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봄’~‘봄’이다~
비록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곧 봄은 찾아오고야 만다.
봄비가 마른땅을 적시고 봄기운은 마른가지를 흔들어 깨워 싹을 틔운다. 연하디 연한 연둣빛 싹이 자라나고 곳곳마다 색색의 봄옷을 입고 태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경기도 남양주 한적한 곳에 자리한 초가집에도 봄은 찾아온다. 앞은 불암산 뒤로는 수락산에 둘러싸인 목향원. 아래서는 흙으로 쌓아올리고 위에서는 볏짚으로 덮어 소담한 듯하지만 그안에서 풍겨 나오는 따뜻함은 어느 곳보다 풍성하다.
봄을 머금은 바람이 살랑 불자 뒤뜰 대나무들이 차르르르~~기척을 하며 조용한 목향원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주차장에서 돌담을 따라 흙길을 걸어내려가면 정겨운 초가집이 보이는데 나무 대문을 가볍게 밀고 들어가면 내부 한켠에는 흙으로 지어진 벽난로가 따뜻한 온기를 제공한다. 천장에 걸린 나뭇가지로 만든 조명은 ‘유일무이한 조명’을 위한 이곳 주인장(한성우 58)의 솜씨. 조명 뿐 아니라 곳곳에서 느껴지는 주인장의 손길은 자연스럽지만 야무지다. 갈색빛 도자기 컵에 담겨내 온 대추차는 이곳에 따라들어온 찬 겨울바람을 녹이기에 충분히 먹음직스럽다. 이곳의 도자기는 여주 운봉도예와 10여년간의 오랜 인연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실차, 녹차 유자차 등의 차와 함께 산채비빔밥을 비롯한 다양한 식사도 가능하다.
따뜻한 차 한잔에 주인장과의 담소를 나누고 밖으로 나오니 넓은 마당 곳곳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 있는 공간에서는 일년내내 저녁마다 모닥불을 쬘 수 있다. 신선한 공기와 함께 마시는 차한잔을 기분좋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 앞쪽의 넓게 마련된 텃밭은 여름철 푸릇푸릇하게 자라날 갖가지 채소들을 떠올리게 해 어느새 입맛을 돋군다. 상추와 고추를 비롯한 다양한 채소들은 농약을 치지않아 수확량이 많진 않지만 무공해로 키워내 상추 따는 날에는 운좋게 무공해 상추를 맛 볼 수도 있다.
초가집에서 풍기는 시골의 정취는 지붕위의 볏짚처럼 포근하기만 하다. 강원도 진부에서 구한 소나무로 세운 골조에 영월에서 채취한 황토로 벽을 쌓았다. 주인장이 건강과 정취를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고집스럽게 지은만큼 찾는 이로 하여금 시골의 정겨움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관리가 결코 쉽지 않은 초가집을 굳이 지은 이유가 있다면 어릴 적 고향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박한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주인장은 관리의 어려움을 풀어놓다가도 이내 곧 흙과 볏으로 지은 목향원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곧, 뒤뜰에 놓여진 항아리 옆 나무는 곧 탐스러운 꽃을 피워내고 돌담을 따라 심겨진 철쭉도 진분홍 꽃을 피어낸다. 이곳을 앞뒤로 둘러싼 불암산과 수락산도 온통 봄빛으로 물든다. 올 봄에 함께 하고픈 이와 이곳이 주는 호화로운 선물을 누려보고자 한다면 목향원으로 발길을 청해보길 권한다.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쉰다.
목향원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덕송리 335-3 T.031.527.2255 www.cafecafe.co.kr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8.3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