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문의 폭을 넓혀주는 광물 수집가
민자연사연구소
이지섭 소장
선명하고 생생한 색상, 예상치 못한 자연의 조합이 주는 즐거움, 도자재료에 유용한 물질을 공급해주는 광물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 보았다. 민자연사연구소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다양하고도 방대한 광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이지섭 소장이 30여년에 걸쳐 수집하면서 박물관을 표방하며 마련한 곳이다. 민자연사연구소 이름은 광물(Mineral)의 약자 M을 구성하는 의미에서 지었다. 전시장 속 블랙 스페이스로 구성한 이곳은 작은 핀조명이 하나하나 비추고 있는 광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잘 정돈된 전시장처럼 암석, 화석 등을 곳곳에 배치해 광물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또한 광물에 관심이 큰 동호인이나 분야 종사자들간의 연구·교류를 위한 만남도 주기적으로 마련된다.
도자의 모든 것은 흙에서 출발한다. 시작을 추적해보면 흙의 원류는 광물이다. 영역을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광물과 도자의 접점에 대해 그를 만나 견해를 물었다.
Q. 금속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광물 수집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1981년 출장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미국 자연사 박물관(미국 자연사 분야의 최대 규모박물관)에 들렸던 것이 광물 수집의 직접적인 동기였다. 지질관, 특히 J. P. Morgan 홀에 전시된 원석과 보석, 광물들의 아름답고 신비한 매력에 빠져 그때부터 광물을 수집하게 됐다.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덕에 광물에 대한 기본지식은 갖고 있었지만, 그 곳에서 만난 광물의 아름다움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근원적으로는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자연을 접하며 호기심 많은 소년으로 성장한 배경이 있음으로써 광물에 매료된게 아닐까 한다. 큰 비가 내리고 난 뒤, 집 앞 도랑에서 제법 반짝이는 돌들을 주워 모으기도 했다. 이후로 공부하랴 일하랴 잊고지낸 감성이 아름다운 광물과의 만남으로 되살아난 것 같다.
Q.광물은 어떻게 수집하고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나
A. 무엇보다 미적인 관점에서 ‘아름다운 것’이 수집 대상이 된다. 아름답다는 건 광물이나 도자기, 예술품이나 그 기준이 크게 다를 바 없다. 아름다운 색상, 균형감, 색상대비가 훌륭한 것, 흠집이 없는 완결함, 투명성, 광채 그리고 신기함과 신비함 등을 살핀다. 기하학적인 결정이 빼어난 광물이 우선수집된다는 게 예술품과 다른 광물의 미적 특성이다. 다음으로는 과학적, 즉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원소들의 화학물인 광물 속에 희귀한 원소들이나 지질학적 수수께끼를 풀어 줄 수 있는 열쇠가 되는 광물은 경쟁적 수집 대상이 된다.
수집하는 방법은 첫째, 산지에서 직접적인 채집 활동이다. 가장 바람직한 수집 방법으로 캐내고 발견하는 즐거움이 뒤따른다. 반면에 시간적 제약과 지질학적인 정보나 경험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법이다. 둘째는, 여행 전에 여행지의 광물에 관한 정보를 찾아 산지현지에서 구하는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셋째, 광물 전문 트레이드 쇼나 딜러를 통해 구입하는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수집가들 간에 맞교환하는 방법도 있다. 수집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어지는 안목이 필요하다. 초심자 수준으로 시작하면서 자연사 박물관에 들려 뛰어난 표본들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Q.민자연사연구소는 어떤 부분을 연구하는가.
A. 수집품을 어느 정도 모으고 난 다음 박물관 설립에 대해 고려해 봤다. 광물은 일반 수집품과는 달라, 과학이 들어있고 대중적 교양과학을 함양시킬 수 있는 매개체이다. 전시는 물론 연구 기능, 교육 역할을 갖춰야 한다. 박물관은 개인이 운영하기에는 안정적이지만,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국가가 운영하거나 규모있는 재단에서 운영한다. 스미소니언, 아메리카 자연사 박물관, 영국 자연사 박물관 등이 그 좋은 예다. 그래서 표본을 정비하고, 광물에 관련한 스토리텔링, 청소년이나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교육 자료를 연구 준비하는 연구소로 열게 되었다. 항시 개방은 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이나 관심가진 분들에게 약속(사전예약)에 의해 개방하고 있다. 물론 과천 과학관 등 외부에서 특별 전시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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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ㆍ정리_이연주 기자 사진_편집부, 민자연사연구소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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