스 확충에 관한 정책과 행정이 작품의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자료는 급격히 디지털화 되어가는 속도 속에 서 빠르게 상실되고 있다. 중복되지 않아야 하고, 그 역할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 DB를 왜 모아야 하는가부터 접근해야 한다. 전문사서들이 생각하는 데이터베이스와 현장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데이터랑 다른 경우가 많 다. 그들에게 데이터 베이스란 책(단행본)을 기준으로 삼아, 연구자 큐레이터들은 사진, 브로셔, 엽서, 작품의 기록, 노트 등도 유용한 자료가 된다. 당대 누구와 사진 찍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한낱 사진에 불과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본인 선에서 다 버리거나 기증을 하는데, 현재로선 그 자료가 누구에게 어떻게 있는지 접근이 불가능하다. 영상자료는 더 심각하다. 각 기관은 DB를 어디까지 모으고, 분류하고 구분할 것인지 기준 을 어디에 둘 것인가 기초작업부터 고민해야 한다.

최: 데이터베이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 기관마 다 공예DB 관련된 사업을 하거나 준비하는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공예분야 관련 기관을 비롯해 협·단체, 작가 목소리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만들면 더욱 효과 적일 것이다. 왜 필요한지 얘기를 함께 나눠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김: 각 기관들마다 가진 데이터가 있고, 기관의 특징을 잘 파악한다면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분야가 많으니, 그걸 모으는 플랫폼의 역할이 있었으면 한다.
홍: 출판된 공식화된 자료들을 모으는 건 어렵지 않다. 비공식적인 자료들이 구하기가 어렵다. 1980~90년대에 많은 작은 모임, 동문전 등 관련 자료들은 거의 소실됐다. 이것들을 정리할 필요는 있다. 국내 한국현대도예를 기록한 서적은 ‘홍대 도예연구소’에서 1994년 발간한 책은 90년대에 멈춰있다. 이후 관련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 총체적인 문제다. 콘텐츠를 쓰는 사용자의 입장이 아니라, 후대를 위해 앞으로 다가올 친 구들을 위해서 이 문제는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다양한 시각을 위해서라도 유용하고 실질적인 사업지원책이 나왔으면 한다.
최: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다. 흩어진 데이터정보를 성격에 맞게 활용하면서 하나의 공공데이터가 되는 게 중요하다. 데이터를 모으는 일은 결국 공예계 전반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제라는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 학교에서 DB는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논문이나 자료를 찾기 위해 여러 소장처를 찾아다녀야 한다. 국회도서관이 논문을 모아서 관리하고, 자료를 공유했는데 점차 시스템이 번거롭게 변한 것 같다.
홍: 자료를 모으는 것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전문인력이 부재한다. 육성이 됐으면 좋겠다.
김:
아키스트Archist란 직종이 생겼고, 학생들이 이 직업 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올해 가장 좋았던 전시는?
김:
올해 가장 좋았던 건 내가 참여했던 전시이기도 한 <감각을 깨우는 물, 차> (2020.5.14.~8.1 갤러리로얄) 가 좋았다. 정용진 교수님 (국민대 금속공예과) 이 기획한 전시인데, 이 전시가 좋았던 것은 차에 대한 교육이었다. 하동의 호중거 차선생님을 모시고 차를 어떻게 마시는지 방법을 가르쳐주고 차도구를 만들도록 했다. 차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차를 알려주는 등 예전 방식과는 다르게 기획됐고, 기업체에서 차에 대한 관심이나 문화예술 홍보를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게 좋았다.
최: 올해 전시는 기획과 개최 자체가 쉽지 않았다. 공예 주간을 통해 여러 스팟에서 개최된 전시들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성수동에서 개최된 컨튜리뷰터스의 크래프트키오스크Craft Kiosk는 젊은 기획자들의 참신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였다. 온양민속박물관의 전시는 코로나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을 상황이었음에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멋진 공간과 기획의 과정이 고마운 전시다 .
홍: 어떤 전시가 가장 좋았냐는 질문을 받으면 곤란스럽다. 모든 전시가 각자 의미가 있지만, 코로나가 가져온 올 해 전시의 특징이 있다. 우선, 당연한 것이지만 유독 올해 전시는 공예매체 간 경계가 사라졌다. 그리고 공예기관 의 역할이 커졌다. 그만큼 표현이 다양해졌고, 기획도 다양한 주제가 보인다. 그러한 공예의 확장성을 ‘공예주간’ 이 여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최: 뒤늦게 기억이 난건데, 한정용의 연구결과물 전시였던 <흙과 유약> (2020.7.21~7.31 모노하 한남) 도 인상깊었다. 과정과 깊이가 보이는 전시였다. 그리고 앞으로의 도예전시의 흐름이 소지나 유약과 같은 재료의 물성이 충분히 묻어 나는 창작품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전시 였다.이인진 (2020.4.18~5.10 갤러리아트링크) , 원경환 (2020.10.9~10.26 서울일상) , 김재용의 <도넛 피어> (2020.3.25~4.26 학고재) 전시도 좋았다.
김: 소재의 집중. 이 역할을 제일 잘 해준 게 로에베 공예상이라고 본다. 로에베 수상작품을 보면 프로세스, 재료, 물질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보인다. 개념적인 것보다 공 예가 대중에게 보여줘야 할 것들을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 본질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김혜정 작가의 작업 이라고 생각한다.
홍: 로에베는 공예적인 오브제를 선호하는 것 같다. 최근 한국 현대 도예가 공예상품에 치우치는 것은 옳은 방향이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 상업갤러리에서 실험성 강한 공예 작업들보다 공예상품 내지 오브제를 초대전으로 여는 것을 많이 본다. 점점 한국공예전시가 실험성보다 상업화되어가는 면도 없지 않아 우려하고 있다.
김: 양극화되는 현상에 체감한다. 작품은 작품대로 팔리고, 식기는 식기대로 팔린다. 광주요, 이도, 한국도자기 등 잘 나가던 브랜드들이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 되면서 그 남은 부분을 작가들이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학생들하고 실험적인 일을 했는데, 입체 작업을 평면화하는 일을 시작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 안의 달항아리도 부담스러워지면서 벽으로 옮겨가보자 착안한 작업이다.

홍: 입체와 평면 언어가 다르다. 대부분 최근 공예의 표현이 벽으로 가는게 우리의 주거문화 아파트 중심이라 입체물을 놓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품내용에 따라 입체여야만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러한 다양성과 현실의 문제가 충동하는 것 같다. 저는 최근 본 전시 중 장소성, 일상성을 주제로 한 <소사로운>(2020.9.11~9.27 크래프트온더힐) 전이 흥미로웠다. 공간을 거실과 세면대로 정하고 꾸며놓은 컨셉이 좋았다. 최근 미술계의 중요한 개념인 일상성의 문제를 젊은 작가들이 모여 직접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 모든 작품들이 벽으로 간다기보다 일부분에 한한다. 대중에게 선보이는 무대가 스테이지에서 벽으로 이동함에 따라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에 공예트렌드페어 대학관 부스를 꽃으 로 꾸몄다. 행사가 끝나고 그 꽃으로 접시를 만들게 하면 재미있다. 접시로 꽃을 만들려면 어려운데, 꽃으로 암술, 수술, 씨앗도 나오고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다.
홍: 갤러리들은 예전보다 늘어났는데, 작가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다. 함께 작업하거나 협업할 수 있는 공간과 코로나로 기회가 줄고 더욱 중난이 됐다. 함께 작업하거나 협업할 수 있지만 코로나로 더욱 중난이 됐다. 그리고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많아졌지만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젊은 작가의 취업성 지원이 많고, 중견작가의 참여에는 나이제한 등으로 진입의 한계가 있다. 젊은 작가도 있고 나이든 작가도 있고, 멘토·멘티의 역할을 하는 작가들이 장르구분없이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최: 올해 초 클레이아크에 이강효 작가님이 비지팅 아지트로 입주해 젊은 작가와 함께 작업하한 모습은 정말 인 상적이었다.
홍: 다른 레지던시의 경우도 입주작가의 나이가 갈수록 어려진다. 클레이아크의 젊은 작가들이 자기 작업을 하 는 것도 좋지만 이강효 작가님처럼 경험많은 중진의 작 가들이 작업을 대하는 태도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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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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