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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월호 | 특집 ]

여행, 관광, 기념품: 주체와 타자의 시선의 변증법
  • 편집부
  • 등록 2018-04-10 17:15:03
  • 수정 2018-04-11 09: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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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도자 관광기념상품의 향방

여행, 관광, 기념품: 주체와 타자의 시선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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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범 디자인 평론가

여행과 기념품

여행에서 기념품souvenir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기념품은 여행의 추억을 오래도록 붙들어두고 되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 여행은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근대 이전에는 그런 성격의 여행이 없었다. 과거의 여행은 종교적이거나 상업적 또는 군사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종교적 여행은 성지순례라는 형태를 띠었으며, 순례자들은 주로 성물聖物을 기념품으로 가져왔다. 상업적 여행은 교역을 위한 것이었기에 기념품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군사적 여행은 원정을 의미하며 원정에서의 기념품이란 곧 전리품이었다. 오늘날 각종 경기에서 상패로 주는 트로피trophy라는 것의 기원이 바로 전리품이며, 전쟁에서 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주는 훈장도 원래는 전장에서의 노획물빈번히 약탈에 의한을 대신하여 보상해주는 의미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물론 오늘날 감각으로 볼 때 군사적인 원정을 여행으로, 전리품을 기념품으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이것도 엄연히 여행의 일종이었고 그 부산물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적인 여행의 기원은 17~18세기 영국의 그랜드 투어Grand Tour이다. 그랜드 투어란 영국의 귀족 자제들이 유럽 대륙을 장기간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짧게는 1~2, 길게는 10~20년까지 이어졌던 그랜트 투어는 유학과 관광을 겸한 일종의 교양여행으로서, 뒤늦게 강대국의 지위에 오른 섬나라 영국이 유럽 대륙과의 문화적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귀족 자제들은 그랜드 투어를 마쳐야만 성인 귀족으로서 가문을 계승할 자격을 얻고 지배층으로서 공적인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랜드 투어의 대상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인데, 최종적인 목적지는 로마였다. 그랜드 투어가 영국보다 앞선 유럽 대륙의 문화를 배우려는 것이었던 만큼 여행의 주된 목표는 현지에서의 프랑스어와 이탈리어어 학습, 무도, 승마, 펜싱 수련, 유럽 왕족이나 귀족층 방문 등이었다. 물론 그랜드 투어에는 지도교사와 하인이 동반했고 돈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귀국할 때면 반드시 값비싼 이탈리아의 예술품을 구입하여 가지고 왔다고 한다. 이것이 곧 전리품이자 기념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괴테의 에세이집 이탈리아 기행이나 영화 전망 좋은 방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1985은 모두 그랜드 투어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그랜드 투어는 점차 독일이나 러시아, 미국의 상류층들에게까지 퍼져나갔고, 19세기 말에는 대중화되면서 오늘날 관광 여행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관광이란 매우 현대적인 형태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여행으로서의 관광 또는 관광으로서의 여행은 커다란 산업이 되었고 현대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대규모 여행과 관광은 18-19세기의 그랜드 투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에 대한 현대인들의 경험과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전통적인 공동체를 변화시켰으며 공동체들 사이에 새로운 상호작용을 촉발시켰다.

 

이하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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