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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월호 | 특집 ]

2017년, 월간도예가 주목하는 도예가 12인
  • 편집부
  • 등록 2018-01-09 19: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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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부에서는 새해를 맞아 최근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도예가들 중 남다른 창의적 예술 표현의지를 지니고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인물 12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지난 1, 2년간 새롭게 등장하면서 본지 편집부가 관심 있게 지켜봤던 작가들로 2017년을 맞은 우리 도예계의 새로운 움직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첨병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 한해 이들의 활약을 통해 우리 도예의 더 큰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김건영

지구 반대편 머나먼 타국, 미국에서의 유학과 레지던시 생활을 마치고 이제 비로소 진정한 홀로서기에 나선 도예가 김건영. 작년 한 해는 작가로서 세상에 나서기 전 자신을 정비하는 시간인 동시에 결혼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독립의 시간이었다. 지금은 가장 친한 친구 Jeni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Gard Clay Studio에 공간을 마련해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새 출발을 시작했다.
미국의 도예 잡지 Ceramics Monthly에서 주관하는 2016년 떠오르는 아티스트Emerging Artist로도 꼽힌 김건영 도예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작업하는 속도가 느려 때로는 한없이 뒤처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끊임없는 비교에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 속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꾸준하게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부정적인 마음들과 싸워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치지 않고 쌓아나가려는 노력이 지금의 그녀를 이렇게 빛나게 만들어주었다.

 

작가는 인간 내면의 미묘한 갈등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간의 내면은 복잡하고 미묘해서 우리 스스로 마음 상태와 감정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작가는 이런 특징이 인간의 불완전성과 연약함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주변 사람들, 어떤 상황, 책, 뉴스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상한 아이디어를 흙으로 옮겨온다. 사람의 형상으로 빚어진 흙은 다시 변형과 조합, 재배치를 통해 복잡한 내면세계를 표현한다. 「Dictator」라는 작품은 2015년 8월, 북한 목함지뢰 사건으로 부상당한 두 병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두 얼굴의 배치는 남북한의 관계와 그 사건을 접하는 우리들의 감정, 그리고 심리적 거리감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간의 파괴성과 연약함 사이의 간극을 표현하는 작가 김건영은 이제 작가로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와 도전을 줄 수 있는 기회들을 찾아 나선다. 올해는 단기간 다녀올 수 있는 레지던시나 워크숍 기회를 찾아 지원해볼 생각이라는 작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를 통해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기법들과 연구를 흙 작업에 적용해볼 계획도 있으니 올해는 더욱 바쁘고 부지런한 한 해가 될 것이다.

「Share-able」 2015

 

김동욱

 

도자기에는 형태에 맞는 색과 장식이 있다. 형태가 잘 드러나도록 외곽선을 다듬고, 형태에 맞는 색을 선택해 장식을 해야 한다. 김동욱 작가는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6일까지 KCDF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4번째 개인전을 맞는 그는 기존 작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화려한 색감으로 한국전통 기器 형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현재 한양여자대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퇴근 후와 주말, 방학 등을 이용해 작업에 전념하는 김동욱 작가. 학과장 업무와 강의 등 작업 외에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개인전을 준비하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지만, 작업에 대한 열정만큼은 부족함이 없다. 그의 작품은 도자의 기본 개념에 부합하는 형태와 작가만의 선을 동시에 보여준다.

대표작 「백자채색기器」는 도자기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형태(선)를 살리기 위해 색과 질감, 장식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작가는 옻칠, 칠보, 유리 공예 등 다양한 공예분야의 장점을 차용해 좀 더 과감한 형태와 색을 제시하고자 한다. 작품에 내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시각적인 효과에 집중하는 것이다.
김동욱 작가는 작가로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작업으로 더 많은 인정을 받길 원한다. 그 마음 안에는 작가이기 전에 교육자로서의 역할도 확실히 존재한다. 작가로서 작업을 지속하고, 스승으로서 경험과 기술들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도자 교육의 길을 제시하는 사람. 작가이자 교육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열정이 전해진다.

 

김상인

 

조선의 백자. 김상인은 조선의 미감을 중심으로 현대의 식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백자 그릇을 연구하는 도예가다.
우리네 부엌 식탁 위를 장식할 수 있는 「한송이 화병」 세트는 조선백자의 기법을 통해 매화, 각면, 누비, 화형의 4색 이야기를 담은 그릇이다. 이름 봄,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지조의 상징 매화, 군더더기 없이 시원스럽고 모던한 이미지의 각면, 누비이불을 모티브로 따뜻한 감성과 감촉의 재미를 더한 누비, 몸통 전체를 꽃잎으로 형상화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킨 화형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조합으로 세트를 구성, 상품화한 것이 인기가 좋다.

최근 식문화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백자 그릇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작가는 한국의 음식은 다양한 색감을 갖고 있어 화려한 그릇보다 단아한 백자가 음식의 미감을 살려준다고 전한다. 특히 그가 만들어낸 백자가 가지는 형태와 색은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룬다.

 

윤상혁

올해 초, 윤상혁은 대학 동문인 배세진, 이혜미 작가와 함께 서울 중구 필동에 ‘필동작업실’이라 이름 붙인 공동 작업실을 마련했다. 그곳에서 개인 작업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도예 강습을 병행하는 중이다.
윤상혁 작가는 우연적 표현 효과에 주목한다. 흙 재료의 물성에 의해 드러난 ‘무늬’는 발색이 다른 흙들을 겹쳐 한 덩어리를 만들고 트임 기법을 이용해 속살을 드러내면서 그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흙들이 어우러진 무늬를 만들고, 작가의 손짓에 조금씩 뒤틀리는 무늬들을 활용한 풍경을 그릇에 담아낸다. 이러한 ‘우연적’ 표현은 ‘필연적’이기도 하다. 무늬를 드러내게 하는 손짓과 그 무늬들의 구성에 작가의 명확한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연이 가져다주는 자연스러움과, 필연에 의한 의도성의 조화가 작가가 작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다.

 

「달 셋」 2016

 

 

윤주동

 

한국의 백자는 중국의 흙과 성질이 달라 큰 기물을 만들기 어렵지만 우리 조상들은 그릇 두 개를 엎어 큰 항아리를 만들어내는 재치와 지혜를 보였다. 윤주동 도예가는 이를 차용해 시작과 끝이 다른, 역동적인 변용의 모습을 표현해낸다. 작가의 대표작 「반달항아리」에서는 반씩 따로 만들어 두 개가 각각, 또 함께 조형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달항아리는 분리되고 합쳐지며 하나가 된다. 굽과 전의 형상만으로 무한히 확장하는 달항아리의 포용력이 놀랍기만 하다.
2016년 5월, 서울 인사동 포터리밈에서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낸 윤주동 도예가. 이전까지는 자주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홀로 작업에 전념하던 긴긴 시간을 품에 안고 세상 밖으로 더 한 발짝 나아간다. 그간 쌓아두었던 이야기가 많았던 탓일까. 작가는 작년에만 5개의 전시를 열었다. 이 기세를 이어 올해도 누구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

 

이윤희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다양한 오브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도예가 이윤희는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의 신진미술인으로 선정됐을 만큼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지난 6년간만 하더라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여러 아트페어를 통해 소개된 역량 있는 작가다.
작가는 2013년부터 시작된 벽 부조작업으로 이전의 3차원의 오브제에서 좀 더 깊은 스토리를 담은 작품으로 발전한다. 소녀와 해골, 도자 위에서 중첩되는 상반되는 이미지는 지옥을 거쳐 연옥과 천국으로 향하는 『신곡』의 이미지를 차용한다.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지옥과 연옥을 여행하는 단테가 연옥의 산에서 베아트리체에게 인도되어 천국으로 향하는 줄거리와는 달리 작가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세운다. 소녀가 불안과 욕망을 치유하고 안식처로 향하는 여정은 작가만의 새로운 ‘신곡’이라 할 수 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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