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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월호 | 특집 ]

한국 도예전공 대학교수의 정체성 - 도예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편집부
  • 등록 2010-09-09 12:06:07
  • 수정 2010-09-09 12: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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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식 서울산업대학교 도자문화디자인학과 교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공통점은 숨 가쁘게 내닫고 있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힘겨워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서 심한 자괴감과 불안 심리를 감추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오늘의 시대상황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거센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도예전공 대학교수의 정체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는 21세기의 시대상황에 맞추어 대학에서 도예교육의 지표를 새롭게 점검하여야 할 시점에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도예전공 대학교수로써 자기성찰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는 시대적 상황을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도예교육 50년
한국의 도예교육 50년은 오늘의 도예현실을 있게 한 원인과 결과이다.1)
쪾 1960년대를 한국의 도예교육의 시발점으로 보았을 때 미술대학에서 회화·조각으로부터 분화(?)되는 과정에서 도예(공예)는 (한국의 도예(공예)전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서구식 대학교육의 모델이 그대로 적용되었기에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준비와 기회가 없었다.
쪾 1970-80년대 정부의 경제개발 및 산업화 정책에 따라 산업에서의 응용미술(디자인·공예)의 역할로서 실제 수요보다 많은 새로운 디자인·공예 관련 학과가 새롭게 설립되었지만, 정부에서 원하는 산업인력보다는 예술가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갖고 있었다. 그 배경이란 도예전공 교수들이 예술가로 정신적 세례를 받은 교육배경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론적 모델을 마련하지 못한 점이다. 
쪾 한국 공예교육의 이론적 배경은 일본의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공예론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농경사회와 초기 산업사회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공예의 개념을 20세기 후반 한국의 산업사회에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었으며, 이런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한국의 도예는 신선하고 새로운 물결로 일기 시작한 일본·미국의 현대도예에 심취할 수 밖에 없었다.
쪾 80-90년대의 무분별한 현대도예의 쏠림현상은 90년대 후반부터 2천년대 들어서면서 자성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시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의 현대도예는 자기모순을 겪으면서 나름 데로 변화과정을 통해 발전하였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발전이라는 성장 통을 겪으면서, 21세기를 맞게 되었다.         

오늘의 도예교육현장
우선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대학에서의 도예교육은 수요자인 학생지원율 감소로 인한 도예전공 관련학과의 축소내지는 폐과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대학의 외형적 변화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도예 교육내용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시대적 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세 번째, 교육의 주체인 대학교수의 세대교체가 지지부진遲遲不進하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70-80년대 시작된 도예전공학과의 양적 팽창이후 감소현상에 따른 세대교체가 원활히 이루어 지지 못함으로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시대적 변환기에 적응력을 갖춘 젊은 교수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못한 원인이 되기도 하다.
네 번째는 도예(넓은 의미의 공예)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의 요구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다.
또한 도자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학에서 인식하고 있는 도자기에 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다섯 번째는 미술Art·공예Craft·디자인Design의 끊임없는 이념적 논쟁 가운데서 공예(도예)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시대착오적 산물로 여겨 공예인(도예인) 스스로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다.
여섯 번째는 대학에서의 도예와 전승도예, 산업도자와의 상호 폐쇄적 관계에서 오는 도예 발전의 저해요인을 들 수 있다.

도예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교육의 주체인 도예전공 교수의 정체성은 곧 도예교육의 정체성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국의 도예교육은 외형적 팽창에 걸 맞는 내용적 내실을 다질 때가 된 것이다.
대학은 도예전공 학생들을 교육하여 넓게는 사회인으로-문화예술인으로-도예인으로 살아갈 기본 소양을 기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도예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은 곧 대학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될 것이다.2)

융합과 조화의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은 도예가 대안이다
도예(공예)란 무엇인가?
첫 번째, 공예의 장르적 특성은 계획planning과 제작production이 한사람에 의해 전인적全人的으로 이루어지며, 실용가치와 심미적 가치가 미분화 상태로 통합된 전인적 생명력의 표현이 그 특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난 세기에는 전인적 노동에 의한 공예의 특성이 폄하貶下되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여겨왔지만, 21세기 디지털Digital시대에는 정보의 선택과 사용자인 개개 인간의 성숙도(가치관)가 중요한 평가방법이 되며, 감성적인 직관이 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두 번째, 도예(공예)는 철저하게 몸과 정신의 조화를 중요시 한다. 재료를 이해하고 기술의 숙련에 의한 전인적 노동에 의한 도예(공예)는 몸으로 사고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손색이 없다. 인간의 몸에 관한 담론은 동양정신의 회복이며, 근대 서양을 주도해온 이분법적 구도 대신, 조화와 상호작용을 이성과 감성의 화해, 음陰과 양陽의 조화, 인간과 자연의 합일, 노동과 여가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몸과 정신의 화해와 조화에 주목하고 있다.3) 
세 번째, 디지털Digital 시대의 특징으로 개성화personality와 이질성heterogeneity이 주류를 이룬다. 네트워킹을 통한 시·공간의 확대, 예술·디자인·공예의 탈 장르적 퓨전Fusion화에 따른 변화와 동·서문화의 융합, 예술과 산업, 인간과 자연이 융합하고 다원화하는 현상을 그 특성으로 든다면 도예는 시대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몸으로 사고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연예인, 스포츠맨이 이시대의 영웅이듯이, 몸으로 사고하고 몸(손)으로 표현하는 도예인(공예)인이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는 시대를 꿈꾸어 본다. 꿈을 꾸는 자가 꿈을 이루어 갈 수 있다.
도예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생물체와 같은 것이어야 한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0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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