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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월호 | 특집 ]

특집_문양으로 빚은 아름다움. 연리문練理紋: 3인 3색 인터뷰
  • 편집부
  • 등록 2019-01-07 16:17:56
  • 수정 2019-01-07 17: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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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문양으로 빚은 아름다움. 연리문練理紋:

3인 3색 인터뷰

 

연리문의 작업적 이유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다
윤상혁, 이주상, 홍지은

이연주 에디터


(왼쪽부터) 이주상, 홍지은, 윤상혁

저마다의 색과 단단한 색으로 켜켜이 쌓아가는 세 명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연리문의 세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고 각 작가의 취향과 관심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주목할 만한 성장세가 기대되는 윤상혁, 이주상, 홍지은 작가. 이들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작업에 대한 애정과 청년다운 열정으로 연리문 도자를 즐길 줄 아는 이들이다.


색을 쌓고 조합을 꿰는 흔적
윤상혁

Q. 작가 자신에 대한 소개부탁합니다.
공예가 윤상혁입니다. 공동작업장인 필동작업실을 운영하며 ´물성´과 ´흔적´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연리문 작업은 어떻게 착안하게 되었나?
장식적인 요소에 관심을 가졌는데, 형태와 유약 보다는 흙 자체에서 변화를 주고자 했다. 다양한 발색과 질감을 찾으려 했고, 자연스레 여러가지 흙을 겹치는 방법으로 이어오게 됐다.
Q. 제작과정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다루는 재료의 물성에 의해 발생하는 우연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흔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작업한다. 완벽히 통제되지 않는 물성에 의한 표현은 변화가 다채롭다는 점에서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한다. 물론 수많은 실패를 수반하는 과정이라 감내해야 할 고통이 뒤따른다는 부분에서 내면의 갈등이 크다.
Q. 최근 ‘트임기법’을 활용한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트임기법은 가열을 해 수축과 갈라짐으로 흙판의 표면을 장식하고, 이를 석고틀에 넣어 물레성형하는 방법으로 제작한다. 장식된 외피에서 물성에 의한 질감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내부에만 유약을 처리해 마감한다. 작업물에 기법, 크기 등으로 구분해 숫자를 부여하는데 트임기법이 주요한 006과 010 시리즈에 집중하고 있다.
Q. 연리문 표현에 있어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표면의 거친 질감인 것 같다. 트임기법에 의해 형성된 무늬들이 갈라지면서 생긴 굴곡과 결의 흔적이 남게 되는데, 손으로 들고 만졌을 때 촉각으로 전달되는 ´날 것´의 느낌이 살아있다.
Q. 제작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서로 다른 흙이 겹쳐지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수축률의 차이로 인해 기물자체가 갈라지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이는 흙의 습도, 수축률, 외부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 기인한다. 경험을 통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쌓여가고 있으나 매번 여러 요소들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기도하는 심정으로 작업한다.
Q. 전업작가로서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생존의 문제다. 제작자로서 작업도 해야하고 동시에 제품을 홍보하고 유통도 해야 하기에 역량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분을 잘 조율해 성과를 내는 사람을 보면 깊은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Q.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 도자사의 범위에서 연리문 도자가 존재했던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 맥락을 잇는 작가 혹은 작업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재료적인 대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여러 요소들이 현재보다 더욱 통제할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도 있었다고 본다. 현대에 와서 많은 난제들이 해결되서 지금은 연리문 작업들을 적잖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흙에 안료를 첨가해 단순히 색을 입히는 것을 넘어서 본질적인 변화를 시도해보고 싶다. 그에 따라 흙의 성질 변화를 깊이 모색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로 다른 재료의 어우러짐
이주상

Q. 작가 자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흙의 질감에 매력을 느껴 도자기를 강점으로 다양한 질감에 초점을 맞춰 작업을 하고 있는 공예 디자이너입니다. 현재 Jool Studio를 운영하고 있고, 첫번째 프로젝트로 연리문 기법을 활용한 테이블 웨어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연리문’ 작업이 갖는 매력은 무엇인가?
사실 처음 연리문을 접했던 건 우연에서 비롯된다. 색소지를 만들어 여러가지 샘플 작업으로 물레성형 하던 중 물레선을 따라 희미하게 색의 결이 나타나는 결과을 보게 됐다. 단순하고 평범한 손놀림을 통해 매번 다르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패턴에 흥미를 느껴 연리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Q. 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 작가나 외국 작가가 있나?
디자인의 방향성에 있어 선망하는 작가로 서정화 작가를 들 수 있다. 서정화 작가는 금속을 중심으로 타재료와 다양하게 혼합한 작업이 특징인데, 이러한 ‘합의 묘’를 추구하는 작업 방식은 흙을 다른 소재와 결합해 질감 대비를 나타내는 내가 지향하는 작업과도 유사한 것 같다.
Q. 제작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질감의 대비를 중요시 여긴다. 흙이라는 재료가 매력적인 이유는 흙에 따라, 어떤 유약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십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금속이나 목재, 혹은 가죽 등 다른 재료와 혼합한 질감 대비를 이루는 작업을 주로 선망해왔다. 하지만 내가 아직도 경험하지 못하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기에 흙이라는 소재에 조금 더 파고들고 싶다.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다른 작품과 차별성이 분명한 작가가 되고 싶다.
Q. 가장 대표적인 작품 「Marbling Cup with Brass Handle」에 대해 설명한다면?
고민도 가장 많이 하고 주위에 자문을 구해가며 진행한 작업이다. 기존의 연리문 작업에 손잡이를 만들려고 했는데, 연리문  자체만으로 개성이 강해 손잡이를 이질감없이 연결하기가 까다로웠다. 아쉽게도 컨셉으로 끝난 작업이지만 도자와 금속을 결합한 결과물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다음 작업 역시 다른 재질과 잘 어우러져 질감과 촉각적 다양성을 잇는 작업을 하고 싶다.
Q. 연리문 표현에 있어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물레 선을 따라 흩어지는 결무늬가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연리문 작업은 서로 다른 흙의 조합으로 패턴이 면으로 굵직하게 나타나지만 내 작업은 안료의 뭉침과 풀어짐을 반복해 짙고 옅은 자연스러운 결무늬가 드러난다. 이러한 무늬와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 안쪽 면은 광이 나는 유약으로 마감했고, 바깥 표면은 유약처리를 하지 않고 연마를 통해 흙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Q. 최근 연리문 도자와 그 맥락을 잇는 작가(혹은 작업)들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연리문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법이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과정들이 많다. 각개 흙반죽(꼬막)을 해줘야 하고 건조 과정 혹은 가마 안에서 갈라짐이 많아 공든탑이 무너지는 듯한 과정에 자주 놓인다. 정성스레 만들었는데 어떻게 될까 궁금하면서도 두렵고, 다음 작업을 해도 괜찮은지 겁을 내게 된다. 하지만 과감히 밀고 나가면 어떠한 결과라도 나올거라고 본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2019년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지난해 학부를 졸업하고 혼자 작업실을 마련한 뒤 세운 목표가 있는데, 3년 안에 공예트렌드페어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참여하기, 5년 내로 해외 시장 진출하기, 10년 내로 메종앤오브제 참여하기이다. 공예인으로서 메종앤오브제를 참여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고, 국내에서 세계로 진출하는 길을 3년,5년,10년의 주기로 막연하게 계획했다. <공예트렌드페어2018>에 참여를 시작으로 앞으로 추상적이었던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싶다.


다양한 컬러와 문양의 조합
홍지은

Q. 작가 자신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건국대학교에서 도자공예를 전공하고, 같은 학교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난해까지2014~2017 이천, 광주 한국도자재단에서 입주작가로 활동한 홍지은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서울여성공예센터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도자기법 중 연리문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것까진 아니지만, 남들이 흔하게 하지 않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두세 가지 흙을 섞어 다른 질감과 색상을 찾던 중 ‘연리문 도자’를 접하게 됐고, 기법을 익히기 위해 작업에 접목하게 됐다. ‘연리문 도자’는 전통기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과 색상의 조합, 작업적 방법에 따라 회화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많은 매력을 느꼈다.
Q. 본인의 작업에 영향을 준 작가가 있다면.
조일묵 선생님이다. 연리문 작업에 대한 동기부여는 아니었만 연리문 작업을 시작하던 시기에 여러 제작 기법을 찾아보며 조일묵 선생님의 작업을 많이 접했다. 조일묵 선생님 논문도 열심히 찾아서 마치 교과서처럼 여러 번 보기도 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리문이지만 전통기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특히 물레성형으로 제작하면서 뜯어지는 표면의 갈라짐 조차 하나의 무늬처럼 표현하는 데 감명을 받았다. 직접 만나뵌 적은 없지만 오랜 팬이다.
Q. 제작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
어떻게 하면 짜투리 흙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지 작업 시작부터 끝까지 고민하고 작업한다. 색이 혼합된 흙은 원래의 색으로 복구시킬 수 없을 뿐더러 작업에서 남은 (색이 섞여진)흙들이 쉽게 버려진다는 실상을 알게 되었고, 이를 활용한 공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짜투리 흙들은 액세서리 재료에 스며들거나 검은색처럼 어두운 계열의 색과 결합해 사용한다.
Q. 연리문 표현에 있어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작업에 3-4가지 색의 줄무늬 패턴이 많은데 색상의 보색대비를 이용해 패턴과 색상을 다르게 디자인한다. 완전한 보색은 아니지만 유사색 보다는 반대색을 사용함으로써 나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노력했고, 내가 좋아하는 무늬나 색감을 선명하고 강렬하게 나타나게 만들었다.
Q. 최근 작품외에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2013년에 작업한 「비오는 밤」 작품이다. 졸업 논문으로 만든 작품이자 연리문 작업을 시작한 초창기 작업인데,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연리문 무늬를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자유로웠다. 이 시기에 만든 작품들이 ‘밤하늘’ 연작 시리즈이다. 자연풍경의 감상을 색소지의 화려한 색감과 강렬한 문양으로 만들었다. 최근 작업을 보면 색상이나 패턴들이 정형화된 것 같은데, 5년전 작업들이 더 자유롭게 조형한 느낌이다. 지금도 틈틈이 작업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면 다시금 꺼내보곤 한다.
Q. 연리문은 공정이 까다로운데 제작과정에서 난제가 있다면?
건조 중 혹은 번조 중 생기는 갈라지는 현상이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연리문 작업은 서로 다른 점토를 결합하는 일이기 때문에 형태가 휘거나 갈라짐이 생길 여지가 많고 가마번조에서 파손율도 높은 편이다. 후배 작가들이 연리문 도자의 독특한 색감과 화려한 무늬에 흥미를 갖고 작업을 시작해보지만 복잡한 제작과정과 갈라짐, 파손 등 한계에 부딪히며 오래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다. 나 자신조차도 힘든 과정을 맞닥뜨리며 움츠러들게 된다. 하지만, 유약이 아닌 이질적인 태토의 결합으로 생기는 만들어지는 작업적 매력이 분명하고, 이것이 작업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Q. 앞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작업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 초창기 작품들이 근래 관심을 많이 받는 것을 보고 앞으로 가야 될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을 보다 확고하게 다지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자료와 생각을 토대로 새로운 시리즈로 개인전을 구상해 볼 계획이다.

 

이하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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