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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2월호 | 특집 ]

2002년 한국현대도예의 변화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1:10:56
  • 수정 2018-02-21 14: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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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국 도예계를 돌아본다

2002년 한국현대도예의 변화 글/우관호 홍익대학교 도예과 교수

- 변화(變化) : (사물의 성질·모양·상태 등이) 변하여 다르게 되는 것.

- 진화(進化) : 사물이 진보되거나 발전된 상태가 되는 것.

- 퇴화(退化) : (생물학·생리학) 생물의 어떤 기관이나 조직 등이 진화나 개체 발생의 과정에서 발달, 분화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일.

- 분화(分化) :

①단순한 것, 등질(等質)인 것이 복잡한 것, 이질(異質)인 것으로 갈려 나가는 것.

②(생물학·생리학) 생물의 발생 과정에서, 분열·증식하는 세포가 각각 형태적·기능적으로 변화하여 역할에 맞는 특이성을 확립해 가는 현상.

- 동화(同化)

①성질·양태·사상(思想) 등의 다르던 것이 같게 되는 것. 또는, 같게 만드는 것.

②밖으로부터 얻어 들인 지식 등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③(광물학·광물병)(생물학·생리학) ‘동화 작용’의 준말.

④(심리학) 어떤 의식의 요소가 다른 요소를 자기의 것과 같이 만드는 것.

⑤(언어학) 음운이 서로 이어질 때, 어느 한쪽 또는 양쪽이 영향을 받아 비슷하거나 같은 소리로 바뀌는 음운의 변화.

- 미화(美化)

①아름답게 하는 일.

②아름다운 것인 양 꾸미거나 실제 이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

- 악화(惡化) : 어떤 상태·성질·관계 따위가 나쁘게 변해 가는 것.

- 세계화(世界化) : (어떤 대상이) 세계 여러 나라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폐쇄적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 또는, (어떤 대상을) 세계 여러 나라를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하여 폐쇄적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

- 국제화(國際化) : 국제적인 것이 되는 일.

- 토착화(土着化) : (제도·풍습·사상 따위가) 뿌리를 내려 그 곳의 성질에 맞게 동화되는 것. 또는, 그리 되게 하는 것.

-합리화(合理化) :

①이치나 논리에 합당하게 하는 것.

②작업 따위의 노력의 낭비를 없애어 능률화하는 것.

③(자기의 잘못·실수·실패 등을) 그럴듯한 이유나 구실을 붙여 당연하거나 옳은 것인 양 둘러대거나 생각하는 것.

 2001년 도자기엑스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인지, 올해 월드컵의 열기가 가마불보다 뜨거워 도예작품들이 익다 못해 녹아버렸는지, 아니면 필자가 뭘 몰라서인지 올 한해를 마감하는 주제인 ‘변화’에 대해 며칠을 끙끙거리면서 말뜻이나 알아볼려고 찾다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람에 몇가지 ‘화’자로 끝나는 단어들이 원고의 상당부분을 메꾸게 되었다.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위의 ‘화’자로 끝나는 단어들을 ‘한국현대도예의 ~’에 대입하면 상당히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 된다.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내용이 되기도 하고 대단히 부정적인 내용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얼마전 사석에서 중견의 도예가 한 분이 필자에게 넌지시 충고를 하셨다.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고. 잘한다 잘한다하면 더욱 잘할 것인데 나쁜 점만 꼬집어 내면 잘한 것도 덮여 버린다는 뜻이었다. 필자가 여기 저기 써대는 꼬부라진 소리들에 대한 훈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되도록 좋은 점, 발전적인 점을 찾아볼려고 노력하기로 하였다.

퇴화나 악화 그리고 미화의 두번째 뜻, 합리화의 세 번째 뜻이 아닌 쪽으로 말이다. 어쨌든 올해는 작년에 비해 다종다양한 전시회가 많이 열렸었고 특히 엑스포에 가려졌던 에너지들이 분출하였던 한 해였다고 생각된다. 월드컵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광주 영은미술관과 이천의 이천아트센터에서는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번득이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가 기획되어 다양하게 진화하는 모습들을 보여 주었다. 이 전시의 소득은 조형적 경향의 다양성이 제시되었으며 혼합매체의 사용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연령에 대한 규제도 없었으며 학교는 물론 성차별도 없었다는 점이었다. 여성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형상성과 비판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도 출품됨으로서 현대도예의 토착화는 물론 세계화의 교두보적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올해에는 그릇전이 몇차례 열렸었다. 서미 컬렉션과 우리그릇 려에서 정례적으로 기획된 것 이외에도 ‘그릇’을 표방하고 나온 개인전이 적지 않았다. 장작가마에서 구워진 질박하고 원초적인 그릇들부터 젠(禪)스타일의 그릇 및 핸드페인팅에 의한 화려한 그릇, 제품디자인적인 그릇들도 선보이는 등 어느 해 보다 다채로운 개성들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가지치기는 조형적, 조각적으로 일로매진하였던 현대도예가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한 방편으로 이해되며 그러한 기법이나 기술들이 조형작품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아울러 매우 교훈적인 사건도 발생하였다. 결국은 한 개인의 어처구니 없는 장난으로 밝혀지고 말았지만 지금까지 당연시되었던 베끼기에 대해 우리 모두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점에서 주목된다. 사건의 경위는 월간도예의 기사를 보고 철없는 사람 하나가 당사자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과 인신공격을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고 그 글들이 올라가는 열흘 남짓 조회수가 3000여회에 이르렀던 것이다.

 답글을 단 사람들 가운데는 자신의 실명을 밝히는 사람도 있었고 비교적 객관적으로 사태를 분석하여 의견을 개진한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당사자는 오랜 기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매도되는 사실에 대해 지대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일단락되었지만 당시의 상황은 우리 도예계가 순간 퇴화 또는 악화되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방법적으로 바람직하진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작가들의 생각과 주장들이 사실적이며 논리적으로 제기되어야 하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토론의 장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반론의 여지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외에도 올해에는 도자기엑스포재단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생각된다. 5월의 여주도자기축제에서 시행되었던 국제도자워크샵과 9월의 이천 국제도자워크샵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알리고 또한 외국의 동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욱이 5월 워크샵은 ‘공예정신’ 9월에는 ‘유어예(遊於藝)’라는 명확한 주제를 도입함으로서 앞으로 대학 등에서 행해지는 워크샵의 좋은 귀감이 되리라고 믿는다. 특히 9월 워크샵 기간에는 내년도 도자비엔날레를 위한 준비과정 중의 하나로 ‘경기도 세계도자 비엔날레의 미래’라는 제하로 세미나가 기획되었다.

 이영철, 장동광, 쟈넷 멘스필드 등이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 비엔날레의 동향과 도자비엔날레라는 전문 행사로서의 역할과 전망에 대해 타진하였다. 또한 현대도예가회에서도 우리나라 현대도예의 원로들을 모시고 ‘현대도예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간담회를 이천 세계도자센터 세미나실에서 개최하였다. 이 간담회는 이제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우리 현대도예의 흐름에 비추어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었으며 기록을 통해 원로들의 생각과 모습을 남기는 것 또한 우리도예의 변화를 가늠하는 좋은 자료가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워크샵과 세미나, 간담회 등은 지난 엑스포 이후 잠시 주춤할 뻔 했던 우리 도예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나아가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담론의 장을 형성하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현대도예에는 아직도 바람직한 변화의 조짐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우선은 우리도예의 실정을 정확히 꿰뚫고 작가들의 활동과 대학에서의 역할에 대한 검증기구 또는 검증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대학내 대부분의 교수들이 작가로서 교육을 맡고 있기 때문에 창의적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되나 학교간의 교류는 물론 연합된 토론의 장이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의 상황과 전망에 대한 성찰과 대안제시 등이 강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도예는 싫든 좋든 외부의 동향과 흐름에 대해 외면할 수 없으며 또 우리의 모습들을 자주 노출시켜야 한다.

 지난 10월 중순 중국의 포산(佛山)에서 열렸던 도자엑스포에 다녀왔다. 타일과 위생도기의 주생산지여서 엑스포도 일종의 건축도자페어의 형식이었으며 그 가운데 다섯가지 주제의 도예학술회의가 있었다. 주제 또한 간단한게 아니어서 잔뜩 긴장을 하고 원고를 준비해서 보냈다. 다행히 7개국어의 통역이 있다 해서 안심을 했지만 막상 당일날 통역은 준비되지 않았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되지도 않는 영어로 자료집을 참고하게 하면서 간략하게 발표를 끝냈다. 부끄러운 일이었다. 물론 주최측의 잘못이라고 애써 자위는 하였지만 그걸 믿고 안일하게 준비한 나 자신의 잘못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의 또 다른 발표자인 박선우교수의 원고는 아예 자료집에서의 누락은 물론 일정조차 잡혀있지 않았다. 또 한가지 어이가 없었던 사실은 주최측의 주제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자신의 작품설명을 하는 연사가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어디에서 왔다는 젊은 작가는 완전히 자기자신의 작품설명회를 버젓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일은 엑스포의 주최측과 발표자와의 관계라고 간단하게 치부하기에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였다. 주최측은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나름대로의 실리를 챙기고 중국 현대도예의 변화를 모색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빈축을 사는 것은 오히려 학술회의를 개최하지 아니함만 못했고 도자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결과가 되었다. 원고의 주제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 듯하나 되새겨 보면 그 일들은 타산지석의 교훈이었다. 변화는 의욕과 생각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전체구성원들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집결되어야 하고 이타적인 마음이 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안 된다. 한치 앞에 대한 미련과 탐욕을 버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헌신과 봉사정신이 우러날 때만 변화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올해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음 해에는 보다 긍정적인 변화의 이유를 찾아야 하며 나아가서 먼 미래를 관조할 수 있는 혜안이 생겼을 때 변화다운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필자약력 1958년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5회(서울, 쿄토, 후쿠오카) 작품소장(서울신문사,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토 아트 스페이스) 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조교수 <주> www.claypark.net의 HOT&COOL에 전시회(좌회전/우회전)에 대한 자료가 게재되어 있다. 지난 8월, 영은미술관에서 열린 ‘우회전 - 흙·불·에너지展 논란이 됐던 저작권에 관한 기사가 게재된 인터넷 게시판 유어예 워크숍 참여 작가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의 미래’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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