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와 도자공예의 융합
최근 도자와 3D프린터의 만남은 최근 3D프린터 관련 기술의 핵심 특허가 만료와 더불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소재 관련 기술, 보급이 급 발전하며 가속화된데 기인한다. 하지만 그만큼 도자가 예술뿐 아니라 우리 삶에 유용한 다양한 분야와 융합, 적용 가능한 매체라는 점도 3D프린터와의 조우를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3D프린터의 원형은 1983년 미국 발병가 찰스 W.헐(Charles W. Hull, 1939) 이 발명한 스테레오리소그라피stereolithography, SLA 다. 찰스 헐은 자외선을 이용해 광폴리머를 굳혀 표면 코팅제를 만드는 실험을 하던 중 아이디어를 얻었다. 신상품 개발을 위한 시제품 제작용으로 개발된 3D프린터의 등장은 불과 2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수백 년 동안 재료를 다루고 삶의 유용한 물건을 만들어온 인간의 오랜 생산 방식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는 3D프린터의 활약으로 인해 인류가 공유하고 발전시켜온 여러 생산기술들-자르고, 구멍을 내고, 캐스팅하고, 연결하고, 조이는 다양한 절삭 가공 subtractive manufacturing, 切削加工 방식들을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생산현장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언폴드 「라티산 엘렉트로니크L´Artisan Electronique」, 2010
국내외 도자공예와 3D프린터 융합 사례
도자와 3D프린터가 결합한지 채 10여 년이 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 도예가 및 관계 기관들이 무서운 속도로 3D프린터의 기술과 재료를 개발하고 많은 결과들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기술적 진보와 성과를 공유하고 3D 프린터가 도자공예와 우리 삶에 가져올 영향과 미래를 고민하기 위한 세계도예의 전시 및 담론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그룹 언폴드Unfold는 2010년 4월 그래픽 디자이너 팀 크나펜Tim Knapen과 협력하여 「라티산 엘렉트로니크L´Artisan Electroniqu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공예가 3D프린터를 매개로 다른 영역과 확장, 융합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L´Artisan Electronique」는 공예가의 손기술과 디지털 영역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도자예술의 확장성과 대중성을 타진하는 매우 실험적인 프로젝트다.
「L´Artisan Electronique」의 물리적 구조를 살펴보면, 작업자는 물레 앞에 앉아 스크린 사이버 상에서 360도 회전하는 실린더 형태를 마주한다. 스크린에 투영된 회전하는 원통형 이미지는 조작자의 손짓과 디지털 기계(버튼)의 조작에 따라 화면상에서 다양하게 변화한다.
시뮬레이션 결과물 중 작업자가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면 선택한 최종 디자인의 좌표 값이 컴퓨터로 전송된다. 이후 컴퓨터는 디자인의 수치 값과 정보를 3D프린터로 전송하고 3D프린터는 성형하는 프로세스를 따라간다. 이 프로젝트는 기술이 부족한 아마추어들이 어떻게 3D프린터를 이용해 기술의 부족과 한계를 극복할수 있는지, 나아가 이들이 디지털 물레를 이용해 기존의 물레성형과 다른 어떤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장인들이 오랫동안 시간과 인내로 체화體化시키고, 숙련시켜야만 보유할 수 있었던 고도의 성형기술을 대중화, 탈체득화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언폴드 「스트라티그래픽 매뉴팩토리Stratigraphic Manufactury」, 이스탄불, 2012.
3D프린터를 이용한 도자의 특성과 가능성
3D프린터로 출력한 도자기는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3D프린터와 도자의 융합을 유토피아적 시선에서 한 발 벗어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3D프린터와 도자의 융합이 현대 도자공예과 예술, 디자인 나아가 도자의 생산과 소비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과 철학을 태동시키고 있다는데 있다. 수공으로 제작한 공예품과 달리 3D프린터를 이용한 도예가들의 공예품 제작은 공예가, 사용자 모두에게 여러 가지 변화를 파생시킨다.
첫째, 3D프린터를 이용한 도자공예 제작은 장인匠人이라는 개념의 재규정을 요구한다. 오랫동안 공예가는 기획자이자 감독자이며 동시에 생산, 기술자라는 복합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기존 3D프린터를 이용한 도자공예의 생산 체제 속에서 공예가의 역할은 자율적 판단과 암묵지暗.知를 통해 환경과 재료와 상호작용하고 변증법적 과정을 수행하는 합리적 사물 창조자가 아닌 단순한 사물 기획자이자 감독자로 격하될 우려를 안고 있다.
(중략)
3D프린터를 이용한 도자공예의 미래적 가치와 전망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3D프린터와 공예의 접목은 미래 공예 발전을 위해 여전히 유효한 명제다. 전통적으로 수공을 중시하는 공예에서 3D프린터는 단순한 새로운 성형기술의 의미를 넘어 도자예술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창작 표현을 확장시킬 수 있다.
이 점에서 3D프린터와 도자예술의 결합과 진보의 노력은 향후 도자공예의 지평 확장에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영국 애버리스트위스Aberystwyth, Wales에서 열린 국제 도자페스티벌 중 조나단 킵의 3D프린터 제작시연
이 글은 2016년 여름호 <조형디자인연구> Vol. 19 no.2에 기 발표한 <3D프린터를 이용한 도자공예 제작에 관한 연구>를 요약,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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