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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월호 | 특집 ]

특집3) 코로나19를 통해 본 예술시장의 변화
  • 편집부
  • 등록 2020-11-09 10:15:40
  • 수정 2020-11-09 10: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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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III              
‘코로나19’를 통해 본 예술시장의 변화
글·사진. 노일환 솔루나 대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를 ‘팬데믹pandemic’ 으로 공식 선언하였다. 3월 20일 WHO 상황 보고서 기준으로 약 173개국 수십만 명의 확진 보고가 되었으며, 지리적으로도 전 세계를 포괄하고 있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은 모든 경제 활동에 제한을 불러왔으며 예술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로 시작된 ‘언택트Untact’ 시대는 기존 예술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를 맞이한 도자 산업의 다른 면모
미처 준비하지 못한 ‘코로나19’사태로 공예계는 온라인 시대에 연착륙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 특히 한국 도자 산업 의 근간이 되고 있는 대다수의 도예인들은 1~2인 위주의 소규 모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정한 수입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영세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도자 산업계는 급속한 변화와 위기를 겪으며 설자리와 살자리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환경은 도예계가 겪어온 어려움, 즉 생활과 창작, 노동, 성장 등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수작업이 작업과정 전반에 걸쳐있는 공예의 특성상 도자, 공예 분야는 온라인 판매가 무척 까다롭다. 기계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므로 일괄적인 모양과 색채, 크기를 유지하기 어렵다. 물론 석고 몰드를 제작해 일괄적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수요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중국, 동남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값싼 노 동력을 매개로 저비용 생산이 가능해져 국내 도자산업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 상태다.
언택트 시대로 가속화된 온라인 마켓은 급성장했다. 눈으로 보고 만지며 감성을 자극하고 판매가 이뤄지는 도자공예품은 고유한 물성으로 인해 도자작품/상품 판매라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도예인과 공예 관련 매개인력의 인력 풀 자체가 얇고 전문적 공예산업을 이끌어 가는 대응전략과 매뉴얼이 전무하기 때문에 그들의 경제적 타격은 엄청나다. 팬데믹 사태의 종식을 알 수 없는 현시점에서 수많은 도예인은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 오프라인 전시와 판매가 마련되더라도 심적, 경제적 타격은 오래갈 전 망이다. 정부가 내놓은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 지원 대책이 있지만, 생활고·경영난에 큰 도움이 힘든데다 당장의 피해와 상황만 모면한다면 경제활동과 예술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언택트 시대와 공예 시장의 사각지대
언택트 시대가 시작되며 예정된 국내외 전시가 취소되거나 온-오프on-off 라인을 통한 유통이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됐다. 가장 가깝게 전시품을 감상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전시회나 페어 등이 연기·취소되고, 수요가 적은 국내시장을 대체할 수 있었던 해외시장으로의 접근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틀리에 중심의 판매·유통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는 전시 혹은 페어를 통해 공예인과 소통하며 동시에 공예품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한된 소 비/매니아 층으로 한정된 고객이 상품을 체험하고, 감성을 느끼는 경험을 하는데, 모든 것이 멈춰선 만큼 유통·판매루트도 단절됐다. 일반 도자 상품은 수많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판매/제작자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 하고 있지만, 작가와 고객의 취향을 확실히 타는 전문 공예품은 플랫폼을 통해 홍보되는 타 상품 대비 잠재 고객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공예 산업 육성과 소비자층의 저변 확대를 위한 전문적인 온라인 사이트가 부족한 상황이다. 작가들과 분야 관련자 들은 IT기술에 취약한 직업군으로 스스로 상품을 홍보하기보다 한정된 특정 유통업자가 홍보/판매를 위해 만든 전시회, 이벤트 등을 통해 제한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로 인한 전반적 경기 약화로 고가 예술품 시장도 위축되었고, 초고가의 예술품을 선호하는 부유층의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 감소는 수요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주 수익원이 차단된 온라인, 오프라인 마켓이 직면한 현실은 더욱 가 혹하다.

위기가 전환이 되야
산업화 시대를 거쳐 인터넷 시대로 접어든 현재에도 도자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과 확장 중이다. 1인 가구 및 고령 인구로 인한 외로움, 고독감, 신·구세대 간의 문화 갈등 차이로 인한 소비 특성은 자신의 감성적 만족감, 행복감을 위한 소비로 나타나며 공예 시장에도 그 변화의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 국내 공예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도예산업은 식문화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감성소비 트렌드의 영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요즘 소비자는 가격 대비 기능 및 성능을 중시하던 가성비 추구 소비에서 가격 대비 만족감을 중시 하는 가심비價心比 추구 소비를 선호하는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적 가치 변화로 인한 마켓 트랜드는 가치적 소비와 감성적 즐거움을 주는 소비문화로 이어졌다. 단 하나 뿐인 나만의 기물로서, 공예품은 일상생활 속에 작은 예술품으로 즐거움과 가치를 안겨주며 젊은 세대에게는 유니크unique 한 감성소비품의 역할을 해준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공예산 업 위기를 개선하는 조그마한 초석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도자, 마켓에서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현장에서 느낀 소감을 바탕으로 도자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논하고자 한다.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O2O(online to offline) 구조로의 일시적인 체계 변경 필요
작품이나 상품을 온라인에서 검색 후, 구매 의향이 높은 고객에 한해 직접 방문 또는 안전하게 방역조치가 완료된 전시/판매 매장으로 안내하여 전문 큐레이터의 감성적 소구를 통한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공예전문 온라인 판매몰 구축
판매몰 구축을 통해 실생활 속에 공예품을 포트폴리오화해 이를 홍보하고 직접적 온라인몰 안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는 일반 공산 품과 차별화를 위해, 가격이 아닌 상품이 담고 있는 가치와 소구점訴求點 을 각 작품과 상품별로 설명해야 될 것이다.

온라인 사이트는 플랫폼화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모든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채널이 파편화되어서는 안 된다. 한 플랫폼에서 고객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유통에 대한 가격 정책과 질서 수립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가격질서의 파괴로 인한 작품/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형 온라인 쇼핑몰 또는 공예 유통 딜러(갤러리스트 포함)가 대량으로 선 구매 후, 시장에서 대량 판매로 가격을 파괴할 경우, 다수의 공예 전문 소호갤러리와 전문 사이트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의해 도자, 공예품 제작이 지배되고, 유통업자에 의해서 작 품/상품의 가격이 정형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온라인 판매 경 우 도자, 공예품에 적합한 최저가 구조는 제작자(작가) 및 유통업자가 합 의를 통한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온라인 시장 외 다양한 이벤트 기획 진행
예술시장에서 유독 공예분야의 ‘메세나 Mécénat ’운동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기업과 문화기획을 통해 공예작품을 소개하고 홍보하면서, 기업 구매 또는 기업 개인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기업 내 전시 문화공간 확보 및 미술/공예문화 교육을 실시하여 상생의 길로 걸어가며 잠재적 고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과 작가가 연계되고 유, 무형적으로 후원해 줄 수 있도록 유관기관의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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