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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월호 | 특집 ]

바른 네모의 아름다움, WM세라믹스튜디오
  • 편집부
  • 등록 2018-03-14 16:40:03
  • 수정 2018-03-14 18: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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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네모의 아름다움, WM세라믹스튜디오

 

김일완, 조미현 도예가


도자예술로의 평탄한 여러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로 다른 디자인 건축물이 펼쳐진다. 길을 따라 양쪽건물이 열병閱兵하듯이 서있는데, 순간 시야가 넓고 시원해진다. 그 아늑한 건물 사이로 뽐내지 않은 듯 낮게 펼쳐진 벽돌집 하나가 보인다. 네모난 상자를 툭툭 포개어놓은 듯 한 이곳은 김일완, 조미현 도예가 부부의 집. 두 사람을 위한 맞춤집으로 작업실과 살림집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가장 큰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1층은 공방으로 사용 중이고, 그 위로 보이는 새하얀 박스는 살림집이다. 굴뚝이 솟은 별채는 가마실로 외관이 모두 네모반듯한 모습이다. 기하학적인 형태와 점선면을 모티브로 하는 김일완, 조미현 작가의 작업을 분명하게 닮은 공간이다.
김일완 작가는 직선과 원형 등 기하학적인 형을 읽어내고, 일정한 패턴에 따라 구조를 이루는 조형물을 만든다. 조미현 작가는 점.선.면의 관계와 구조, 형태와 비율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두 사람은 2년 전 기본설계부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건축사무소에 직접 찾아가 작업적 성향과 작품을 프레젠테이션하며 공간적 측면 이외에 공간에 채워야 할 많은 것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넉넉하지 않은 자금으로 이들은 형에 맞는 준칙으로 대처해나갔다. 설계와 시공, 최소한의 마감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내부 마무리는 부부가 전부 직접 했다. “집을 짓는 동안 작업은 거의 못했어요. 건축에 직접 매달려서 하는 게 곧 돈을 버는 일이었거든요.” 김일완 작가는 그간 집을 지으며 생겨난 에피소드와 전문가 못지않은 정보력을 전하며 말했다. 흔하지 않은 외벽 벽돌 색감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게 가장 싼 벽돌이었어요.(웃음)” 라고 단박에 대답했다.
이 공간을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비밀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중정中庭이다. 건물 중앙에 위치한 작은 마당으로, ‘미음ㅁ’ 글자의 형태다. 이름도 자연스럽게 갤러리 미음ㅁ이 되었다. 가운데 뜰을 중심으로 작업실과 갤러리숍, 임대공간이 둘러싸고 있어 이곳은 통하는 동시에 머물 수 있는 곳이 된다. 중정은 조미현 작가가 직접 제안한 공간이다. 그의 작업적 모티브인 입체적인 도형을 공간의 핵으로서 발상했다. 그는 딸아이의 태명을 ‘네모’로 붙일 정도로 가장 좋아하는 도형이 네모라고 했다. 공간에 담긴 일련의 도형적 형태는 조미현 작가의 확실한 기호嗜好로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업실은 ‘기역ㄱ’자 모양으로 한 쪽은 중정으로 나가는 문이 있고, 맞은편은 가마실로 연결된다. 450여 평의 부지를 최대면적으로 활용해 더욱 멋있는 집을 지을 수도 있었지만 인간척도에 맞춰 낮고 겸허하게 만들었다. 굽은 인도를 따라 건물이 함께 포물선을 그리도록 작은 부분까지 정성을 들인 설계다. 작업실과 한 몸으로 붙어있는 2층 살림공간은 아담한 거실 하나, 부부방 하나, 아이 방 하나, 아이 방 하나가 자리한다. 현관을 지나 이 집의 동선이 제일 처음 열리는 곳은 긴 복도다. 아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는 이 복도 뿐만 아니라 거실, 계단, 마당 등 끊임없이 바뀐다. 거실은 하절기에 외부공간과 이어져 내외부를 이어주는 완충공간이 된다.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이 연출되는 갤러리 미음은 김일완 작가의 독특한 조형물이 곧 더해질 예정이다.
“2017년 1월 7일에 이사했어요.”
날짜를 또박또박 뱉어내는 말 속에 심혈을 기울인 공간임이 전해졌다. 부부는 결혼 후 내내 서울 갈현동에서 지내다가 지난해 이곳으로 내려왔다. 당시 지하 작업실은 살고 있던 아파트보다 넓은 규모였다. 주거환경보다 작업적 공간에 비중을 둔 모습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성향의 작업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강박 사고와 결벽증은 닮아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도예가 부부. 자칫, 완벽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면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본연에게 맞춰진 폭과 선, 그리고 길이 자연스러운 공간에 있어 소박한 감도로 전해진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김일완은 군산대학교 산업도예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개인전 5회 및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2012 제 13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특별상, 2013 제 10회 대한민국 현대도예공모전 은상을 수상했다. 현재 예스파크에서 갤러리 미음(WM세라믹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조미현은 충남대학교 산업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년 <공예의 발견>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디자인창의학과에 출강하고 있으며, 갤러리 미음(WM세라믹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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