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기사
지나간 트렌드 읽기
글. 김태완 편집자문·전前 편집장
20년 전 도자 트렌드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차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다채로운 녹차잔이 등장했다. 응접실 혹은 책상 위에 잔과 거름기, 뚜껑 등 세가지 피스3pcs로 구성된 녹찻잔을 올리고 차를 우려 마시는 일은 나름 고상하게 시대문화를 향유하는 일부였다. 집안 인테리어 소품은 해외 여행에서 구입한 화려한 인형과 정교하게 장식된 금속잔, 티스푼 등 이국적이지만 천편일률적인 기념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마저도 생활에 여유 있는 집안 풍경이 그렇다. 대부분의 집에는 안방 문갑 위에 놓인 조악한 목조각 원앙 한 쌍이 전부였다.
지금은 어떨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개성 있는 생활공간과 소품을 원한다. 젊은 창작자들의 발칙한 상상력이 동원된 독특한 그릇을 사용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해외여행에서 현지의 기념품을 사오는 비효율적인 고리타분한 방식보다, 차라리 타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그것을 스마트한 매체에 담아 공유하는 것에서 삶의 의미와 만족을 찾는다.
오래된 기사 속 찻잔과 인형의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많은 것이 변해왔는데, 그토록 변하지 않는 한 가지다. 그것 때문에 마음 한 구석의 알알함이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