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에서 D-365를 맞아 세계 공예문화의 품격 높은 트렌드와 새로운 에너지를 만날 수 있는 <제6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내용과 형식에서 커다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품격있는 문화축제로써 위상을 확고히 다진다는 취지 아래 지난 8월 상명대학교 이인범 교수를 전시감독으로 선임한 바 있으며, 전시 주제 등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간다.
청주시(시장 남상우) 주최로 내년 9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40일간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의 주제는 <만남을 찾아서>. 이인범 전시감독은 “인공물인 공예를 통해 이 시대 지구촌에 더불어 살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시대정신을 엿보고 문화담론을 생산하는 창조적 주체들을 만난다는 취지에서 <만남을 찾아서>라는 주제를 정하게 됐다”며 “<만남을 찾아서>는 생활세계의 뿌리나 다를 바 없는 세계 구석구석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각양각색의 공예 가치나 비젼들간의 상호 교섭, 공예의 드넓은 동시대 삶의 세계와의 만남, 공예와 새로운 미래 가치와의 만남 등 특히 공예가 섬기고자 하는 다이나믹한 삶의 콘텐츠들과 접속현장을 찾아 나선다는 강렬한 메타포가 담겨져 있다”고 전했다.
비엔날레의 핵심내용은 본전시, 공모전, 페어 등 세개 전시로 구성되며, 이들을 장식할 스페셜 이벤트로는 초대국가관(캐나다) 전시, 국제학술심포지엄, 공예포럼, 공예가치에 초점 맞춘 다양한 이벤트들, 교육프로그램과 시민참여 프로젝트 등으로 전개된다.
본전시 <만남을 찾아서>전
동시대 글로벌 공예 비전 읽기와 담론 생산
공예가 꿈꾸는 이 시대의 정신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로 구성하여 글로벌 공예비전과 담론의 현주소를 읽어내고 제시하게 될 본 전시는 3개의 영역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제1영역은 공예의 다양한 하위장르들 안에서 일어나는 고차원적인 장르 융합 통섭 현상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제2영역은 공예가 자신을 비워내어 공예 밖의 다양한 생활세계, 예컨대 미술, 디자인은 물론 시, 소설, 음악, 춤, 옷, 음식, 주거공간 등을 만나 그들을 섬기면서 광채를 발휘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들로 구성된다. 제3영역은 전시장 밖의 공적인 기억을 담고 있는 청주시내 거리나 시민 속으로 들어가 공예적 가치를 지닌 특유의 품격과 넘치는 에너지들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이번 비엔날레 본전시는 자신을 과시하며 자기 안에 갇힌 공예품보다는 자신을 비워내어 드넓은 생활세계와 이웃을 섬기며 공예가 발산하는 다양한 에너지들을 찾아 나서고, 더 나아가 비엔날레 개최도시로써 청주시의 품격은 어떻게 성취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에 관심을 쏟게 될 것이다.
크라프트 페어
산업으로서의 공예의 가능성
크라프트 페어는 이전과 달리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명확히 자리매겨질 것이다. 수준 높은 예술 작품으로써의 공예와 생활 속에 유용하게 쓰여지는 ‘쓰임’으로써의 공예를 향한 국제 ‘공예’ 비엔날레 행사 아이템의 하나로 페어는 단지 문화상품 혹은 기념품 코너 차원의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서이다. 오히려 전시의 하나로 비엔날레의 수준을 결정지을 정도의 비중을 지닌다. 그런 점에서 이번 크라프트페어는 소파, 컬렉트, 오리지널 등 기존의 세계적인 크라프트페어들과 어깨를 겨루는 청주 특유의 세계 공예명품의 견본시장으로써 독자성과 위상을 어떻게 확립해 낼 수 있는가 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더불어 실용적이거나 때로는 탐미적인 공예품을 방문객이 자유롭게 구매하고 사용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생활의 취미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고려할 것이다.
한편, 공예페어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국내외 아트페어 전문가 그룹들과의 연계도 추진된다. 이를 계기로 향후 청주시가 공예페어의 위상은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공예마켓과 유통, 유관 산업의 클러스터 기능을 갖게하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다.
국제공모전
새로운 공예문화의 틀 창출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국내외 공예분야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인 청주국제공예공모전의 형식 변경이 될 것이다. 금속, 도자, 목칠, 섬유, 기타 등 재료 기법에 기초한 기존의 장르별 공모전 관행을 탈피해 인류의 생활 세계에 기여할 미래의 공예가치의 발굴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공모하고 심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모전에서는 장르와 기법에 얽매였던 지난번까지의 공모전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창의적인 시도들이 가능해졌다. 또한 현대 예술의 자유로운 실험, 탈장르화 현상, 혹은 각 공예장르의 융합 통섭 현상들에도 활짝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공예가 폐쇄적인 근대적 장르와 양식개념을 뛰어넘어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예술 혹은 산업의 한 장르로써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될 것이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참신한 젊은 공예인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더 나아가 모험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이벤트와 교육프로그램 :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만이 가능한 공예적 가치 실행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본전시 뿐만 아니라 각종 기념이벤트에서도 공예적 가치와 삶의 양식을 다이나믹하게 보여줄 것이다. 미술, 디자인은 물론 시, 소설, 음악, 춤, 옷 음식, 주거공간 등 다양한 분야의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깊이와 넓이를 지닌 문화형식이나 삶의 현장과 연계시키는 작품들을 끌어들이고 그 수준에 걸맞는 이벤트들을 통해 특성있는 문화예술의 아지트로 발전시킬 것이다.
이와 함께 공예가 지니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써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별 초대국가관에는 캐나다 주빈으로 초청해 200여명에 달하는 대표작가들의 캐나다 고유의 공예가치를 선보이게 될 것이다. 또한 체계적인 공예오감체험 프로그램 개발, 치유로써의 공예체험 프로그램, 국내외의 수준 높은 작품 관람과 공예체험을 즐기는 에듀테인먼트형 현장교육이 시도되는 등 국내외 공예 교육의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계 공예문화 담론·정보·유통의 네트워크 거점 구축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통해 세계 공예담론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젊은 공예인들의 포럼을 정례화함으로써 미래 공예담론과 이슈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또한 공예아카이브를 설립하여 국내외 공예문화 담론 정보 유통 인적 네트워크의 거점 구축을 위한 물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청주가 세계적인 공예 정보와 산업의 클러스터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준비에 착수한다.
한편, 변화무쌍한 시대정신에 민감하기 마련인 비엔날레라는 문화 형식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공예관은 공예의 항구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공예뮤지엄으로서 견고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도록 운영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공예관 특별기획전을 추진키로 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기본계획수립을 마무리함에 따라 오는 내달 중 국제공예공모요강을 발표하고, 오는 11월까지는 본전시 초대작가를 선정하는 등 각종 사업별로 세부적인 사업 실행계획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12월부터는 참여작가 교섭, 해외 순회 홍보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으로 들어간다. 비엔날레조직위원장인 남상우 청주시장은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역대 행사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세계 공예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청주시가 공예문화는 물론, 공예산업의 도시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날레의 총감독 이인범 상명대 교수는 “공예와 비엔날레 형식을 접목한 세계에 흔치 않은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지난 5회까지는 양적인 성장과 그 소프트랜딩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면, 내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가 의미하는 말뜻대로 ‘만남을 찾아서’ 세계 공예문화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공예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인간의 삶의 세계 영역을 어떻게 섬기며 시너지 효과와 활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어 진정한 공예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키고 널리 확산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지난 1999년에 시작, 격년제로 열리면서 국제적 위상을 갖추는 한편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편집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주최 ‘젊은공예포럼’ 개최
2009. 9. 20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문화진흥원 회의실
현재 한국 공예계 속에서 거론되어지는 주요 담론은 무엇일까? 공예작가들이, 이론가들이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는 공예적 가치들은 어떤 것인가? 공예계를 둘러싼, 또는 내부의 무수한 질문들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속 시원한 해결 방안은 어디에도 없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새삼스러울 것 하나 없는 이 상황을 언제부터인가 공예인들은 당연한 듯 꿋꿋이 인내하며 버티고 있다. 지난 9월 20일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토탈 솔루션은 아니지만, 오랜 인내에 대한 달콤한 반응으로써의 반가운 만남이 ‘젊은공예포럼’이라는 행사로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문화진흥원 회의실에서 있었다.
‘젊은공예포럼’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서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준비하는 항해의 닻을 올리는 D-365일 즈음에, 한국공예계의 젊은 작가, 이론가, 기획자, 언론인을 초청하여 미래 공예담론의 장을 형성하여, 답보 상태에 있는 현장 담론에 신선하고 다양한 젊은 공예인들의 시선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이론과 작업이 어우러지는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공예계로의 전환하고, 젊은 공예인들로 하여금 미래공예를 위한 모험심과 기획심을 독려하여 미래를 걸머질 새로운 세대의 공예 이슈와 내용들의 횡적 유대를 도모하기 위해 준비한 청주공예비엔날레 장기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20일 포럼에는 우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현장의 징후들을 관찰하여 향후 정례화될 포럼에 담아야할 이슈들과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였기에 특정 주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토론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고자 발제자들에게는 공예 장르의 지평, 지구촌 현재의 공예 현상, 공예의 문제 혹은 위기적 상황, 공예 밖의 장르들 혹은 다양한 삶의 세계와의 교섭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 또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거는 비전과 기대 등의 소제로 발제를 의뢰하였다.
1부에서는 초청된 8명의 지정발제와 2부에서는 이인범 전시감독(상명대 미술학과 교수)의 2009비엔날레 구상 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 먼저 구경화(삼성미술관 리움 학예연구원), 김태완(월간도예 편집장), 노형석(한겨레21 문화기자), 박남희(미술이론가), 안승현(청주시한국공예관 큐레이터) 발제자들이 공예계 안팎에서 바라본 공예계 현상들과 이에 대한 성찰들이 논의되었고, 이후 유상덕(도예가), 이정섭(내촌목공소 목수), 조새미(금속공예가) 작가들은 작업현장의 바램과 국내외 공예계 동향을 발제하여 주었다.
2부에서 이인범 전시감독은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기본구도를 본전시, 국제공모전, 크라프트 페어, 삼각형 구도로 재편하고 본전시에서는 글로벌 공예비전과 담론생산을, 국제공모전에서는 기존의 재료적 장르중심의 분야를 해체하는 공모계획 그리고 크라프트 페어에서는 기념품 판매관이 아닌 아시아 공예전문시장을 염두에 두고 그 미래를 준비하는 페어로 운영하고자는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종합토론에서는 전국에서 온 젊은 공예인들이 발제에 대한 질의와 공예계·비엔날레에 대한 요청사항 등을 열정적으로 개진해 주었다.
‘젊은공예포럼’은 지난 20일의 뜨거운 열기를 이어 앞으로는 서울 또는 청주에서 분기별 1회로 운영될 예정이며, 오는 11월 즈음에 다시 만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발제문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홈페이지 자료실www.okcj.org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며, 한국공예의 희망적 미래를 위하여 향후 창의적이고 야심찬 공예인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하는 바이다.
글 | 전주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