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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월호 | 특집 ]

분청 - 박희현
  • 편집부
  • 등록 2013-03-29 10:25:06
  • 수정 2013-04-01 14: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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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청 - 박희현

분청작가

박희현 PARK HEE HYUN

박희현은 국민대학교 공예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백자문방구의 조형연구)하고 현재 경기도 이천에서 ‘도예공방 오월’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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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연)에 대해서

대학입시를 실패하고, 재수를 결심하면서 막연하게 ‘도예과를 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원하던 학교의 도예과를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학교를 다니다 보니 흙도 만지기 싫고, 딱히 적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군 전역 후 학부 3학년 시절, 하는 김에 열심히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예전보다 열심히 흙 작업에 임하게 됐습니다. 워낙 뭐 하나에 집중을 잘 못하고 금방 실증내는 성격이었는데, 그래도 흙 작업은 실증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은근히 재미도 있었고요. 학부 4학년 때 부터는 분청사기의 매력에 빠져서 과거 유물을 찾아 흉내도 내보고 제 나름대로 이것저것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 때가 가장 재미있게 작업한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도예작업을 하게 된 큰 계기는 없었습니다. 도자예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도예를 직업으로 해도 괜찮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지나고 보니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02 자신의 예술관에 영향을 준 인물

딱히 영향을 받았다는 인물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도자기를 예술적으로 접근해보려는 시도는 대학원 때까지 정도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좋은 도자기를 꾸준히 만들어 내는 많은 도예가들이 더욱 존경스럽습니다. 인물보다는 예전 예술적인 유물들(우리나라의 것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것들을 포함한)에 더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도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 때면 과거의 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03 나에게 분청이란?

특별히 제가 분청작가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분청작업만 계속 할 거라고 생각도 안듭니다. 분청작가로 섭외돼 인터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다른 작업도 하고 싶습니다. 다만 요즘 시간적, 정신적인 여건이 잘 안 나서인지 쉽게 시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다른 작업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분청사기는 처음 도자기의 매력에 빠지게 한 분야입니다. 그 덕에 도자기 만드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분청이란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04 나의 흙작업 과정 중 가장 특별한 것

딱히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05 작품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저는 작품 활동을 한다는 말이 좀 어색합니다. 작품도 만들고, 상품도 만들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릇과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저의 일이고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그렇고 예전 대학원 과정 중에 백자 문방구를 만들었었는데, 처음으로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이 계셨고, 제 작품도 몇 점 구입하셨습니다. 그 분과 이런 저런 담소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때가 기억에 많이 남고, 당시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문득 그 선생님이 잘 계신지 궁금합니다. 제 작품들도 잘 있는지 궁금하고요.

06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은

제 나이가 뭔가 해야 할 일도 많고, 할 것도 많아서 그런지 머릿속이 계속 복잡한 것 같습니다. 좋은 도자기도 많이 만들어야 되고, 많이 팔기도 해야 하고,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잘 하고 싶은데 바쁘다는 핑계로 잘 못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제 나이즈음에 느끼는 고민들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멋있게 살아야 할까’하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골치 아픈 고민들은 없습니다.

 

07 자신이 추구하는 작가로써의 철학이 있다면

건강해 보이고, 보면 기분이 좋은 그런 도자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좋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한 생각은 도자기를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해 왔습니다. 제 삶이 좋은 삶이 되고, 그런 모습들이 제가 만든 것들과 비슷하게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08 도예계 선배 혹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도예계 선배님들께는 제가 감히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후배님들도 잘 해 오고 계시지만, 굳이 전하자면, 힘들 내셔서 좋은 도자기 많이 만드시고, 너무 많이 고민들 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천천히 갈 길 가셨으면 합니다. 선배님들 후배님들 모두 파이팅!

 

09 다음 세대를 이끌 도예인로써 꿈꾸는 ‘우리 도예계’

우리 도예계는 그리 어둡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처음 직업적으로 도예를 시작한 때 보다, 분명히 우리 도예계는 미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고, 아름다운 도자기를 좋아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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