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x up-遊幸(유행) : 맹랑한 침범, 엉뚱한 만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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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 up - 遊幸(유행) : 맹랑한 침범, 엉뚱한 만남’ 전
2010 이천세계도자센터 특별기획전
2010. 4.24-12.31 세계도자센터 제2,3전시실
이홍원_한국도자재단 테마파크팀장
현대의 작가들은 개인의 열정과 욕망을 막는 고전적 기준의 거부를 통해 인간성 해방과 절대이념을 부정하는 전통적 형식과 구조가 해체된 작품을 생산하고 있다. 즉 혼돈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다분히 낭만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을 창조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경계의 벽을 허물고 싶어하고 자신이 갖지 못한 타 장르의 그 무엇을 탐하며 심지어 자신조차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시키려는 시도로 나타나지게 된다. 이러한 심리를 재빠르게 반영하여 상업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예술과 산업분야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런 이유로 최근 예술과 산업의 경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 되는 단어가 바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다. 패션계에서부터 파급시킨 이 문화 키워드는 신개념의 소비 욕구를 만족시키는 아트마케팅’이라는 시장전략을 만들었다. 즉, 상품이 ‘예술’이라는 영역의 옷을 두른 셈이다. 이는 곧 ‘나만의 것, 나만의 경험!’, ‘하나 밖에 없는 것!’ 바로, ‘명품’에 열광하는 현대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이전의 ‘퓨전’, ‘크로스오버’라는 신개념들에서 멈추지 않고 좀 더 적극적이고 유기적으로 참여하여 상대 영역의 장점을 나의 것으로 융화시키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서로가 원해야 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돼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작업은 장르간의 협업을 통해 상상을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가능하게 한다.
이번에 기획된 은 도자기와 패션을 포함해서 다양한 장르의 공예와 순수 예술작품을 아우르는 이색전시로 타 장르 예술의 장점들을 통해 도자영역의 확장가능성을 도모하고 타진해 보기위해 시도되는 전시다. 이 전시는 국내 최정상급 패션디자이너 3명, 금속공예, 목공예, 염색공예, 금속조각, 목조각 등 공예작가 101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토탈공예와 패션의 콜라보레이션 전시로 이천세계도자센터 1층 2전시실과 2층 3전시실에 마련된다.
‘Mix up - 유행遊幸’ 전은 총 다섯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도입부의 는 도자로 만든 패션소품 및 타 장르 예술품, 그리고 도자조형 작품들이 한 데 어우러져 하나의 설치미술로 구성되는 코너이다. 개개의 작품들이 전혀 다른 의미의 작품들과 조응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만들어진다. 각각의 작품으로 존재하던 작품들은 타 장르의 예술이 갖는 장점들을 서로 취하면서 각 작품 고유영역 이상의 가치를 취하게 된다. ‘도자’와 ‘철’, 그리고 유리가 만나고, 다시 섬유와 융합되면서 대립과 조화를 만들어 내며, 서로 다른 재료와 형태의 작품들이 어울리면서 만드는 공간의 느낌은 생경하면서도 묘한 조형미를 이뤄낸다.
두 번째 섹션 에서는 도자, 섬유, 금속, 유리, 장신구, 목칠 등 각각의 공예작품들이 서로 비교와 대조를 통해 각 장르 예술의 특징과 가치를 조명한다. 비슷한 형태라 할지라도 각 장르의 본질적 물성에 따라 상이한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섹션으로 꾸며진다. 각각의 작품들은 오랜 제작시작과 집중력을 요하는 공예품이면서 현대적 감각을 입힌 순수 조형작품이기도 하다. 유리로 만든 가방, 목칠 그릇과 금속 용기들이 나란히 벽장에 진열되면서 기존의 정형화된 도자전시를 넘어 경계의 간극을 보여주는 형태로 구성 된다.
세 번째 섹션은 슬로프공간에 마련된 이다. 좁고 지루하게 뻗은 긴 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느낌의 전시 공간으로 바뀐다. 도자와 캐릭터가 어울리는 젊은 감각의 도자설치작품과 패션 영상, 5m높이의 벽면을 장식하는 염색공예 그리고 음향 예술이 서로 조화되면서 이 전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20m의 벽면에 패션사진 작품이 전시되어 길고 좁은 터널을 지나면서 전시를 관람하는 기분을 갖게 한다. 오픈 날 이 공간에서는 패션모델이 ‘워킹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공연자와 관람객이 함께 공연에 참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공간에 설치된 영상모니터에는 참여 패션디자이너들의 패션쇼 영상이 소개된다.
네 번째 섹션은 라는 주제로 여러 공예 장르가 접목되어 각각의 특징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일상공간과 오브제의 공간, 가구와 패브릭, 패션, 도자 등 공예작품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각각의 예술품들의 새로운 느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구공예가 대규모 전시되면서 공간성을 강조하게 된다. 특정 연출 기법적 요소를 도입하지 않고 작품과 작품이 서로 어울리면서 서로의 작품을 돋보이게 한다. 도자 조명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조각 작품을 비춰주는가 하면, 가구 작품 위에 도자작품이 놓여지기도 한다. 서로 희생하면서 서로 도움을 받는 진정한 의미의 ‘Collaboration’의 의미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다섯 번째 섹션 은 전시장 내에 국내 정상급 패션 디자이너들이 꾸미는 감성과 도예가들의 감각이 빚어놓은 명품 이상의 도자 작품들이 어우러져 패션예술의 고급스런 가치와 도자예술의 격조를 함께 보여준다. 흰 벽면을 배경으로 미니멀한 느낌을 구사하고 바닥에 붉은 흙을 깔아 도자의 본질을 설명하며 그 위에 패션과 도자를 전시하게 된다. 시대의 문명을 가장 앞서 제시하는 패션예술과 인류의 역사를 정직하게 담아온 도자의 설레는 만남이 이뤄진다.
개관일인 지난 4월 24일에는 패션의 만남을 주제로 한 ‘패션퍼포먼스’가 열렸다. 패션디자이너가 도자를 해석한 컨셉의 패션작품을 현대안무를 통해 구현한 전시 퍼포먼스다. 도자를 소재로 디자인된 패션 작품 전시가 이뤄지는데, 이러한 전시는 도자공예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행사다. 이 패션쇼의 전체기획과 연출은 SBS국제패션컬렉션을 기획한 바 있는 패션전문 기획자 유용범 연출 감독이 맡아서 진행했다.
전은 이제 서막을 알리는 전시에 불과하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각 분야의 예술이 더 깊이 있는 주제와 방법으로 도자와 함께 어울리는 전시가 시리즈 형태로 이어질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도자재단’은 대중과 좀 더 가깝게 소통하면서 이 시대의 예술형태를 앞서 제시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이제 ‘경계의 벽을 허문다.’ 라는 말은 이미 식상해졌다. 그러한 예술사적 용어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려 즐겁게 ‘유遊’하고, ‘행幸’ 하면서 창조를 추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형태의 예술로 진일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