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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월호 | 특집 ]

[특집] 특별전 알랭 드 보통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예술
  • 편집부
  • 등록 2018-06-18 16:05:03
  • 수정 2024-07-23 17: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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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알랭 드 보통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예술

우리는 이번 특별전이 인간의 삶에서 공예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하는 대단히 야심찬 기획이 되길 원했다. 단지 훌륭하게 디자인된 오브제들을 진열하는 데 그치는 대신, 여러 창작자들에게 현실적으로 유용하면서도 인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말해주는 작품들을 창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의 출발점은 신뢰, 강인함, 우아함, 친절함, 평온함 등 인간에게 대단히 중요한 가치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한 일은 완전히 바보 같다고 할 정도로 단순했다. 창작자들에게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심리적 기능을 수행할 만한 작품을 의뢰한 것이다. 작가들이 할 일은 관람자에게 어떤 중요한 인간적 가치, 다른 이름으로 지칭하자면, 미덕을 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요구에 많은 이들이 당혹했지만, 재능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몇몇 작가들은 우리의 간결한 지시에 응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과 대담성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뛰어난 창작자들이 창조한 작품으로, 그들은 저마다 하나의 구체적인 가치와, 그 가치를 세상에 전파하기 위해 미술이란 매체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하여 깊은 사유를 보여주었다.
_ ‘알랭 드 보통과의 인터뷰’ 중에서 발췌


오늘날 우리는 자연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 하지만 그 이유는 자연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중요한 부분이라서가 아니라, 버림받은 자연이 우리의 경제체제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는 데 있다. 자연 그대로의 산과 시내, 꽃과 나무에 열광하는 마음은 방치와 소홀에 대한 보상심리이자, 우리가 자연과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가 예술과 문화에 표현된 자연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우리 자신의 삶과 환경에서 자연과 접촉할 방도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역설을 가든하다는 자신들의 전시에서 유희적으로 다룬다. 그들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갈망을 일으키는 동시에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우리는 자연과 마치 수줍은 연애를 하듯,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서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그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 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

오늘날 우리는 자연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 하지만 그 이유는 자연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중요한 부분이라서가 아니라, 버림받은 자연이 우리의 경제체제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는 데 있다. 자연 그대로의 산과 시내, 꽃과 나무에 열광하는 마음은 방치와 소홀에 대한 보상심리이자, 우리가 자연과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가 예술과 문화에 표현된 자연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우리 자신의 삶과 환경에서 자연과 접촉할 방도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역설을 가든하다는 자신들의 전시에서 유희적으로 다룬다. 그들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갈망을 일으키는 동시에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우리는 자연과 마치 수줍은 연애를 하듯,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서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그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 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숙함

문채훈은 우리에게 대화의 길을 터주려는 명백한 목적을 가진 가구 몇 점을 디자인했다. 얼마나 재치 있고 지혜로운 아이디어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품위 있는 대화를 나누는 데 있어 자신이 아무 문제가 없으며, 이를 위해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화는 그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이지 않은가? 그러나 사실, 정말 좋은 대화는 아주 드물게 발생한다. 이는 주로, 타인과 대화하는 법은 약간의 계획과 몇 가지 능력을 요하는 기술이라기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그 방법을 아는 타고난 재능이라는 낭만주의의 신화에 우리 사회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음식을 완전히 즉흥적으로 요리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식사하기 전이나 도중에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런 신중함이나 겸손함을 보이지 않는다. 좋은 대화를 한다는 건 이국의 도시에서 밤중에 아름다운 광장을 만난 것 마냥 우연하고 무작위한 일로 느껴진다. 다음날이 되면 다시 찾아가는 길이 확실히 떠오르지 않는다.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주는 공식적인 이야기는 우리의 진정한 모습에 관해서는 귀찮은 분량을 죄다 생략해버린다. 우리는 대개 창피를 당하거나 부적절한 경계심이나 불안을 조장하지 않을까 두려워 자신이 느끼는 것을 너무 과도하게 표출하지 않는다. 동료에 대한 질투, 실연의 아픔, 가족을 향한 진실한 애정, 창피한 습관과 작은 걱정거리, 엉뚱한 정치적 몽상 등……. 이 ‘평온한 침묵의 정국’은 논의석상에 오를 기회가 거의 없다. 우연히 좋은 대화를 접하기 전까지는. 좋은 대화란 음란하거나 비판적인 이야기를 솜씨 있게 피해가면서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억눌러온 감정과 생각들을 진심으로 수용하자고 서로 약속한 대화다. 어색한 대화의 원인은 소심함 탓이 크다. 우리는 속마음을 열어보이길 두려워 한다. 잘못하면 우리와 타인의 차이를 침소봉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강함만 드러내고, 우리의 성공만 자랑하고, 우리의 인습적인 주장만 늘어 놓아 다른 사람을 지루하게 만든다.

기억

사군자에서 대나무는 겨울(일본에서는 여름)의 정신을 상징한다. 하지만 대나무는 모든 계절을 나기 때문에 종종 소나무, 매화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라 불린다. 대나무는 군자의 모든 덕성을 갖춘 존재로 간주된다. 곧은 성정과 유연성을 겸비하였으며, 우아함과 강인함, 또는 음양의 조화도 완벽하다. 강한 바람이 불면 대나무는 바람과 함께 휘고, 바람이 그치면 다시 곧은 자세로 돌아온다. 역경이 닥쳤을 때 원래 자리를 지키며 굳게 버티는 대처 능력은 개인과 국가, 양 차원에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불완전함

우리는 완벽주의자들이다. 우리의 상상력은 향상된 삶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데 있어 달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고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훌륭한 각본을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와 집중력을 얻기 위해 먼저 그 각본을 상상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비결은 어느 정도 좋으면 만족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완벽주의자는 조금의 결점도 없어야만 취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약속시간에 늦으면 그날 저녁은 성공이 아니다, 차에 긁힌 자국이 있으면 즐거운 운전을 할 수 없다, 방이 어수선하면 내 집을 사랑할 수 없다……. 이것이 완벽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이다.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불완전한 것이 눈앞에 존재하면서도 아주 큰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지를 배워야 한다. 불완전함을 수용한다는 것은 죄책감이 줄어든, 약간 더 건강하고 너그러운 정신세계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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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내용은 월간도예 본지를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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