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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월호 | 특집 ]

한국도예 미래를 위한 원로도예가의 가르침 - 김익영(金益寧)
  • 편집부
  • 등록 2009-06-13 11:55:36
  • 수정 2009-06-13 12: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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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적 감성과 정신으로 미적가치를 찾아라

김익영 선생과의 만남은 몇 차례 미뤄진 끝에 겨우 성사됐다. 서울 청운동 자택과 파주의 작업장을 오가며 바쁜 일과를 보내는 선생은 현업 젊은 작가 못지않은 활동으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다. “하루일과는 8시 반에 시작되죠. 서울 청운동 집에서 나와 파주 작업실에 도착하면 9시반이에요.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합니다.” 파주의 작업장은 개인사업으로 운영되는 생활자기생산업체인 ‘우일요’의 생산라인과 같은 건물에 마련돼 있기 때문에 선생의 생활 패턴은 모두 흙과 관련된 일로 채워진다.
도예가로써 갖게된 철학을 물었다. “철학이라기보다 그동안 지내온 내 삶 자체가 역사의 페이지로 남는 것이 소중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목표를 두고 달려가는 것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제 백자작품이 어떻게 순수미술적인 평가로 이어져 인정됐는가를 되짚어 보면 제 특별한 작가적 철학보다는 흙 작업의 매력에 푹빠져 최선을 다해 즐겁게 유영한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철학적 관념이라는 규정을 만들어 난 오브제 작가가 될꺼야, 혹은 난 생활도자를 할꺼야라고 결정하는 것이 아닌 것이죠. 과거에는 제대로 된 도자기그릇에 밥을 먹어보는게 소원이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세라믹으로 안되는 것이 없는 시대가 됐잖아요.” 도자분야가 미술의 순수조형으로 평가된 것도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미이다.
차세대 도예가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그럼 난 이제 지나간 세대인가? 지금도 난 현역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지내고 있는데요. 후배들을 살펴보면 학교 다닐 때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이였는데 열심히 작업하고 시간이 지나니까 더 좋은 작품을 하더라고요. 물론 기본적인 훈련과 감각은 중요하겠죠. 하지만 스스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되는 것 같아요. 지적, 감성적 훈련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해야죠. 재능이 좋아 요행이나 운을 기대하기보다 실력을 쌓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노력하는 자에게 성공의 길이 주어진다고 생각되요.” 이것이 선생의 지론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조형예술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소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연에 대한 애착과 관찰하는 일을 열심히 하거나 현대미술에 대한 상황을 직시하고, 음악과 연극 등 다른 장르의 예술문화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요.”
미술시장 활성화와 도예시장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아직 도예분야의 작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서 이 부분에 대한 이슈는 시기상조인 것 같네요. 다만 국내에 미술애호가들이 많아지면 차후에는 흙의 매력과 도자가 가진 재질로써의 매력은 충분히 높이 평가받을 것이에요. 그때가 되면 분명 도예는 미술 분야의 꽃이 될 수 있겠죠.”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밖에 심어둔 꽃이 있다고 구경가자 하신다. 우일요 앞마당 한쪽에 마련된 작은 온실 안에는 흰 꽃잎과 푸르고 긴 잎사귀의 히야신스가 환하게 피어 있다. 몸소 허리를 숙여 이른 봄꽃의 행복한 향내음을 가득 맡은 선생은 “봄이 됐으니 뭔가 색다른 작업을 시도해보고 싶네요.”한다.

김익영은 1935년 원산 출생이다. 1957년 서울대학교 화학과와 1961년 알프레드 요업대학원을 졸업했다. 1961년부터 3년간 국립박물관 미술과 학예원을 역임했다.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 <표면의 표현전>, 한국국립현대미술관 <한국현대미술전>, 미국 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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