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0.11월호 | 뉴스단신 ]

장인(The craftman)
  • 편집부
  • 등록 2020-12-01 23:11:36
  • 수정 2020-12-01 23:18:11
기사수정

 

유진경 목수 의 추천도서         
만드는 일이 곧 생각의 과정
장인(The craftman)

처음부터 쓰임새, 모양새, 단단한 짜임새까지 두루 사람을 위한 가구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매 작업 내내 그것을 살피는 일은 습관이 되었다. 그러하더라도 혹여 자기애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일년에 한 두 번 전시회를 통해 다른 사람의 평가를 구하기도 하지만 문제의 평가라는게 늘 아쉽기만 했다. 그래서 수 년 전 부터  기꺼이 예리한 시선과 담백한 어조의 비판자가 되어 줄 친구가 있었으면 했다. 그러려면 시선과 논조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개념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몇몇 뜻이 있는 작업자들이 모여 한 달에 한권 책을 읽고 세 시간 정도 토론하는 모임을 하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책 중 유일하게 두 번이나 읽고 토론했던 책이 바로 『장인』이다.
이 책은 작업 자들이 자타 작업에 대해 비평하기에 적당한 여러 가지를 개념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우선 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장인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일 하나하나를 무엇보다 잘 해내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 손과 머리, 기술과 표현, 실기와 예술이 분리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탐구하고 있다. 판도라와 헤파이토스, 아니말라보란스, 호모파베르 등 작업자의 결과물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선택과 일하는 과정 중 질문이 어떠한 결과로  나타나는지 등을 목수, 벽돌공, 의사, 리눅스 프로그래머 등등의 여러 사례로 설명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중세 스트라디바리우스 공방의 현악기가 세계적인 명품이지만 아쉽게도 스트라디바리우스 생존 시 만들어진 악기만이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부분이다. 도제식공방에서 그의 제자들이 스트라디바리우스 식으로 만든 악기가 수없이 많을 텐데 왜 이런 현상이 도래하는지 분석하는 부분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다 읽고 나면 손과 머리의 협력으로 무언가를 표현해내고, 작업과정 중 축적된 기술을 활용하여 더 좋은 무엇인가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때로 공감의 주억거림을 받은 듯 하게도 하고 조근 조근 담백한 비평을 해주는 현명한 친구를 만난 듯 하기도 하다.

리처드 세넷 지음 | 김홍식 옮김 | 21세기북스 | 25,000원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