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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월호 | 특집 ]

특집1)도자기 수복기법의 변천
  • 편집부
  • 등록 2020-10-06 11:29:00
  • 수정 2020-10-06 11: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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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도자 수리를 말하다

오랫동안 깨진 그릇은 고쳐 쓰지 않는 데에 방점을 찍어왔기 때문에 수리복원은 동떨어진 일이었다. 최근에는 수리문화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늘어나 기물 자체가 아니라 고쳐쓰는 경험이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고무적인 것은 다양한 삶의 가치를 인정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의 의미가 아닌 문제해결의 즐거움과 표현의 정체성을 찾아 수리복원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특집을 통해 도자수리 방식의 변천사와 방식, 태도 등을 통해 여러 가지 관점으로 수리하는 일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SPECIAL FEATURE I
도자기 수복기법의 변천
글. 김대영 차문화·고전 연구가

도자기는 그저 버려지지 않는다
도자로 된 기물은 다른 재질의 기물에 비해 만드는 것에 많은 비용과 인력을 들이게 된다. 일찍부터 도자기는 귀한 재화로 여겨졌으며, 민간에서도 널리 사용되던 목기나 금속기보다 더 귀중하게 취급되었다. 그런 까닭에 혹여 사용하다 파손이 되어도 바로 버려지는 법은 없었다. 수리하여 다시 쓰거나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사금파리 조각이라도 그 용도를 정해 사용하고는 했다. 파손된 도자기는 그것이 생활 잡기이든 귀중품이든 그 용도와 가치를 수복하기 위한 다양한 수리 방법이 고안되었다. 그리고 수리된 기물은 때때로 기호에 따라 본래의 기물 또는 그것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선호되기도 하였다.

도자기의 수복은 메우고 결합하는 것이다
도자기의 수복은 새거나 깨어진 기물을 메우고 결합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파손 부위를 메우고 붙이기 위한 재번조, 접착제를 활용한 접합, 리벳팅 혹은 싸거나 꿰매는 등의 결합법이 사용되었다. 고대 토기들을 확인해도 구멍이나 균열이 난 부위에 새롭게 점토를 덧발라 메우고 번조한 흔적, 파편들을 끈 같은 것으로 결합하기 위해 뚫은 천공흔, 옻을 바른 직물 등을 덧붙였던 흔적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수복의 기본은 이후 도자문화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소재와 기술의 발견을 통해 더욱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

도자기의 수복기법은 재번조, 접착제를 활용한 접합, 보충재를 활용한 결합으로 요약된다
재번조의 기법은 도자기의 파손 부위나 흠을 점토로 메우거나 유약을 다시 발라 다시 굽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수복기법이지만 동일한 번조환경을 맞추기 가 어려운 점이나 재번조 과정에서의 기물 파손과 같은 어려움이 있다.
접착제를 활용한 접합의 기법은 접착제를 이용해 파편을 접합하거나 토분 등을 함께 섞어 결손 부위를 채우는 것이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양한 접착제가 등장했다. 접착제로는 아교, 난백, 카제인 등과 같은 동물성 접착제를 비롯하여 식물의 수지와 같은 식물성 접착제 그리고 역청, 석회 등과 같은 무기 접착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천연 물질이 접착제로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레진, 에폭시 등의 새로운 합성접착제도 개발되었다. 여러 접착제 중 가장 오래 그리고 널리 사용된 접착제는 옻이다. 생옻 자체 또는 옻에 토분 등 의 다른 재료를 섞어 사용되었다. 특히 옻을 활용한 수복기법은 일본에서 단순 접합을 넘어 장식적 요소까지 추가된 킨츠쿠로이(金繕, 금선) 또는 킨츠기(金繼, 금계)라는 기법으로 성행하게 되었다.
보충재를 활용한 결합의 기법은 파편을 거멀못이나 끈(선)을 사용해 고정을 한다든지 파손부위를 보충재로 싸는 방법으로 보강을 하는 방법이다. 때때로는 결손부위를 다른 재질로 때우거나 끼워넣는 경우도 있다. 고정 내지 보강을 위한 보충재는 금, 은, 동, 주석 등의 다양한 금속이 주로 사용된다. 특히 중국에서 더욱 선호되고 발달하였다. 중국에서는 거멀못을 사용한 수복기법을 쥐츠( 鋦瓷 , 국자) 또는 쥐이( 鋦藝 , 국예)라 한다.

도자기 수복기법은 한중일 모두 공유했던 기술이었다
도자기를 수복하는 기법은 특정 국가의 개별 기술이기보다는 다양한 기법들이 한중일 삼국에 널리 전파되고 공유된 기술이었다. 앞에서 소개된 기본적 수복기법이 삼국 모두 유물 및 문헌들로 확인이 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다만 국가별 기법에 대한 선호의 차이와 그리고 기존의 타공예기술과의 결합으로 인해 일본과 중국에 있어서는 각자 특화된 수복기법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었다. 일본의 경우 옻을 활용한 장식적 기법을 바탕 으로 킨츠기가 도자기 수복기법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 양금 鑲金과 같은 화려한 금속장식에 대한 기호와 세공기술을 바탕으로 쥐츠가 중심이 된 금속을 활 용한 수복기법이 성행하게 되었다.


근대 이후 깨진 그릇을 터부시하게 되면서 도자기 수복기술이 실전失傳되었다
한국에서도 도자기 수복을 위한 전통적 기법들이 다양하게 사용되었던 것이 유물과 문헌을 통해 확인된다. 금선을 활용한 기법은 삼국시대에도 널리 사용되었으며 구연부와 같이 기물의 취약부분을 금은의 테두리를 씌우는 방법을 금구金口, 은구銀口라 하며 고려시대에 유행하였던 것이 많은 대접과 접시류 유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금속장식을 통한 기물 보강은 조선시대까지도 전승되었음을 『세종실록』의 기록 2 상에서도 확인이 된다. 거멀못을 활용한 수복의 예는 국내에서 많이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민가에 있어 장독 등을 수리할 때에는 근래까지도 널리 사용되었던 것을 익숙하게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기물 등에서는 주로 옻과 아교와 같은 접착제를 활용한 접합기법과 재번조가 선호가 되었다.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閨閤叢書』,서유구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이규경의 『오주서종 박물고변五洲書種博物考辨』 등의 문헌에서는 다양합 접착제의 종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오주서종박물고변』 에서는 또 재번조와 은사銀絲나 동사銅絲의 활용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 국내에서 도자기 수복에 대한 기록은 점차 사라졌다. 어느 시기인지 특정을 할 수는 없지만, 근대 이후 깨진 그릇에 대한 터부와 함께 도자기를 수리하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극소수 골동품이나 유물을 수복하기 위한 것을 제외한 민간의 도자기 수복의 기술은 실전되다시피 했다. 최근에서야 일본과 중국 특유의 기법들이 재차 유입이 되어 소수의 수복기술자들이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작가들에 있어서는 수복기술이 아닌 새로운 도자표현기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일본은 킨츠기 金継ぎ
일본에서도 다양한 도자기 수복기법이 전래되어 사용되었지만 특히 옻을 활용한 킨츠기 기법으로 특화되었다. 일본에서는 옻칠기법의 하나인 마키에 蒔絵 기법이 일찍부터 발달해 있었다. 옻을 활용한 장식기법인 마키에 기법이 도자기 수복기법으로 응용이 되면서 옻으로 보수한 도자기 위에 금분과 은분으로 장식을 가미하는 킨츠기가 등장하게 되었다. 킨츠기의 발달은 일본 차문화의 전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무사계층에 차문화가 전파가 되면서 다구의 수집과 완상의 열기가 높아졌고 당연 도자기의 가치도 급격히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도자기 즉 다구의 수복기법도 더욱 정교해지게 되었는데, 단순한 수복을 넘어 다인들의 높은 미적 수준을 충족시켜 줄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과 관련하여 도자기 수복에 대한 두 가지 알려진 일화가 존재한다. 『마황반다구기 馬蟥絆茶甌記 』란 기록에 의하면 무로마치시대 권력자였던 아시카가 요시마 사足利義政가 남송시대 용천요 청자완을 소유하고 있어, 균열이 생긴 청자완을 당시 원나라였던 중국에 보내 다시 같은 다완을 구해 보내던지 수리해줄 것을 요구했던 적이 있다. 원나라에서는 거멀못으로 다완을 수리하여 일본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로 인해 다완의 별명이 바코한 馬蟥絆이 되었다고 한다. 거멀못으로 수리한 것이 탐탁지 않았던 까닭인지 이후 다기를 수리하기 위한 새로운 기법을 고심하게 되면서 킨츠기가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금속 보충재를 활용한 기법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후쿠린 覆輪 이라 해서 천목天目다완에 금은의 테두리를 씌우는 기법은 널리 사용이 되고, 거멀못을 사용하는 기법도 카스가이도메 鎹留め 라고 해서 지금까지 수복기법으 로 전승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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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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