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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8월호 | 특집 ]

세라믹 타일의 재조명
  • 편집부
  • 등록 2015-09-03 17:56:12
  • 수정 2018-01-02 17: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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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타일의 현재 : Ceramic Façade, 건축의 얼굴을 바꾸다

아트타일의 현재

Ceramic Façade, 건축의 얼굴을 바꾸다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2000년대 이후 국내 건축계의 화두중 하나는 바로 파사드Façade였다. 2004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사진1)은 파사드 리뉴얼을 통해 자사 광고효과 상승과 더불어 건축물의 존재감을 극대화시키며 그 지역의 랜드마크Land mark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효시로 현재 LED조명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는 대도시의 상업 지구에서 유행처럼 보여 지고 있다. 필자도 이즈음 파사드란 용어를 처음 접하면서 어려운 건축전문용어 또는 일종의 신조어인줄만 알았다. 그러나 2008년 건축가와의 협업Collaboration으로 서울 도곡동에 두산건설사의 두산 아트스퀘어Doosan art square’(사진2)의 세라믹 파사드ceramic Façade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파사드가 실은 오래전부터 쓰여 왔던 용어이며 기능과 역할, 그리고 그 소재와 형식의 다양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친환경적이고 세련된 세라믹은 기존의 건축소재가 갖지 못하는 다양한 색감과 자유로운 형태를 제시하면서 소재와 디자인의 창의성을 요구하는 건축문화에 적합한 재료로써 재조명 받고 있다.

 

파사드FaÇade, 건축의 얼굴

파사드는 불어 ‘frontage’ or ‘face에서 온 말로 정면또는 얼굴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건축에서 일컫는 파사드는 주 출입구가 있는 건물의 가장 주요한 전면 외관을 일컫는다. 건축의 인상을 결정짓는 입면으로, 건축의 역사에서 재료와 장식적 표현에 따라 달라지는 파사드의 변화는 그 자체가 양식의 흐름이기도 하였다. 324년 로마의 콘스탄니누스 1세가 건립한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

(사진3)의 파사드는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근세까지의 서구 건축사에서 가장 많이 쓰인 건축재료는 단연 석재와 점토(벽돌, 타일)였다.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은 철강산업을 발달시키면서 콘크리트에서 부족한 인장력을 보강하며 철골구조 건물을 등장시킨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형태와 높이의 건축물들이 세워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재료의 개발과 함께 건축의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미국에서 꽃을 피우는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세워진 뉴욕과 시카고의 초고층 건축물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고층 건축물들은 도시기능을 수행하고 도시구조를 만들어가면서 새로운 형태의 랜드마크를 형성하며 메가시티Mega-city의 초석이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초고층 건축물 실내외의 디자인과 양식은 뉴욕의 경우 1900년대 초반에는 고딕Gothic과 르네상스Renaissance 양식을, 1920년대와 30년대는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을 따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사진4) 필자는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워 뉴욕을 여행 하게 되었을 때 이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들을 주의 깊게 보았다. 초고층 근대 건축물과 중세의 건축양식 혹은 아르데코 양식이 과연 어울릴까 라는 본인의 생각은 그야말로 기우였다. 가볍게 그들 양식의 형식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게끔 저층부의 파사드 부분에서 초고층 상층부까지 실내외의 형태와 장식 모두 제대로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석재와 금속, 벽돌, 타일, 테라코타 장식 등 각기 다른 재료들이 장인과 예술가의 손에서 가공되어 놓임으로써 아름다움을 간직한 초고층 건축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사진5)그러나 1950, 60년대에 들어 미국의 건축은 유럽의 바우하우스Bauhaus, 데 스틸De Stijl 등에서 시작된 디자인과 추상미술의 단순성, 그리고 기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적용되면서 건축물은 점차 기하학적 단순함의 국제주의 양식으로 장식성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3차 산업이 발달하면서 고도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현대의 건축은 하이테크 재료와 공법의 실현, 그리고 까다로운 클라이언트Client의 요구로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건축의 얼굴을 바꾸다

건축물의 얼굴을 바꾸는 방법은 외형의 일부분 또는 전부를 구조적으로 다시 만드는 법과 또는 커튼 월Curtain wall 처럼 아예 원래의 구조로부터 일정거리를 두고 새로운 구조체를 두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 쓰이는 파사드란 의미는 일종의 리뉴얼 개념이 강한 후자의 경우를 일컫는 말로 많이 쓰인다. 그렇다고 파사드가 건축물의 단순한 외부구조와 장식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3차원의 건축물이며 따라서 그 입면은 내부의 평면과 공간의 형태와 양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마치 얼굴의 뼈대에 따라 겉모습이 어느 정도 결정되는 이치인 것이다. 물론 또한 파사드가 건축물의 얼굴노릇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존 건축물의 미적보완 뿐 아니라 많은 부분, 기능적 보완도 하는 경우도 있다. , 목적성과 기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소리다.(사진6) 또한, 파사드의 재료는 매우 다양하다. 주로 돌, 나무, 유리, 금속, 세라믹, 플라스틱 등이 쓰여 왔으며 최근에는 LED 판넬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 뿐만 아니라 키네틱Kinetic 파사드, 식물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파사드도 설치되고 있다.(사진7) 이렇듯 다양한 재료를 통해 예술가와 건축가, 예술과 기술이 올바로 만나면 건축물의 미와 가치 뿐 만 아니라 그 지역의 상징성과 가치 또한 상승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사진8)

 

얼굴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들

파사드 작업을 포함한 건축도자의 경우 일정규모 이상의 프로젝트가 되면 예술가 단독으로 일을 추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예술가와 건축가의 이상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끔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생산업체와 시공업체또는 테크니션technician,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이 그것이다.

외국의 경우 그 역사가 오래된 것처럼 예술가와 건축가 그리고 테크니션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다양한 파사드 작업이 이루어져왔다.(사진9,10)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세라믹 파사드 역시 모듈화된 전문회사들이 몇 군데나 있는 실정이어서 건축가나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간단한 형식의 파사드 경우 훨씬 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사진11)

국내의 경우 기술력이 뛰어난 타일회사들이 있지만 파사드 제품을 위한 설비가 제대로 되어있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 기본적으로 파사드 타일이나 유닛unit들은 다품종 소량생산과 더불어 디자인도 까다로워 국내의 타일회사에서 생산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으로 생각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생산설비를 갖춘 어느 회사에서든 앞을 내다보고 R&D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미래의 국내 도예계나 건축계의 재도약을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라 본다. 필자도 2008년부터 세라믹 파사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국내의 열악한 환경이 2015년 현재에도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재현되는 현실을 보며 시스템과 인프라 환경의 부재가 주는 아쉬움이 무척이나 컸다. 또한 예술가는 건축적 기본지식을, 건축가는 기본적인 예술적 소양을 갖춤으로써 서로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왜 세라믹 파사드인가

그래도 최근 국내에서도 건축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들이 보여 매우 반갑다. 국민소득이 2만불이 넘어가며 나타나는 현상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그간의 주거형태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생활이었기에 그에 대한 싫증의 반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수준의 향상과 경제적 여유, 그리고 실시간으로 공개된 정보 속에서 남과 다른 나를 표현하고 이제 그것이 색다른 주거공간의 요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외벽을 장식해왔던 돌, 목재, 금속 등의 천연 건축재들은 자연에서 얻은 그대로에서 가공함으로 색감과 질감 그리고 형태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20세기 들어 석유계에서 얻는 플라스틱재Plastics를 사용하여 색감과 형태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였으나 화재에의 취약성, 자외선에 의한 변색 및 변성, 공해성 등은 결국 외벽재로서의 요건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다시금 세라믹이라는 원초적이면서도 최첨단의 재료에 관심을 갖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 의미의 세라믹 파사드 작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사진12) 이러한 파사드 작품은 대부분 필자를 포함한 몇몇 작가가 스튜디오studio 생산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좀 더 많은 작가군이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기업이나 중소업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외국에 비해 너무 전문 작가군이 적기 때문이다.

 

건축도자의 영역 중에서도 파사드 작업은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어서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필수이며 모든 공정이 다른 건축과정과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모든 작업자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작업과 달리 공공작업과 공공미술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복잡한 공정을 요하지만 큰 건축물이 자신의 작품으로 입혀져 완공 되었을 때의 그 결과물이 주는 감동은 대단한 경험이며 자산이다. 세라믹 파사드는 건축도자에 관심 있는 도예전공자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진취적인 영역인 것이다.

 

 

 

 

필자 이재준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6, 초대전 및 단체전은 160여회를 가졌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2014 신촌 연세 암병원 로비 세라믹 아트월(서울), 2012국무총리공관 주거동 아트월(세종시), 2011 명동 하나은행 세라믹 파사드(서울), 2010 가회동 이도 아르쎄 세라믹 조형물(서울), 2008 도곡동 두산 아트스퀘어 세라믹 파사드(서울), 2007 가산동 W-mall 세라믹 조형물(서울), 2006 양평 대명리조트 수변공간 아트월(경기도), 2005 이천 세계도자센터 세라믹 조형물(경기도) 등이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와 서울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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