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서 고고유물 대량 발굴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국립제주박물관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동안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용천동굴’ 고고유물을 조사한 결과 동굴 내 60개 지점에서 토기 22점과 철기 1점, 철도자 1점, 철편 2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발굴된 토기의 종류는 장군, 대부병, 인화문장동호 등으로 항아리와 병의 비중이 높았으며 토기의 제작기법, 특징, 문양 등을 토대로 8세기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병과 호류가 많은 것으로 보아 물이나 술을 담아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굴 벽에는 숯으로 그은 자국과 글자모양, 무늬 등 모두 38개 지점에서 인위적인 흔적이 추가로 발견됐다.
용천동굴 내 동굴호수에서도 각종 유물이 발굴됐다. 용천동굴 내 호수 길이는 당초 200m로 알려졌지만 측정결과 800m로 재확인됐다. 호수 수심은 최대 13m이며 호수 바닥은 대체로 평평한 형태로 약 475m부터 모래가 점점 많아지다가 800m 지점에서 모래가 둑을 형성하며 막힌 상태다. 모래둑 상단부에 나 있는 폭 30cm, 길이 5m의 통로를 통해 바다로 연결돼 해수의 흐름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호수 내 수중조사 결과 호수 시작지점부터 100m이내에서 토기 8점과 온전한 형태의 멧돼지 뼈 1개체와 80cm에 이르는 또 다른 동물 뼈 1개체가 나왔고 다량의 목재편이 확인됐다. 이중 2점의 토기의 제작시기를 분석한 결과 동굴 내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토기병, 토기 항아리로 나타났다.
용천동굴은 전신주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현재 확인된 동굴길이는 호수를 포함해 3,600m, 최대 폭 14m, 최대 높이 20m 규모이다. 용암종유, 석순, 종유석, 종유관, 동굴진주, 동굴산호 등 다양한 생성물이 들어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동굴은 2006년 천연기념물 제466호로 지정됐다. 2005년 동굴 발견 당시 회색토기 파편, 동물 뼈, 숯, 전복껍데기 등이 확인됐지만 이번 조사에서 온전한 토기 모습이 처음 나왔다. 국립제주박물관 권상열 관장은 이와 함께 “제주시 용담동 제사유적에서 나온 사각편병이 출토되지 않고, 용천동굴에서만 토기장군이 출토된 것이 특이한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용천동굴에서 발견된 다량의 유물들은 과거 8세기를 전후해 용천동굴에 사람이 출입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숯과 나무를 비롯한 자연유물과의 연대측정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용천동굴 유물들의 편년이 대부분 8세기 전후지만 그 이후의 유물들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동굴의 출입이 일정기간 이후 인위적 혹은 자연적으로 폐쇄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에서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대량 발굴되면서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고고학적 가치까지 더하게 됐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