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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8월호 | 특집 ]

여름담은 도자그릇
  • 편집부
  • 등록 2018-01-10 16:40:50
  • 수정 2018-01-10 16: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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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30도를 가뿐히 넘기는 무더운 여름, 아무리 얇은 옷이라도 몸에 부담스러워지는 날씨라면 꼭 찾게 되는 것이 찬 음식이다. 시원한 얼음물 한잔이라도 목구멍으로 넘길 땐 등줄기부터 오싹해지는 시원함이 잠시라도
찾아온다. 투명한 생김새가 얼음을 닮아서일까. 여름이 되면 유리잔부터 찾게 되는 것이 당연. 하지만 올 여름엔 유리컵 일색의 테이블을 조금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에 즐길 수 있는 갖가지 음청류와 간식들, 그리고 우리 도자기가 함께하는 풍경은 유리잔에 뒤지지 않는 청량함을 선사한다. 찬 음료를 담았을 때 유리잔 보다 천천히 식는 장점도 있어 오래도록 시원함을 느끼기에도 좋다.

이번호 특집에서는 여름날 즐기기 좋은 음청류와 그것을 담기에 좋은 우리도자기를 화보 형식으로 구성했다. 또한 탄산음료보다 훨씬 좋은 청량감으로 더위와 갈증을 풀어주는 ‘우리차 이야기’와 도예가의 손으로 빚은 ´우리 찻그릇에 담긴 문화’에 대한 관련 전문가의 글을 함께 소개한다.

윤석중 ‘붉은나무’ / 각손머그 2만원, 청화믹스 1만 6천원, 매트小 1만 5천원, 백자청화 에스프레소잔 8천원

 

도라지꽃차
여름이 한창인 7~8월에 들녘 곳곳이 피어있는 도라지꽃이 반갑다. 갈증과 해열에 좋은 도라지는 차로 끓여 마시면 찻물이 파란색으로 우러나 보기만해도 청량하다. 도라지를 더욱 시원하게 즐기고 싶다면 탄산수에 도라지청을 더해 에이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생맥산차
수삼과 오미자, 맥문동을 끓여 우려내는 것으로 <동의보감>에 ‘심장의 열을 내리고 폐를 맑게 한다’는 효능이 소개된다. 생맥산차는 더위에 지친 몸을 보호해주고 갈증해소에도 탁월하다. 특히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녹차식혜 그라니따
정월 무렵에 만들어먹던, 살얼음이 둥둥 떠 있던 식혜를 기억하는가. 추운 겨울 뜨끈한 아랫목에 앉아 달달하고 시원한 식혜를 마실 때의 짜릿한 기억을 여름으로 가져와보자.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내는 녹차식혜를 차갑게 살큼 얼리면 근사한 그라니따로 변신한다..

더치마끼아또, 더치다크비어
찬물로 한 방울씩 천천히 우려내 카페인이 적고 에스프레소와는 다른 커피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더치커피는 맥주와 함께 즐길 때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흡사 흑맥주와 비슷한 빛깔을 내는 더치다크비어. 은은하게 느껴지는 커피향이 맥주의 중후한 맛을 한껏 살려준다.

오르차타
오르차타는 불린 쌀에 아몬드와 각종 견과류, 라임과 계피를 첨가해 갈아 마시는 멕시칸 전통 쌀 음료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쌀음료와 맛이 비슷해 처음 접하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시원한 오르차타는 더운 여름 갈증해소에 효과적! 식사대용으로도 든든하다.

 

보리수단

 

갈증을 풀어주는 우리차 이야기

 

숨이 턱턱 차오르는 뜨거운 8월의 여름날! 갈증이 많이 나는 무더운 여름이면 우리는 시원한 청량음료를 찾게 된다. 흔히 청량음료는 탄산음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청량淸凉의 진의眞意는 맑고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음료라 하겠다. 땀을 많이 흘리는 더운 여름이면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인데 맛있고 건강한 음료로 보충하면 생기 넘치게 여름을 지낼 수 있다. 조상들이 즐기던 청량음료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도 함께 즐길 수는 없을까? 탄산음료, 주스 등에 한정되어 있는 음료에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과 청량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음료를 찾아보자.

다섯 가지 오묘한 맛, 오미자
청량음료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오미자를 들 수 있다. 오미자五味子는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열매로 고유한 붉은색과 산뜻한 신맛이 있어 그 색과 맛을 우려낸 즙액은 청량음료로 적당하다. 『동의보감』에는 오미자를 “열매의 껍질과 살을 달고 시며 씨의 속맛을 맵고 쓰고 전체로는 짠맛이 있어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을 모두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오미자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맛은 각각 다르게 몸에 작용을 하는데, 시고 짠맛은 간을 보호하고, 맵고 쓴맛은 폐를 보호하고, 단맛은 자궁에 좋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색이 곱고 산뜻한 맛이 좋아 청량음료로 으뜸의 재료이다. 중국 양대梁代의 본초학本草學에서 우리나라의 오미자가 제일 품질이 좋다고 하였다. 오미자국물을 만드는 방법에는 생오미자에 설탕을 동량 넣어 청을 만들어 희석해서 사용하는 방법과 마른 오미자를 찬물에 담가 우려낸 국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오미자 국물은 과일, 꽃, 떡 등을 띄워 만드는 다양한 화채의 기본 베이스가 된다.
1849년 『동국세시기』에 처음 기록되어 전해지는 화채花菜는 조선시대의 차가 쇠퇴하는 시기에 발달된 것으로 복숭아화채, 앵두화채, 배화채, 복분자화채, 장미화채, 진달래화채 등이 기록되어 있다.

여름에 나는 새콤달콤한 과일을 저며 설탕이나 꿀에 재워 맛과 색이 충분히 녹아나면 오미자 국물이나 꿀물에 담가 시원하게 마시던 화채는 과일의 맛과 향을 음료로 즐기던 조상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갈증해소에 즐겼던 갈수
『임원십육지』에 기록되어 있는 음료로 농축된 과일 중에 한약재 가루를 섞어 달이거나, 한약재에 넣어 꿀과 함께 달여서 마시는 음료로 오미갈수, 임금갈수, 모과갈수, 포도갈수 등이 있다. 오미자를 우린 물은 새콤한 산미가 있는데 끓여서 농축시키고 녹두를 갈아 가라앉힌 녹말과 꿀을 넣어 조린 후 시원한 물에 타서 마시는 오미갈수는 오미자의 산미는 감소하고 부드러운 녹두 녹말의 색과 맛이 어우러져 맛과 색이 일품이다. 또한 야생의 능금나무 열매인 임금은 신맛이 강하고 단단한 사과인데 이를 이용하여 임금 갈수를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임금을 깨끗이 씻어 얇게 저며서 찜통에 찐 다음 으깨서 꿀과 한약재 가루를 섞어 조려준다. 시원한 물에 타서 마시는 임금갈수는 사과의 향과 맛이 부드럽게 녹아있어 갈증을 없애준다. 신맛이 강한 임금을 부드럽게 음료로 즐길 수 있는 임금갈수는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 마시는 과즙과 차이가 있다. 오랫동안 전해져오지는 못한 음청류지만 과일 음료로 색과 향 맛이 손색이 없이 훌륭하다. 강판에 갈아서 만드는 과즙보다도 부드럽고 향기로운 임금갈수는 저장법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서 전해 내려온 비법 같다.

 

「나비다관」

  

우리 찻그릇의 미래

 

 이 글을 쓰면서 따져보니 도자기 입문한지 47년 차, 차를 알게 된지 37년, 제다를 한지 27년. 10년을 주기로 내 도자기 인생에 차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차는 그렇게 내 인생에 영향을 주고 동반자로서 여생까지도 함께 할 것 같다. 봄에 뾰족뾰족 돋아 오르는 새싹과 여름의 싱그러운 잎, 가을의 단아한 흰 꽃에서 그리고 겨울의 한파에 맞선 초록의 의지를 보여주는 차에 둘러싸인 환경. 아침 점심으로 그리고 손님이 올 때마다 차와 함께 시작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생활이니 가히 평생의 동반자라고 할 것이다.

본질을 뛰어넘은 그릇의 세계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그릇이 필요하다.그에 가장 적합하고 오랫동안 애용되어온 것이 도자기다. 지금까지 많은 재질의 그릇이 사용되어왔지만 도자 그릇만큼 차와 잘 어울리고 유용한 것이 없었다. 또 차의 다양한 요구에 가장 잘 수용해온 것이 도자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차의 역사만큼 도자기도 함께 발전해왔다. 단지 차를 담아내는 용기로서의 도자기가 아니라 차의 특질을 해치지 않고, 차의 온전한 향과 맛과 색을 담아내는 그릇인것이다. 또 차의 정신세계를 담아내는 도구였기에 오랜 세월 차와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도구는 문명을 만들고, 문화를 형성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차 문화는 다예茶藝를 탄생시켰고, 조선에서는 다례茶禮를 완성하였고 일본에서 다도茶道;teaism로 응축되었다. 그 궁극에서 다도는 그릇의 도가 되기도 하였다. 본질을 뛰어넘은 그릇의 세계를 구축한 것이다.차는 다른 문화와 만나는 창구 이렇듯 차와 도자기는 상생하면서 다도라는 미의 세계를 만들었으며, 다도를 통해 도자기는 다양한 이질 문화와 만나 차의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역할도 하게 되었다. 또한 다도를 통해 도자기와 익숙해진 차인들이 도자기의 주 구매층을 형성하면서 도자기는 더더욱 차와 가까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를 통한 문화가 형성된 한·중·일에서는 찻그릇의
매출이 커지면서, 보다 실용 위주의 작품을 하는 것에 비해 차 문화가 일천한 나라에서는 오브제적인 성향의 작업을 하고있는 것도 차 문화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릇이 음식을 담는 용기이지만, 단순히 담는 용도에서 음식을 돋보이게 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며, 식감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전통음식이 차 문화의 복
원을 통해 다시 태어나면서, 그를 받쳐줄 전통적인 그릇이 필요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현대적인 식생활에 맞는 그릇을 요구하고 있다. 음식문화를 받쳐주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전체 식문화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있다고 보겠다.

또 동양 꽃꽂이와 서양 꽃꽂이에 더하여 차실에 꽂는 꽃꽂이인 다화茶花 영역을 만들면서 화병의 용도는 다른 대접과 역할을 하게 되었다. 전형적인 꽃꽂이에서는 단지 꽂을 받쳐주는 역할에 불과하던 것이 화병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찻자리에서의 꽃꽂이는 단순한 화병의 역할이 아니라,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는 찻자리에
생명과 아름다운 분위기 연출을 통해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겸하는 중요한 위치인 것이다. 결국 차를 통해 다화라는 다른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된 것이다. 또한 차실의 조명을 고민하는 차인들에 의해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왔던 등잔에 대한 관심도 늘어가고 있어, 조명과의 연계도 이루게 되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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