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n in
공예 제작자와 소비자를 잇는
2019공예매개인력양성 과정 참관기
정리_김기혜 기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하 진흥원 은 ‘2019공예매개인력양성’ 과정에 참여할 교육생을 모집, 8월 말부터 11월까지 이론 및 현장 강의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공예 큐레이터 20명 ’, ‘공예 머천다이저 25명 ’, ‘공예 에듀케이터 15명 ’ 세 분야로 나누어 모집 및 운영됐다. 지원 조건은 교육생의 공예 관련 분야 능력 강화 및 실무 적용을 목적으로 공예·미술·문화예술 관련 학부 졸업자 대상이었다 에듀케이터 분야의 경우 공예 관련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자로 제한. ‘2019공예매개인력양성’ 수행기관으로는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도자예술전공 이 선정돼 관련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했다. 올해 2회차를 맞이한 ‘공예매개인력양성’ 과정의 수업 내용과 후기를 직접 참가한 교육생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았다.
오리엔테이션 및 공통이론
박윤일 온다리빙 대표
공통이론 수업은 세계 공예의 현주소와 잠재적 가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와주었다. 1~3회차 강의는 3 개 분야 통합과정으로 교육생 전원이 함께 수업을 들었다. 오리엔테이션 후 진행된 첫 수업은 “공예는 취향의 역사이며, 보는 것이 아닌 경험하는 대상이다.”라는 최공호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님의 말씀이 인상 깊었다. 2회차에서는 이인범 교수님이 ‘공예 Craft ’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공예의 역사를 설명해 주셨다. 이어 ‘영상과 공예의 결합, 현실과 가상의 조합’이라는 흥미로운 내용과 함께 예술 생태계의 변화, 이미지 언어 Image Language 시대를 강조하신 서진석 전 백남준 미술관 관장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두 분의 강의를 통해 공예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전문 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3회차 공통이 론 수업에서는 공예 르네상스라는 타이틀로 전통 기술 과 디자인의 재유행, 예전 것을 다시 부흥 시킬 수 있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다양한 외국 사례들을 보여주며 설명해 주신 호주 공예웹진 편집장, 케빈 머레이 Kevin Murray 의 인상적인 강의가 진행됐다.
공예 큐레이터 과정
현예림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원
세 차례의 공통 강좌 후 공예 큐레이팅 이론 강의가 시작됐다. 4회차 수업을 맡아 진행해주신 장남원 이화여 자대학교박물관 관장님의 강의에서는 현재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더욱 흥미롭게 외국의 박물관 전시 사례를 실감나게 배울 수 있었다. 거친 공예 마켓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갤러리를 키워온 이원주 LVS 갤러리 대표님의 5회차 강의 또한 지루할 틈이 없이 매우 흥미로웠다. 한편 기대했던 하주연 젠틀 몬스터의 아트디렉터의 강의는 ‘공예 큐레이팅 이론’에 부합하는 컨텐츠보다는 ‘혁신’만을 주창하는 내용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7회차부터 진행된 현장강의는 실제 공간에서 큐레이팅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주연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사의 강의는 앞서 진행된 장남원 관장님의 강의에서 언급된 실제 이대 박물 관의 전시 기획 과정을 세밀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윤현상재 내 갤러리에서 진행된 최주연 부사장 님의 수업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강의 중 하나이다. 모두가 부정적인 시선을 내던지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스페이스 B-E라는 공간을 지켜내고 그 결과물 중 하나인 이정석 개인전을 바로 살펴볼 수 있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다. 청주공예 비엔날레 현장에서 진행된 안재영 예술감독님의 강의는 비엔날레 전시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있다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에서 즐거웠다. 다만 비엔날레 자체에 대한 아쉬움으로 공예 큐레이팅에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9회차와 그 후 이어졌던 실무 능력 향상 워크숍은 보조자로서 전시 참여만 해왔던 경험을 초월하여 주체적으 로 고심과 번뇌를 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2주 연속 발표와 이어지는 팀 프로젝트 전시는 공간대여, 설치, 전 체 리플렛이 지원되어 기획을 직접 할 수 있다는 설렘을 주었다. 다만 작품 대여료, 운송료, 보험 등 각종 비 용에 대한 별도 지원이 없다는 점과 6~7명의 인원이 모여 하나의 전시를 기획해야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 가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공예매개인력으로서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유익함은 부정할 수 없 을 것 같다.
공예 머천다이저 과정
박윤일 온다리빙 대표
공예 머천다이저 과정은 현재 홈 리빙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나에게 사업의 방향성을 재설정하도록 만들어 준 중요한 시간이었다. 공예 머천다이저 분야 교육생들만을 위한 본격적인 강의가 이뤄진 4회차 강의에서 는 이베이 코리아 브랜드 사업실의 MD분을 통해 머천 다이저의 업무를 이해하고 머천다이징의 개념과 시스 템, 절차적인 방법 등을 공부했다. 공예상품 머천다이저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어떤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성공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MD분이 실제 진행했던 다수의 국내 프로젝트를 채널별로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었다.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와 공예시장에 대한 주제로 진행된 이화여자대학교 이혜선 교수님의 강의는 요즘 화두 가 되고 있는 키워드인 ‘Z세대’에 대한 분석과 함께 국내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공예 시장 성공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6회차에 진행되었던 김&장 법률사무소 경제학 박사님의 강의에서는 ‘시장 경제하에서의 공예의 가치 결정과 소비 집단의 잠재력’이란 토픽 아래 한국 경제와 시장경제의 원리부터 상품의 가격 매기기, 기록 분석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 집단의 특성 파악 방법 등을 교육받았다.
첫 번째 현장 학습이 이루어졌던 잠원동 챕터원 에디트에서의 ‘라이프스타일 공예상품 플랫폼’ 강의는 동일한 리빙 업계 종사자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수업은 4층으로 구성된 감각적인 공간에서 200명이나 되는 작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진행됐다. 빠른 트렌드 변화 속에서 “물건만으로 승부하기 보단 느낌과 공간의 개념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는 구병준 대표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공예가와 개인 콜렉터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라이프스타일 공예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해서 획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이 인상 깊었다.
인사동 KCDF 갤러리숍에서의 두 번째 현장 학습은‘공예 문화 상품과 문화 콘텐츠의 활용’이 강의 주제였다. 국내 공예가들의 발전에 앞장서 다양한 서포트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KCDF에서 자체 운영 중인 갤러리 숍을 방문해 우수 공예품으로 선정된 작품들과 멋지게 큐레이팅된 다양한 공예 문화 상품들을 먼저 만나본 후 김지원 KDCF 팀장님의 강의가 진행됐다. 제품과 상품 그리고 문화상품간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 머천다이저로서 상품화 계획에 가장 고려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함께 논의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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