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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월호 | 특집 ]

청화백자의 재조명
  • 편집부
  • 등록 2018-01-02 14:41:15
  • 수정 2018-01-02 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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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매화 대나무 새무늬 항아리白磁 靑畫 梅鳥竹文 壺」 높이 16.5cm, 조선 15∼16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제170호오른쪽 「항아리白磁 壺」 높이 25.0cm, 조선 15∼16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 청화백자의 미감美感

 

3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조선청화靑畫, 푸른빛에 물들다> 기획전2014.9.30∼11.16은 유럽·일본·중국의 청화백자와 구별되는 조선 청화백자의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조선청화의 시작에서 끝까지를 한눈에 살피고 현재로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도록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마련된 전시였다.

<조선청화靑畫, 푸른빛에 물들다>전을 기획하면서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에 있는 조선시대 청화백자는 모두 살핀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작품들을 주로 전시 했지만, 조선 청화백자 전체를 다루는 맥락에서 빠져서는 안 될 작품들은 최대한 실견하고 최대한 빌려서 전시했다.

전시의 구상 단계부터 가장 신경 쓰였던 것은 17∼18세기 이후 유럽·일본·중국의 무역도자가 공유하는 압도적인 화려함을 떠올릴 때 조선 청화백자가 고립과 쇠락의 이미지로 비치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었다. 또한 전시 마지막에 ‘현대에 살아 숨 쉬는 청화백자의 미감’ 코너를 꾸밀 때는, 지금까지 살펴본 조선청화가 현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는 것이 전시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의의라고 생각하여, 작품 선정에 있어 생각이 많았다.

전시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진실에 근거하고자 했지만, 구성과작품 배열, 서술 하나하나에서 기획자의 주관적인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했고 전시가 열린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기획자로서, 감히 조선 청화백자의 미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白磁 靑畫 梅竹文 壺」 높이 41.0㎝, 조선 15세기, 삼성미술관 소장, 국보 제219호

 

가장 이른 시기의 조선청화는 중국 명나라의 청화백자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주문양과 더불어 종속적인 패턴 문양이 중층적으로 배치되는 명청화에 비해 여백이 생겨나고 중심이 되는 소재가 전면에 힘찬 필치로 회화적으로 묘사되는 등 이내 조선적인 특징을 갖추게 된다. 곧 이 시기 ‘조선적인 특성’이란 여백을 확보한 회화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회화성이 조선청화의 전 시기를 대표하는 특성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난 첫 모습이 그러하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다.

삼성미술관 소장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는 명 청화백자의 영향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화원이 그린 사군자의 기상이 강렬하고 우아한 조선 청화백자의 명작이다. 특히 청화안료의 밝은 파란색의 발색은 동시대나 이후 작품들에 비해 최고라 할만하다.

이후 결국 표현하고자 했던 주문양만을 여백을 두고 공들여 회화적으로 표현하고 보조문양은 점점 간략화 되거나 사라지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매화 대나무 새무늬 항아리」는 보조문양이 사라지고 주문양만이 화면 전체를 차지한 모습이다. 여백과 회화적 표현이 돋보이는 조선 전기 청화백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매화나무 가지를 윤곽선을 사용하지 않고 바로 그리는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렸고, 나뭇가지에 앉은 새와 날아드는 새가 반갑게 만나는 모습을 정답게 표현하였다. 새의 눈과 부리, 통통한 몸통과 깃털, 꽁지 표현 등이 사군자四君子의 하나인 매화와 어울려, 종이나 비단 위에 그린 회화와는 또 다른 생
동감과 경쾌함을 자아낸다.
청화의 색깔이 군데군데 짙고 어둡고, 흐려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직까지 청화백자의 제작이 익숙하지 않은 초기의 작품이기 때문이지만, 이후 시기에는 잘 보이지 않는 전기 청화백자의 특징 중 하나로 희소하고 독특한 가치를 더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소재는 압도적으로 사군자가 많다. 조선 전기 화원이 사군자 그림을 백자 위에 그린 셈이다. 18세기 문인화풍의 사군자나 산수山水와 비교되는 것은, 공필工筆로 그려진 화원화畫員畫라는 점이다. 회화의 소재나 표현방식에 뒤지지 않는 것이 이 시기 청화백자의 탁월한 유색과 청화의 발색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청화에 대해서

 

이은미 「파도문접시」

 

청화백자에 대한 명칭은 대체로, 중국에서는 ‘청화자기靑華瓷器; qīnghuā cíqì’, 일본에서는 ‘소메츠케染付;そめつけ’ 또는 ‘세이카靑花;せいか’로 불리고, 우리나라는 ‘청화靑畵’라고 칭한다. 청화란 백자 태토 위에 코발트를 함유하고 있는 안료로 문양을 그리고 그 위에 투명유를 시유한 후 고화도에서 환원번조에 의해 청람靑藍색의 문양이 발색되는 유하채자기釉下彩磁器를 가리킨다. 청화백자의 기원은 중국의 14세기 전반으로 원대元代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경덕진景德鎭에서 14세기 말에 본격적인 청화백자를 완성하게 되었다.

청화백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애용되어 온 까닭은 백색소지와 그 위에 전개되는 청람靑藍의 문양이 이루는 격조 높은 조화의 매력에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청화가 다른 안료들과 달리 절대적 관심을 끌게 된 원인은 청화의 시문示紋 효과가 뛰어나고 고급백자에 어울리는 고급안료였기 때문이다. 청화안료는 가마내의 번조 분위기에 가장 영향을 적게 받는 재료로서 타 재료에 비해 가장 안정된 발색이 가능하며 진사辰沙나 철사鐵沙에 비해 번조에 따르는 적응도가 가장 높다. 또한 청화는 유하채釉下彩 기법으로 사용되므로 문양의 안료가 떨어져 나가거나 섞이지 않고 유면 아래로 자리를 잡기 때문에 인체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안정된 재료였기 때문이다.

전상희 「lalala 2」

 

청화의 재료와 도구
청화의 주재료인 청화안료는 코발트산화물을 함유한 광물로서 모래처럼 검고 청록색을 띄고 있다. 이것을 아주 미세하게 갈아서 물에 녹여 초벌한 백자기물에 문양을 그리고 그 위에 유약을 시유한 후 환원번조로 구워내면 푸른 그림의 청화백자가 된다.

 

청화기법
같은 문양을 여러 번 반복해서 그려야 할 때 밑그림먹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다. 접착제가 첨가되지 않은 먹가루를 물에 개어서 양질의 화선지 거친 면에 문양의 선을 세필을 사용해 얹혀 흡수시키듯 그린 후, 초벌 기물에 대고 문질러 밑그림이 여러 번 묻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먹가루 대신 부드러운 목탄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성용 스탬프로 문양을 찍어내는 일본의 공방들도 생겨났지만 아직도 밑그림 먹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이렇게 옮겨진 밑그림은 연필이나 다른 재료에 비해 청화안료나 유약과의 반발작용 없이 안정적이며 일정한 문양을 반복해서 그리는데 유리한 방법이다. 청화를 그리기에 앞서 초벌의 번조온도 또는 소지의 종류, 날씨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작업환경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그림 그리기 전에 초벌을 만질 때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하는데, 손의 유분이 그릴 부분에 흡수되면 청화안료가 그려지지 않고 손자국이 남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초벌기물의 표면을 사포로 매끄럽게 다듬고 물스폰지로 깨끗이 닦아낸 후, 잘 건조된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먼저 선을 그릴 청화안료의 농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물감그릇에 완두콩만큼의 청화 안료와 약 5-10ml의 물을 스포이드로 첨가하여 청화의 농도를 초벌시편에 그려 확인한다. 이때 청화안료가 초벌 기물에 잘 접착이 되도록 극소량의 접착제를 첨가한다. 시유를 하거나 수분을 갑자기 흡수하여 청화안료가 떨어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아라비아고무분말을 매우 소량 물에 희석하여 농도를 맞출 때 사용하거나 시판용 오수접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도자기용 접착제로 자주 쓰이는 CMC분말도 아라비아고무분말과 비슷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핸드페인팅용으로 나오는 물감제형에는 대부분 접착제가 첨가되어있어 물을 첨가하여 농도를 조절한다.
선을 그릴 붓을 청화안료에 적셔 충분히 흡수하도록 한다. 그리고 물감그릇에 붓끝을 모아 뾰족하게 되도록 청화안료를 적정량 덜어낸다. 그 후 초벌 기물위에 점을 찍듯 붓 끝을 댄 후 붓을 수직으로 세워 선을 그려나간다. 종이에 선을 그리는 것과는 다르게 초벌기물의 청화안료 흡수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붓 끝이 초벌기물에 달라붙어 선이 그려지지 않을 때에는 물을 스포이드로 소량씩 첨가하여 농도를 맞춰준다. 반대로 붓끝을 초벌기물에 대자마자 청화안료가 툭 퍼져버리거나 선이 붓끝보다 지나치게 굵어진다면, 청화안료의 농도가 묽거나 붓에 청화안료를 너무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선의 길이는 손목이 움직일 수 있는 반경 내 길이인 3-5cm정도로 나누어 그려나가는 것이 좋고 점차 적응이 되면 선의 길이를 늘려갈 수 있다.선을 그린 후에는 선 안쪽은 색을 채워 농담을 넣는 기법이다.
중국에서는 분수分水기법, 일본에서는 다미濃;だみ기법이라고 하는데 그 방법이 매우 유사하다.

이진수 「청화문양주자세트」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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