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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월호 | 특집 ]

국내 지역별 도예계의 현재 Ⅱ- 전북의 도자, 과거와 미래
  • 편집부
  • 등록 2009-07-14 16: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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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문식 부안청자전시관 학예연구사

전북지역 도자문화
6천 여 년의 역사와 함께 한국의 찬란한 문화유산중 하나인 한국의 도자기. 유려하게 흐르는 선의 미학과 그 안에 담겨 있는 도공들의 땀과 장인정신은 현재까지도 한국미의 우수성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이 중 고려의 상감청자는 우리 도자기 중 단연 으뜸이다. 전북지역은 12세기부터 14세기까지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곳으로 전남과 함께 지리적 요소와 풍부한 땔감으로 많은 도요지가 산재한 곳으로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진서리 일대와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 외궁리 또한 고창군 아산면 용계리, 반암리 일대의 청자요지군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그밖에 정밀조사는 되지 않았으나 여러 곳에 다양한 도요지들이 산재하고 있다.
고려청자의 제작은 970년대인 광종연간에 고려의 제도, 문물이 중국의 제도 문물을 따르기 시작하던 시기에 고려의 새로운 지배층의 중국청자의 제작이 시작되었던 것으로 당시 청자제작지로 유명한 오월국과의 교류에 따라 중국청자를 수입하였으나, 960~978년 전후 오월국이 북송에 망하면서 월주요의 청자장인들이 중국 각 지역으로 흩어져 용천요, 요주요, 경덕진요 등 각지의 청자제작이 새롭게 시작되고 시기를 전후하여 월주요의 청자장인들이 고려에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 도자의 역사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고려청자 도요지로는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 부안의 진서리 및 유천리 일대의 요지외에도 전남에는 강진 청자도요지가 있다. 12세기 전반에 들어 주목할 점은 전국에서 수많은 가마가 청자제작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중 양질의 청자가 전북과 전남 일대의 가마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되었다.
한국에서 청자는 전기와 중기, 후기로 구분할 수 있다. 전기는 9~10세기로 발전기라 할 수 있으며, 초기의 청자가 자기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이 시기는 통일신라 말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청자에 음각문양과 철회문이 등장하는 등 서서히 고려청자의 특징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성기인 중기는 12세기부터 13세기 전반까지로 볼 수 있는데, 12세기 전반 50년 동안은 순청자의 전성기이고, 12세기 중반부터 13세기 전반은 그 유명한 상감청자의 전성기이다. 12세기 중엽부터 고려도공들의 창의로 개발된 세계도자사상 독보적인 장식기법으로 고려청자의 뛰어난 특색이 되었다. 이러한 청자상감은 비색의 그윽함, 곡선의 미끄러움과 더불어 고려청자가 지닌 3대 특장을 이루었으며, 이 기법은 개발된 후 대체로 1231년 몽고의 침입으로 조정이 강화도에 40년간 천도하는 무렵까지 전성기를 이루었다. 또한 이 무렵에는 이미 정교한 도문을 흑상감한 백자상감도 개발되었는데, 그 주산지가 바로 전북지역 가마였다.
쇠퇴기인 후기는 무신집권으로 문신귀족들이 무너지는 13세기 후반기부터 14세기말 고려의 망국에 이르는 동안 고려청자의 양상은 급격히 퇴조해 갔다. 청자의 태토는 거칠고 두꺼워지며 상감기법은 대범해졌다. 또한 밝은 유약의 비색이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문양도 퇴보해 가다가, 조선조 초에 이르러서는 새 시대 새로운 분청사기로 탈바꿈하여 임진왜란 전 까지 백자와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자기로 명맥이 이어지는데, 유천리 인근의 우동리 분청자요지는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그리고 우동리 인근 석포리의 백자요지는 분청사기에서 백자로의 이행을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요지이다. 이렇듯 부안은 청자-분청사기-백자로의 맥이 이어져 온 명실상부한 도자의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고장이다.1)
9~10세기경에 해무리굽 청자완이 선햇무리굽의 폭이 좁은 굽의 완을 대신하여 새롭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창 용계리 요지 외에도 고창 반암리, 진안 도통리 요지에서도 발견되고 있어서 11세기 전반부터 청자 제작이 전북지방에서 활발히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다.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 요지와 고창군 아산면 용계리 요지, 반암리 요지 등이 현존하는 가장 오랜 가마터로 1020년 전후의 2단계로 중부지역 다음으로 남부지역에 강진 용운리, 해남 신덕리, 고흥 운해리 요지와 함께 남부지역에 새로이 청자 가마가 설치되어 운영되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2)
권문세족에 대신해서 새로운 지배세력으로 등장한 신흥사대부들은 왜구의 침략으로 부안 유천리 가마가 폐쇄되자, 대안으로 내륙지방 곳곳에 말기 상감청자 가마를 설치하여 극복하려 하게 된다. 14세기말의 전북지방의 가마들로 김제 금산리 요지, 남원 공안리 요지, 순창 심초리 요지, 완주 안덕리 요지, 임실 상월리 요지, 정읍 비봉리 요지, 진안 반송리 요지들이 알려졌으며, 이들이 부안 유천리가마를 대신하여 말기 상감청자를 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흥사대부들은 도자에 있어 실생활에 널리 쓰여 질 수 있도록 튼튼하고 실용적인 그릇의 다량 생산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고려말기 청자 제작지인 부안 대신 대륙 지방 곳곳에 수많은 가마가 설치되어 생활용의 청자가 제작되게 된다. 이들이 조선초기 분청자의 모체가 된 것이다.

바다속에서 발견한 보물3)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 많고 여름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자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부피가 크고 무거운 화물을 멀리 운반하는 데는 수로가 주로 이용되었다. 고려시대의 도자유통 역시 대부분 바닷길을 이용한 조운로를 통해 대량으로 운반하였을 것이다.
특히 서해안에서 발견된 해저유물 발견지점이 대부분 해안선을 끼고 서해안을 따라 연결된 연안항로를 중심으로 조운과 도자 등의 공물이 운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의 조운은 조창漕倉을 거점으로 국가재정의 근원을 담당하였으며, 성종대(981∼997년)에서 현종대(1009∼1031년)에 이르는 시기에 지방제도와 함께 완비되었다. 이들 조창이 설치된 지역은 모두 수운이 가능한 하천이나 해안을 끼고 있어 운송이 편리한 지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바닷길은 고려청자의 주요 운반로였다. 우리나라도 현재까지 바다에서 발견 또는 발굴된 도자기의 양이 7만여 점 이상이며 그 중에서도 고려청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고려시대 바닷길을 이용하여 도자기를 운반하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해저유적에서 출토되는 도자는 그 시대 일상생활에 사용하였던 대접과 접시가 가장 많아 생활 용기를 중심으로 유통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현재까지 서해안 해저유적이 발굴 조사된 곳은 군산 비안도·군산 십이동파도·군산 야미도·군산 무녀도·보령 원산도·태안 죽도·태안 마도 해역 등으로 주로 서해인근에 집중되고 있다. 해저에 매장된 도자기들은 수중에서 오랜 기간 매몰되었으나 높은 온도로 구운 재질적 특성으로 인해 조형성과 품질 등이 거의 변화되지 않아 육상에서 출토되는 도자기보다 완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비안도 해저유물4)
군산 비안도 해저유적의 발견은 변산반도에서 군산까지 연결하는 대규모 새만금 간척공사로 인하여 조류의 흐름이 바뀌고 물막이 공사에서 발생되는 강한 조류 때문에 묻혀 있던 청자들이 노출되었다. 노출된 청자가 한 어부에 의해 발견 신고되면서 제보지역에 대한 긴급탐사가 실시되었으며, 유물의 매장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서 해저에 매장된 유물의 분포상태를 확인하였다.
지금까지 이 바다에서 인양된 유물은 모두 청자들이다. 종류는 대접, 완, 접시, 잔, 뚜껑 등인데 대접과 접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릇에 음, 양각으로 새겨진 무늬는 ‘연꽃잎’ ‘앵무새’ ‘모란꽃’ ‘줄무늬’ 등 다양하다. 특히 연꽃잎무늬가 있는 ‘통형잔筒刑盞’과 ‘통형큰잔’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청자들은 인근의 전북 부안군 진서리 가마터(사적 제69호)와 유천리 가마터(사적 제70호)에서 생산된 청자와 같은 계통의 것으로써, 대략 12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의 가마터에서 생산되어 당시 수도이었던 개경 등지로 옮기던 중 바다 속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십이동파도 해저유물5)
군산 십이동파도 수중문화재 발굴조사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고군산군도의 북서쪽 26km 지점에 위치한 ‘십이동파도 안품’ 근해에서 어로작업 중 다량의 고려청자가 발견 신고되자, 인근 해저에 대한 유물매장 상태확인과 향후 정밀 수중발굴조사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긴급탐사를 실시하였다. 탐사 결과 유물이 조사지점을 중심으로 동서방향 길이 10m, 폭 7m 범위 내에 유물이 집중 매장되어 있었으며, 매몰된 선체 편을 발견하였다.
십이동파도는 군산항에서 서쪽으로 약 30㎞ 떨어져 있고, 고군산열도의 여러 섬 중에서 서쪽 끝에 위치하는 말도에서 26㎞ 정도 떨어져 있는 섬이다. 섬이 12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어 십이동파도라 불리며, 일종의 군도群島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십이동파도 동쪽에는 군산시가 위치하고, 북서쪽에는 어청도가 있다. 남동쪽에는 3,000여 점의 도자기가 인양되었던 비안도와 고군산도가 위치한다. 십이동파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 해역은 1970년대 이래 해저유물의 발견 신고가 20여건을 상회할 정도로 많은 해저유물이 매장된 해역이기도 하다.
인양된 도자기들은 선체내부에 가지런히 포개져 배의 공간구조에 맞추어 적재되었으며,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도자기 사이에 나무쐐기를 이용해 한다발씩 묶여 있었다. 배밑바닥과 도자기 사이에는 집풀과 갈대 등이 완충역할을 하였다. 매몰된 선체잔해는 길이 7m, 폭 2.5m가 남아 있었으며, 저판 3열 6재, 그리고 2층으로 구조된 만곡종통재가 발견되었다. 그 외에도 배의 선수판으로 추정되는 부재와 돌 닻장, 호롱대로 보이는 부재들이 발견되어 고대한선의 발달과정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야미도 해저유물6)
2006년 도굴로 인하여 불법적으로 유물이 인양되었던 것이 문화재사범단속반에 발각됨으로써 유물이 압수되었던 지점을 중심으로 해양문화재수중발굴조사가 시작되었다. 야미도 수중발굴조사는 이전에 조사된 비안도 십이동파도 등과 함께 고군산군도 일대의 수중문화재를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인양된 자기들의 성격은 다른 출토 지역과 다른 일반서민용으로 기존 강진, 부안, 해남 등과 다른 산지의 특성을 갖고 있다.
유물은 야미도 발굴조사 유물과 도굴유물의 시대가 다른 점 등으로 보아, 동 해역에서 서로 다른 시대 고려청자들이 두곳이상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해역이 고대부터 서해 연안항로의 길목으로 이는 고군산군도 해역의 빠른 물살에 의한 선박의 좌초가 빈번하였음을 알 수 있다.
충남태안앞바다7)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서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를 수중발굴조사를 실시하던 중 고려청자를 다량으로 적재한 선박을 발견하였다. 발굴한 청자는 동일한 시기에 제작된 다양한 기종들이 발견되었다. 노출로 인해 표면에 이물질이 붙어 있으나, 유약의 시유상태가 매우 양호한 고급품이다. 기종은 과형주자, 항, 발, 단지, 대접, 접시, 완, 잡유호, 받침대 등 다양하다. 문양은 앵무문, 모란당초문, 철화문, 화엽문, 연판문, 어문 등 다양하며, 내화토비짐이나 규석을 이용하여 개별번조하거나 포개서 번조하였다. 또한 청자 운반선은 동서방향으로 침몰되어 있다.(추정 규모 : 동서 7.7m, 남북 7.3m) 확인된 선체는 외판(폭 40cm, 두께 6cm)·멍에형 가룡 부속구·저판추정 목재일부와 가공하지 않은 원통목·석제닻장을 확인하였다. 선박에 적재된 유물은 종·횡으로 중첩된 상태이며, 교란층도 일부 있다. 적재유물은 대접과 접시가 주종을 이루고, 과형주자, 항, 발, 단지 등 이전 수중발굴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다양한 기종들이 보인다.
향후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 최근에 발굴한 군산 비안도(2002~2003), 십이동파도(2003~2004), 야미도(2006) 등의 유물과 함께 고려청자의 생산과 유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자료와 전통한선의 기술연구 및 발달사에 귀중한 연구자료가 될 것이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새만금 간척개발사업 내부개발지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지난3월부터 문화재 조사기관인 영해문화재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한국해양정보기술원 등이 새만금 내부개발지를 구역별로 나누어서 문화재 지표조사를 착수하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기관의 이청재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지표조사 후 매장유물의 존재가능성이 나타나면 바로 수중발굴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중 발굴 결과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청자운반선 및 다양한 유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전북도와 부안군에서는 발굴결과에 따른 국가귀속 유물들의 보관. 관리에 대한 체계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향후 부안 청자전시관 개관시 서해안 해역의 해양 유물 중 도자관련 유물을 확보하고 전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문화재보호법에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 및 위탁은 해당문화재가 발견된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박물관 및 전시관에 위탁 보관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기 때문에 부안 청자전시관 같은 전문 박물관에 해당하는 요건을 구비한 기관에서 보관 전시할 수 있도록 관내 이관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이들 해저유적에서 발굴 인양될 도자관련 유물들은 각 시대별 한정된 시기에 대량으로 생산된 유물들로 장식의장과 제작기법, 기종과 기형의 조합관계, 도자편년연구 등 전북의 도자사 및 한국의 도자문화 연구에 더없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북지역 도예단체들, 지금 여기
중앙도예계의 성격과는 달리 대부분 지역의 도예단체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교수진과 학생들의 작품성향을 보면 알수있는데 전북지역 역시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현재 전북지역에 도예과가 있는 대학은 원광대, 군산대, 호원대 등이 있고 미술대학에서 분리되어 도예과의 명칭으로 전공을 하는 대학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공예과에 속하여서 전공으로 선택하여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원광대와 군산대의 경우 그간 도예전공자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여 전북지역의 도예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렇지만 도예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매우 열악할 뿐만 아니라 설령 어렵사리 작품을 완성한다고 하여도 이를 유통시킬 수 있는 판매 공간이나 전시할 전시공간이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몰론 예산상의 문제로 본격적인 거론이 미뤄진 상태이지만 전북도나 부안군의 의지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으로서 첫째, 전통과 현대의 도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도자단지조성 둘째, 지역 도예인의 신상품 개발에 필요한 기초 도자 연구 실험을 위한 연구시설과 도자정보실 구축 셋째, 지역 도예인 공동전시를 통한 작품홍보 및 창작의식 고취를 위한 전시·판매공간 조성 넷째, 앞으로 새로운 도예계를 이끌어 나갈 신진 작가발굴과 같은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창작 공간의 조성이다.
또한 21세기 새로운 청자문화와 도자 예술의 창조적 방향을 모색기위한 차별화된 공모전과 기획전, 세미나, 축제 및 판매전 등 행사를 추진하여 전북지역의 특화된 전통도자와 현대도자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장기적인 계획 아래 하나하나 펴 나가야겠지만 그 곳엔 도예인들의 관심과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예단체 성격을 보면 ○○대학출신모임, ○○교육원출신모임 주로 학연으로 뭉치는 경우가 많으며 같은 성격, 같은 이념의 작품을 하는 작가들의 단체도 있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은 대다수 출신학교의 동문협의회에서 활동한다. 주로 원광대의 터 도예가회, 군산대의 진포 도예가회, 호원대학교의 호원 도예가회, 백제예술대의 백제 도예가회 이외도 전승도예가회나 공예전반단체모임, 사회교육기관 출신들로 이루어진 모임 등에서 주로 정기회원전이나 판매전을 개최하는 실정이다.
전공자들이 도예과를 갓 졸업하고 도예계에 뛰어들기에는 아직도 벽이 두터운 것이 현실이다. 작품발표 기회를 얻기 위해서 선배들의 모임인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을 하고 또는 주제를 정하고 삼삼오오 인원을 구성하여 전시를 하기도 한다. 때론 여기저기 2~3개에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지역적 특성 때문에 지금은 예전과 달리 협회 단체전은 도에계에 주목을 받기는 어렵다. 단체전보다 개인전이나 갤러리의 큐레이터에 의해 만들어진 기획전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또 단체 계보에 메달릴 필요도 상실되었고, 오늘날 개성화, 다양화를 추구하는 추세로 작가들의 동질성을 찾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2000년 같은 주제를 가지고 전북지역 도예가협회 연합회를 결성하여 전북지역 도자발전을 모색하고 다른 회원들 간의 도자교류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아래 새천년 전북 도예가회 연합전을 개최하였으나 단체들 간의 성격이나 운영상의 미비로 인하여 구심점을 찾기가 어려워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그 이후 연합전에 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하여 각 협회가 추구하는 성격이 사라져가고 이념부재의 자기들만의 전시를 위한 모임이나 동문들의 단합대회 잔치로 끝나기 일수이다. 심한 경우 의무적으로 반복되는 연례행사에 타성이 붙어 아예  작품출품 마저도 후배들이나 대리인을 통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는 전북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도내대학출신의 모임인 도자프로젝트그룹이 ‘핸드인 헤드’를 창립하여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에서 젊은 열정과 새로운 실험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의 장을 마련하였고, 기존 단체전과는 달리 작가의 의지가 뚜렷한 작품과 전시로 차별화를 꾀하는 등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즉 전시방식에서도 각각 주제를 다루어 구상과 비구상의 입체적 평면적인 작품, 캐스팅을 사용하여 공예적이면서 예술적인 작품, 전통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조형 작품 등 실험정신으로 형식에 틀을 깨는 작품 전시로 사회적 문화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부안군은 전북지역 도자산업의 활성화와 찬란했던 우리도자문화의 국내외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실현하기위하여 1990년대 초 유천리 도요지 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하여 1993년 대상 토지의 매입을 시작하고, 문화재 지표조사, 시굴조사 및 발굴조사,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 각종 용역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연건평5,600㎡의 청자전시관을 건립 공사비 250억원(국비 125억원 지방비 125억원)을 투입하여 2009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이러한 부안 청자전시관은 그 규모와 시설 면에서 보면 제1종 전문박물관의 모든 조건을 충족할 뿐만이 아니라 외국의 어느 전문 전시관에도 뒤지지 않는 기초단체에서 시행하는 문화시설 사업으로는 유례가 드문 것으로 이러한 결과일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청자전시관의 외적인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전북의 도예상황은 일부 소수를 제외하고는 한껏 위축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형국이다. 도예작가들이 도자를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각, 개인의 작품성 향상, 마케팅역량 강화에 대한 주문, 도자기협회의 위상 제고를 바라는 의견, 지방자치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 요구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도자산업 및 도자문화 활성화를 위한 민·학·관은 물론 각계의 여러 견해를 듣고자 하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취지아래 지난 2006년 부안군과 요업기술원주최로 전북지역 도자발전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전북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도예전공자, 도예작가, 도예단체, 도자산업체CEO 등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도자산업 활성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도자기소지 제조기술(요업기술원 김응수), 유약의 이해와 기초응용기술(요업기술원 이성민), 신성형기술소개(예닮도예 조창정), 새로운 도자소성기술(요업기술원 김형태), 부안도자발전계획(부안군청 김문식), 도자산업 발전전략(요업기술원 최의석)의 발표와 전북지역도자발전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전북지역 도예계의 문제점과 해결책 등의 논의가 있었다. 그 결과 도예인들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낙후된 지역도자발전에 대안을 제시하고 도자산업의 다양한 가능성과 미래 전북지역 도자발전에 주도적인 역할과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일익을 담당하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전북지역 도예인들이 부안청자전시관을 중심으로 협력과 교류를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낙후된 지역 도자발전에 대안을 제시하여 침체된 도예계가 회생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부안에 청자전시관이 세워짐은 그동안 도자산업이 미약했던 전북지역에 단비와도 같다. 중심을 잡지못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고 있던 전북도예계가 이제는 도예인 단체나 대학 행정의 협조로 지역의 특화된 산업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전남지역이 강진과 영암 지역중심으로 대학들과의 연계로 인하여 도자산업의 모체가 되었다면 이제는 부안을 중심으로 전북의 도자, 미래를 향해 새로이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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