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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월호 | 전시토픽 ]

《한국현대도자공예: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_2024.11.21.~5.6.
  • 오순화 예술철학박사, 단국대 도예과 외래교수
  • 등록 2025-04-02 15:35:11
  • 수정 2025-04-02 15: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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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1. ~5. 6.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정훈



30년 만에 다시 보는 한국현대도예



현대도예의 태동과 오늘

인간과 예술에 관한 논의를 할 때면 흔히 최초의 미술품인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화두로 삼는다. 당시의 문화나 신앙 등 사회 상황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라면 토기나 장신구 등과 같은 초기 미술품이 더 적절할 것 같은데 말이다. 인간과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계에 있는 토기는 기술 진보에 따라 자화磁化되고, 용도가 확장되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생활 도구인 것은 물론 해당 기물이 탄생한 시기의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 사회 전반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고 국가나 민족의 미적 표상으로 언급될 만큼 중요한 예술품이다. 그래서 인간과 가장 밀접한 예술은 바로 도자기-토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년 전의 토기에서 출발해 발전해 온 예술이 현재 현대 도예라는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도예는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자연과학기술 발달과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태동 되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도자기가 대량소비되고 일반 민중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질을 향상 시켜주었으나 이때 오히려 수공예와 장인정신이 강조되는 예술 공예품 요구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공장의 기계 제작 방식으로 대량 생산된 공예품이 예술성을 담보하지 못하자 일어난 반발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공예운동Art & Craft Movement 그리고 아루누보Art Nouveau와 같은 새로운 담론과 양식이 등장하고 전통을 재해석하여 예술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공예 경향이 강하게 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큐비즘Cubism이나 표현주의Expressionism와 같은 혁신적인 예술 운동의 영향까지 더해지자 공예가는 더 이상 전통적 공예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적이며 혁신적인 예술 품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공예개념이 와해되어 공예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정신성을 강조하는 예술영역의 공예 밖에 없었다. 현대도예가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도 195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경향의 도예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전통 기법을 재해석하거나 현대적인 형태와 기법으로 조형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도조 陶彫, 오브제Object 등 예술영역의 실험적인 도예 작업을 하는 작가군이 등장했다. 1958년에는 최초로 대학에서 도예교육이 시작되었고 여기서 예술 교육을 받은 도예가들을 중심으로 도자기가 단순한 생활 도구를 넘어 예술작품이라는 인식을 형성하였다. 이들에 의해 예술가의 지위를 향한 탈장르적, 실험적 조형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이 버나드리치Bernard Leach 영국의 도예가나 피터 볼커스Peter voulkous 미국의 현대도예가와 같은 작가들의 실험적 작업을 접하고, 미니멀리즘과 추상주의 예술 현상에도 영향을 받아 미학적 가치를 탐구하는 추상예술 표현의 세계로 들어가며 ‘현대도예’의 문을 열었다. 이때 도예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공예가 아닌 예술로 인정받기 위하여 작품에서 최대한 용도를 배제하거나 파괴하였다. 

그동안, 공예가들은 순수 예술가들에 비해 사회 현상에 무심하거나 동시대 사회 상황에 무지한 경향이 있었고 특히 도예가들은 동시대의 시각언어 표현방식이나 문화를 대변 하는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도예가들이 점차 예술의 사명을 다하고자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젊은 도예가들을 중심으로 도예를 파괴와 융합의 메트릭스로 이해하여 디자인, 건축, 설치, 미디어아트로까지 작업 반경을 확대하였다. 그리고 상호 융합의 형태로 인간 존재의 문제, 사회 문제, 자연환경 문제 등에 대해 이전보다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민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험적 다원화 경향이 심화된 오브제 설치 작업으로 산업 기술을 적극 수용하거나 복제된 과거를 차용하면서 기술- 예술, 현실-비현실(가상), 레트로Retro-뉴트로New-tro까지 형태, 재료,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적인 미적 조형을 추구하고 있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순수미술의 표현이나 접근 방식이 ‘안(내용)으로부터’라면 공예의 접근 방식은 ‘밖(형식)으로부터’인 듯하다. 


피터볼커스 「펜린」 (H)121×(Ø)64cm | 석기점토 | 2000 | 미국 | 경기도자미술관 제공


한국현대도예 80년, 《한국현대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현대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전은 광복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현대 도예사를 정리하고 개괄하는 전시로 원대정, 유근형, 신상호 등 한국을 대표하는 도예가 74명의 작품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에 따라 4부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는 1994년에 개최되었던 《한국현대도예 30년》전 이후 공예를 단독 주제로 한 30년 만의 전시이다. 1994년의 전시에서는 도예가 143명의 작품 293점을 전시했는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같은 자리에서 한국현대도예를 되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6년에 지금의 과천관을 신설 개관한 이래로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공개하고 상설전시 하는 등 주로 국내외 근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대규모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 미술관이다. 올해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전시가 끝나는 5월에 《한국미술 1900–1960》전 그리고 6월에 는 《한국미술 1960-1990》을 개최하여 서양화, 한국화, 근대 산수화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근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립 미술관에서 비록 긴 공백을 두긴 했지만 공예-그중에서도 도예-를 단독으로 다룬 대규모 전시가 열렸다는 사실은 우리 도예의 예술적, 사회적 영향력이라든가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반영한 결과로 이해된다. 


1부 <정체성의 추구> 전시 전경


2부 <예술로서의 도자> 한애규 「냉방」 석토, 안료 | 1993


3부 <움직이는 전통> 오세린 「숲 온도 벙커」 혼합토, 안료, 생분해성 플라스틱, 아크릴물감 | 202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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