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에서 최종적으로 10점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국제공모전은 나이, 성별, 국적과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열린 참여의 장으로 세계 도예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이번호 특집에서는 <2017 국제공모전> 심사위원들이 말하는 공모전의 방향성과 견해, 수상작 심사평을 비롯하여 수상작가들이 말하는 작품 제작 과정 및 의도를 직접 들어봤다.
2017 국제공모전 심사위원들과의 만남
올해 제8회를 맞이하는 <2017 국제공모전>은 전 세계 역량 있는 신진작가와 기성작가의 참여를 유도하고 창의성, 예술성, 실험성의 경쟁을 통한 세계 도자 예술의 방향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2017 국제공모전>은 공고 결과 총 76개국 1,454명(팀원 포함 1,497명)으로부터 2,470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작품심사는 작품 이미지 심사와 실물작품 심사로 나뉘어 진행됐다. 1차 심사는 세계 각국 6명 심사위원의 온라인 심사로 진행됐다. 이후 최종 심사를 위해 별도로 선정된 5명의 국내외 심사위원 김홍희, 글렌 아담슨, 가츠코 토다테, 란티 트얀, 장수홍은 2017년 3월 27일부터 30일까지 최종 27개국 81명의 89점의 실물작품 심사를 위해 이천세계도자센터로 방문했다. 이들은 각각의 예술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시각적 언어를 두고 여러 가지의 견해를 상호 논의하며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긴장감 속에서 최종 상위권 10점을 선정했으며, 주요 수상작(대상 1점, 은상 2점, 동상 3점, 특별상 3점)을 발표했다. 월간도예 편집부는 5명의 심사위원들을 직접 만나 <2017 국제공모전>의 작품 선정 기준과 현재 세계 도예계의 흐름에 대해서 물어봤다.
Interview 1 <2017 국제공모전> 김홍희 심사위원장
Q 위원장님은 서울시립미술관장,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 경기도미술관장 등을 역임하셨고 역대 국제공모전 심사위원으로 활동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 <2017 국제공모전>에 심사위원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홍희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어느새 15년의 역사 속에서 제 9회를 맞았습니다. 동 비엔날레는 한국에서 유일한 도자비엔날레로 세계 도자예술의 현황과 도자 문화의 이슈들을 검토하고 미래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국제공모전 역시 막이 올랐습니다. 도예 발전의 기폭제로서 세계도예작가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도자예술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제 공모전에 대한 기대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최종심사위원, <200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동반 심포지엄 진행을 맡았던 인연이 있어 기쁜 마음으로 이번 공모전 심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그간 역대 국제공모전에서는 많은 해외작가들이 두각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출품된 나라별 작품경향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홍희 올해 공모전에는 76개국에서 1,454명 지원자의 2,470점이 접수됐습니다. 1차 심사인 온라인 심사에서 26개국 84명 작가의 93점이 선정됐고, 지역별로 보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29명 작가의 34점이, 미주, 유럽, 호주 등에서 55명의 59점이 출품 됐습니다. 예년에 비해 입선작이 많이 줄고 대규모 설치나 실험작이 다소 적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도 있고 수준 있는 작품들이 눈에 띄어 반가웠습니다. 또한 전통 기물 이외에 조각적 오브제, 설치, 영상, 사진을 활용한 평면 작품, 3D프린터 등 다양한 장르와 기법의 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총체적으로 볼 때 전통 실용도자와 현대 조형도자가 균형 있게 공존하면서 서로의 경계를 흐리는 동시에 양 영역을 확장시키는 현대 도자의 현주소를 예증하였습니다.
Interview 2 <2017 국제공모전> 글렌 아담슨Glenn Adamson 심사위원
Q 지난해 『공예로 생각하기』 한국어판 번역본으로 한국의 공예인들을 먼저 만났습니다. <2017 국제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렌 아담슨 한국을 방문한 건 처음이지만 무척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2017 국제공모전>에서 저서에서 언급한 주제의 작품들과 창의성 있는 작품들을 관찰하는 것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저서인 『공예로 생각하기』가 한국어로 번역이 되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많은 작가들이 제 저서에 논의된 주제들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Q 올해 출품된 나라별 작품경향 또는 트렌드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글렌 아담슨 유럽은 매우 실험적인 경향의 작품이 많았고,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위해 조사를 많이 한 경향이 보였으며, 한국과 일본 작가의 경우는 높은 수준의 전통 도자 기술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나라별 경향은 학교 교육을 통해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Q 해외 작가들과 비교해 한국 작가들의 작품 성향과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또한 이번 공모전 심사를 통해 본 한국 도예에 대한 인상이 궁금합니다.
글렌 아담슨 해외 작품과 비교를 했을 때, 한국 작가의 작품들은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기에 각기 다른 나라에 살고 있을지라도, 다른 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보고 어떤 나라의 작가가 만든 작품인지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2017 국제공모전 수상자&심사위원 인터뷰
<2017 국제공모전>은 올해로 8회를 맞이했다.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해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문화의 양상 역시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현대 미술의 변화 역시 순수미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향, 퍼포먼스, 영상(비디오), 디자인 등 인접 예술 장르들과 교섭 및 이동 속에서 예술적 에너지를 교환함으로서 상호간 영향을 주고받았다. 예술의 카테고리 안에 존재하는 전통 도자예술의 경계 역시 사라진지 오래다.
「튜브조형물Tube Sculpture」 W100 × H140, Tube Sculpture, 2014
대상
토비욘 크바스보TorbjoernKvasboTorbjørnKvasbø, 노르웨이
노르웨이 베나비드 거주 및 활동
심사평
김홍희 토비욘 크바스보의 「튜브 조형물Tube Sculpture」은 이번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인 만큼 탁월한 조형성과 예술성을 보유하고 있다. 테라코타와 유약을 사용하고 가마에서 번조한 도예임에도 불구하고 도예 본연의 경지를 넘어서며 현대도예의 입지를 예증하고 있다.
심사위원과의 인터뷰 중
Q 가츠코 토다테 ‘튜브’를 구성 요소로 사용한 아이디어가 참신한데, 튜브 형태를 적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토비욘 크바스보 이 작품은 나의 예술이 나의 존재와 어떻게 엮여 있는지와 내가 세계에 속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흘러가는 모든 것은 튜브를 통하여 운반된다. 호수에서 물을 끌어올려 수력발전소 터빈으로 공급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튜브부터 몸 속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극히 작고 섬세한 모세혈관 튜브에 이르기까지 모든 크기의 다양한 튜브가 있다...... 튜브를 우리 삶의 가장 근본적인 상태로 만들면서. (칼 오베 고르의 <나의 투쟁>에서 인용)
Q 가츠코 토다테 항상 큰 규모의 작품을 만드나? 작은 작품을 만들 때와는 어떤 다른 작업방법이 적용되나?
A 토비욘 크바스보 도예를 시작한 이래 나는 작품의 크기를 나의 능력의 한계까지 확대시켜왔다. 나는 지금도 대규모 형태를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사용하는 점토와 함께 가장 중요한 요소로써 나의 몸과 내가 일하는 공간과의 대화에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실험하고 있다. 커다란 벽면에 장착된 점토 압출 성형기를 사용하여 파이프 형판을 통하여 점토를 손으로 누른다. 점토는 부드럽고 가소성이 있다. 압출성형기에서 바로 점토를 떼어내어 내가 원하는 형태를 빚는다. 단순히, 꺼칠하게 재빨리 파이프 모듈의 모형을 떠서 거의 동일한 모듈로 구성되는 하나의 구조물로 만든다. 수십 년에 걸쳐 터득한 시간에 대한 감각, 오랜 수련과 반복적인 작업, 시행착오, 알맞은 점토의 농도와 가소성으로 적합한 작업을 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백색음유Whitepoeming」 W120 × D80 × H25, Whitepoeming, 2016
금상
심사평
장수홍 누군가 도자를 ‘결빙된 불꽃’이라 했던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손끝으로 가만히 그릇을 쓰다듬어 보면 반투명한 얇은 기벽을 통하여 손가락 그림자가 살짝 비친다. 너무 얇아서 으스러질까 두렵지만 포슬린답게 기벽은 충분히 견고하다. 기벽이 얇아 조각도의 놀림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심사위원과의 인터뷰 중
Q 장수홍 동아시아 백자 특히 조선백자는 거의 고유 명사로 불리는데, 이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나? 또한 어떤 차별성을 띄고 있나?
A 조원재 「백색음유」는 단순하고 절제된 형태에 세밀하게 나열된 깎기 기법으로 제작되어 조선백자의 아름다움과 일련의 맥락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조선백자의 형태나 장식의 사례를 직접적으로 응용하지는 않았다. 조선백자가 당시대의 철학적, 사회적 신념과 이상의 구체화를 위한 절실한 노력의 결과였다면, 「백색음유」는 이 시대의 기술과 조형성을 탐구해 백자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보고자 시도한 작업의 결과이다. 저는 오늘날의 도예가로서 제 작업 조건에서 작품 안에 저를 은밀히 투영하며 지속적으로 연마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 「백색음유」를 제작했다.
Q 장수홍 순도 높은 백자소지의 뛰어난 투명성을 언급하였다. 앞으로도 이 특성을 계속 살리고 싶은가?(아니면 오히려 백자소지의 강고함을 강조하여 기벽을 두껍게 하고 조각을 더 깊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A 조원재 「백색음유」의 주제로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던 초기에는 극단적으로 얇은 두께의 기벽을 갖은 백자 기물 위에 깎기 기법을 적용하여 빛이 투광성이 강조된 작품을 제작했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백색도가 높은 백자 기물에 깎기 기법을 통해 드러나는 그 자체의 빛과 그림자의 어우러짐을 더욱 주목해 「백색음유」를 제작했다. 현재는 다양한 표면 처리 방식, 서로 다른 기물의 두께나 형태, 그리고 소지의 순도 변화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많은 조형적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일련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