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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월호 | 뉴스단신 ]

Asia Ceramics Network 2007/말레이시아 현장취재
  • 편집부
  • 등록 2009-06-09 16:07:05
  • 수정 2009-06-10 18: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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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도예계 네트워크를 통해 도자문화에 대한 상호 교류 및 협력 커뮤니티 구성을 목적으로한 <2007아시아세라믹네트워크Asia Ceramics Network 2007>(이하 ACN) 행사가 지난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국립미술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ACN조직위원회(위원장 박선우 서울산업대 조형대학장)가 주최하고 말레이시아과학기술대학교Science University of Malaysia와 말레이시아 국립미술관이 주관했으며 한국공예문화진흥원과 서울산업대학교가 후원했다. 한국을 포함해 대만 일본 태국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인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1개국 100여명의 도예인과 관련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아시아 각국 도자문화의 특색을 살펴볼 수 있는 교류전과 세미나, 워크숍, 말레이시아 현지 도자문화 탐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12월 11일 | 말레이시아 국립미술관
12월 11일 오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해 모인 행사 참여작가들은 곧바로 국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콸라룸푸르 남동쪽 잘란 떠멜로Jalan Temerloh 지역에 위치한 22,662평방미터(6855평)의 규모의 국립미술관은 인근의 국립극장, 국립도서관과 함께 말레이시아 전통가옥을 현대화한 수려한 건축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총 5개의 전시공간을 비롯해 창작센터, 조각공원, 사진&그래픽 스튜디오, 세미나실, 도서관, 복원작업실, 아트숍, 카페 등이 갖춰져 있다. ACN기간 동안 각 층별 전시장에서는 미술관 소장전을 비롯해 다양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1층에서는 말레이시아 전통비단염색을 주제로 한 <BATIK MALAYSIA-a Living Heritage>전이, 2층에서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며 주목받고 있는 젊은 미술가들이 참여한 <말레이시아 현대미술전>이 각각 열리고 있었다.
ACN전시가 열릴 3층에 도착한 참여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고국에서부터 손수 들고 온 작품을 디스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전시장 입구 중앙에는 원활한 디스플레이를 위해 미술관 측에서 준비해둔 미니어처 조감도가 있었다. 이 조감도는 각국에서 속속 도착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분류돼 어느 곳에 설치되는지, 주변작품은 어떤 성향인지를 미리 파악 할 수 있게 해 재치있는 아이디어와 효율성까지 발휘했다. 

12월 12일 | 국립수공예학교·공예문화센터·작가스튜디오 방문
일정 이튿날. 참여 작가 모두 현지 공예문화탐방에 나섰다. 처음 찾은 곳은 콸라룸푸르 시내에 위치한 국립수공예학교였다. 1967년 개교한 국립수공예학교Institut Kraf Negara는 말레이시아 전통공예분야의 활성화와 인재양성을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예학교이다. 이곳에서는 도자Ceramic공예를 비롯해 바틱Batik·직물Weaving·금속Metal·나무Wood·라탄Rattan공예 등 각 분야별로 교육되고 있다. 현재 이 학교의 재학생 수는 총 500여명이며 교·강사는 50명이다. 교내에는 각 전공별로 전문대학 수준의 실습공간과 기자재,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었다. 재학생들은 3년간의 정규과정을 마치고 자격증을 수여받아 졸업 후 전통공예기능사로 활동하게 된다. 학교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높은 관광자원 수익으로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통공예품의 수요가 높아 공예가의 활동조건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오후에는 시 외곽에 자리한 콸라룸푸르 공예센터Kuala Lumpur Craft Complex를 방문했다. 이곳에는 공예박물관과 공예체험장, 공예디자인센터, 공예품샵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전통건축물 형식의 붉은 지붕으로 지어진 독특한 외관의 아담한 규모였다. 정문 입구를 들어서자 중앙복도의 유리전시관에는 말레이시아 대표 전통공예품이 전시돼 있었다. 복도 양옆으로는 도자기와 바틱, 목공예품을 상설전시, 판매하는 우수공예품 샵을 운영되고 있다. 건물 반대쪽 문 밖으로 나서자 전통가옥 여러 채가 작은 마을을 꾸미고 있었다. 이곳은 방문객들이 공예실습, 체험하는 공간이다. 체험프로그램 중에는 특히 바틱공예와 도자공예가 가장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박물관의 오른쪽 옆에는 단층건물의 공예디자인센터가 자리해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공예품 연구와 함께 공예품 형태와 패턴디자인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저녁에는 콸라룸프루 시내에서 40분가량 떨어진 신도시에 자리한 파티사투 스튜디오Patisatu Studio를 방문했다. 일행이 도착한 늦은 저녁시간에 스튜디오에서는 도예가와 설치작가 5명이 참여한 <OUT SIDER>전의 오픈식이 열리고 있었다. 오픈식에는 작가들과 인근 주민 등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음악 퍼포먼스 공연감상과 음식을 즐기며 한밤의 야외파티를 만끽했다. 파티사투 스튜디오는 회화작가 아메드수키리ahmadshukri와 도예가 우미바이주라하umibaizurah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2개의 현대식 주택 건물을 개조해 한곳은 작업공간으로, 또 한곳은 기획전시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파티사투 스튜디오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거주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안주인인 도예가 우미바이주라하씨는 “3,40대 연령의 작가와 큐레이터, 비평가라면 전 세계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음식과 잠자리는 저희가 제공합니다. 함께 예술을 논하고 작업하며 공감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성 있는 한국의 젊은 도예가라면 더욱 환영합니다.”라고 전했다. 파티사투 스튜디오의 웹사이트는 www. patisatustudio. com이다.

12월 13일 | 국제도자워크샵·개막식 
국립미술관입구 한쪽의 넓은 발코니 공간에 국제도자워크샵 장소가 마련됐다. 작품제작시연으로 진행된 워크샵에는 한국의 조충휘 도예가를 비롯해 일본, 인도, 네팔 도예가가 물레시연을 선보였으며, 반대편에서는 말레이시아 측 도예가 3명이 전통도자기법인 흙가래 쌓기 기법의 제작시연을 선보였다. 각 국별로 선보인 독특한 제작기법 중 특히 한국도예가인 조충휘의 물레성형과 옹기가루를 이용한 트임기법으로 제작된 ‘벽걸이장식’과 네팔도예가 락심 쿠마르 프라자파티Laxmi Kumar Prajapati의 물레성형을 이용한 코끼리머리 제작은 독특한 기법으로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오후에는 ACN행사의 공식 개막식이 개최됐다. 개막식에는 말레이시아 문화예술부 장관을 비롯해 말레이시아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국립미술관 관장 등 많은 관련 인사들이 참석했다. 개막 연설에서 라이스 야팀 문화예술부 장관은 “이번 ACN행사는 앞으로 세계속에서 도자문화를 이끌고 갈 아시아의 힘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깊은 전통의 역사를 가진 아시아의 도예가 미래 세계문화예술의 방향을 선도할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으며 압둘 라작 말레이시아과학기술대학교 총장은 “말레이시아 독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국립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개최하게 된 현대도예전은 그 의미가 깊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현대도예분야의 기틀이 마련돼 전통공예와 함께 공존하며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선우 ACN위원장은 “ACN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도예문화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차세대에는 아시아가 세계무대를 주도하도록 하겠다. 각국 도예인들과 관련인들의 더욱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바란다.”고 전했다.
국립미술관 3층 A전시실에서 열리는 <ACN현대도예교류전>은 아시아 11개국 작가 71명의 참여로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각국의 독특한 문화정서를 담은 작품들은 기器와 조각, 설치 등의 분야로 구분, 전시됐다. 당초 한중일 3국의 경우 현재 현대도예분야로 국제무대에서 많은 활동을 보이고 있어 이에 비해 기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동남아시아 국가의 작품 수준은 매우 놀라웠다. 이들 각국의 독특한 전통문화와 정서를 담은 도조작품들은 더욱 깊은 감흥을 전달했으며 특히 영어권인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몇 국가 작가들의 경우는 대부분 영국, 미국, 호주 유학파 출신으로 작품에서 풍기는 강한 메시지와 실험적 표현이 돋보였다. <ACN현대도예교류전>은 오는 1월 13일까지 약 한 달간 열리게 된다.

12월 14일 | 국제교류세미나·ACN회의
오전 9시부터 국립미술관 강당에서는 세미나가 진행됐다. 총 6명의 강연자들은 각국의 도예현황을 발표하고 작품 슬라이드와 스튜디오 등을 소개했다. 말레이시아 마라기술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교수인 함 라비히 카마런은 <말레이시아의 현대도자공예>를 주제로 한 내용을 발표했으며 네팔의 전업도예가 락심 쿠너 프라자파티는 <네팔의 전통도자와 현대도예>, 대만 국립쳉겅대학교 교수인 용슈슈는 <Body & Clay>라는 주제의 작품 프레젠테이션을 강연했다. 이어 중국 광저우예술아카데미의 웬지장 교수는 <동서양문화가 공존하는 현대적 시대정신>이란 주제를 동서양의 도예작품 슬라이드를 활용해 강연했으며 대만국립예술대학교 칭유안창 교수는 <대만현대도예의 뉴제너레이션>, 일본 교토대학교 박사과정 중인 유타 나카무라는 <도자예술에 관한 촉각>에 대한 주제발표를 가졌다.
세미나를 마친 후 각국 대표로 구성된 ACN정기총회가 미술관내 회의실에서 열렸다. 각국 회원대표들은 “현재 서구 중심적 사고로 움직여지고 있는 세계도자문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ACN의 정체성을 조속히 확립해 새로운 세대에서는 아시아가 활동의 중심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롯해 “올해 행사의 중요한 포인트는 말레이시아의 도예문화를 알리고 현대도예분야의 기반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ACN의 역할은 도예분야의 교류와 활동이 부족한 국가들을 찾아 새로운 도예부흥에 대한 기반을 지원하는 일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중요하다. 각국 정부지원사업의 활용과 함께 펀드, 회비, 작품매입 등을 통한 사업자금조성도 필요하다.”는 등 ACN의 발전방향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다.

12월 15일 | 국립박물관·이슬람미술박물관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은 콸라룸푸르의 레이크 가든 옆 가장자리에 위치해있다. 전통 건축구조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궁전을 닮도록 설계된 박물관 앞에 서면 두 개의 큰 벽화가 눈에 띤다. 이 벽화에는 말레이시아의 역사적 주요사건과 수공업 생산현장 등의 장면이 묘사돼있다. 박물관 내부 4개의 전시관에는 각각 역사와 문화 및 관습, 예술과 수공업, 공예품, 경제활동, 동식물군, 병기와 화폐 등 다양한 분야의 수집, 소장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또한 박물관 외부에는 고대 말레이시아 궁전에서 사용한 클래식 자동차 등 왕실 유물을 비롯해 과거 서민들의 교통수단이었던 기차와 자동차 모형 등도 전시돼 있었다.
이슬람 미술박물관Islamic Arts Museum Malaysia은 시내 잘란 렘바 퍼다나Jalan Lembah perdana지역에 위치해있다. 마치 이슬람 예배당에 들어온 것 같은 분위기의 내부는 세 개 층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다양한 이슬람문화 관련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특히 ‘이슬람 건축 전시관’에는 타지마할과 이맘 이스마일 알북하리 사원, 아미르 티무르 무덤과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들을 정교하게 복제, 축소한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스탠더드 차터드 오토만 전시관’에는 터키와 시리아의 황제 오스만 통치시대에 사용했던 도자기와 다양한 유품들이 전시돼있었고 ‘코란 원고 전시장’에는 중국의 명 왕조시대부터 30-Judz의 코란을 포함한 200여권의 희귀한 이슬람 서적들이 소장돼 있었다.

아시아 세라믹 네트워크의 향방
2007아시아세라믹네트워크 행사가 개최된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8월 독립 50주년을 맞았다. 오랜 기간 외세의 침략에 시달린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이룩해낸 소득수준 향상과 산업생산의 증대, 산업기반 확충 등의 경제적 성장의 시기를 맞고 있다. 문화예술 또한 각 분야별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는 듯했다. ACN행사를 주관한 말레이시아과학대학교에는 도예전공 학과가 없다. 미술대학 안에 도예관련 과목만 개설된 상황이다. 그러나 도예분야의 발전가능성을 직시한 한명의 자국 도예인(삼수 빈 모하메드Shamsu Bin Mohsmad 교수)의 노력으로 3회 ACN행사를 모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됐고 주 행사장인 국립미술관 개관이후 처음으로 열게된 ‘현대도예전’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했다. ACN은 2008년과 2009년 개최지를 베트남과 중국 운남성, 인도와 같은 제3지역으로 선정할 것을 논의 중에 있다. ‘아시아 세라믹 네트워크’가 아시아 각국의 기저에 잠재된 도자 역사와 전통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세계도예문화를 이끌어갈 첨병의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취재부

 

2007아시아세라믹네트워크Asia Ceramics Network
2007 참가자 명단
대만 _ Ching Yuan, Hsu Yung Hsu, Liao Ray, Po Ching, Shin Yu Wang
일본 _ Matsumoto Hideo, Akito Morino, Yuta Nakamura, Keiichi Ito, Masakazu Hoki
태국 _ Supphaka Palprame, Suebpong Powthai, Sayumporn Kasornsuwan,
       Wanna Thithamma
베트남 _ Neuyen Bao Toan, Ngnyen Ngoc Lam
싱가포르 _ Ahmad Abu Bakar, Thomas Cheong Kah Ho
네팔 _ Laxmi Kumar Prajapati
인도네시아 _ Asmudjo Irianto, Nurdian Ichsan
중국 _ Zhang Wenzhi, Zheng Ning, Li Ai Dong, Yushan Zhang
인도 _ Bharat Singh, Gurjinder Kaur, Goutam Das
한국 _ 한길홍, 박선우, 조충휘, 이정석, 이대수, 변재숙, 장남숙, 이한원, 박병권, 김연화, 정의선, 김태완
말레이시아 _ Shamsu Bin Mohsmad 외 도예가 2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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